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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라토르] Belltor 198 리뷰 : 주짓수 대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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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라토르] Belltor 198 리뷰 : 주짓수 대잔...치?
  • 유 하람
  • 승인 2018.04.29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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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표도르 vs 미어

[랭크5=유하람 기자] 29일 미국 일리노이 올스테이트에서 열린 Bellator 198이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주최측이 잔뜩 힘을 실은 메인이벤트조차 '퇴물 대전'이라는 비아냥을 받으며 떠올랐던 흥행참패의 우려는 경기력으로 불식됐다. 언더카드부터 1라운드 서브미션 승이 세 번이나 터지며 심상찮은 시작을 알렸고, 메인이벤트는 다섯 경기 모두 화끈한 피니시로 마무리 됐다.

시작은 딜런 데니스(26, 미국)였다. 전 UFC 라이트급 챔피언 코너 맥그리거(31, 아일랜드) 주짓수 코치로 유명한 데니스는 카일 워커(33, 미국)을 일방적으로 농락했다. 타격전에서는 워커가 조금 앞서는 듯했으나, 데니스는 곧바로 셀프가드에 이은 가드플레이로 넘어갔다. 트라이앵글 초크는 실패로 돌아갔으나 이내 데니스가 토 홀드를 잡으며 경기는 98초 만에 종료됐다.

2경기 역시 양상은 비슷했다. 그레이시 가문이 내세운 또 한 명의 전사 네이먼 그레이시(31, 미국)는 하비에르 토레스(34, 멕시코)를 2라운드 서브미션으로 제압했다. 그레이시가 타격전을 먼저 걸었지만 확실히 토레스가 노련했고, 그레이시는 킥캐치 후 싱글렉 테이크다운으로 그라운드 싸움을 걸었다. 전형적인 타격가 대 주짓떼로 구도가 다시 한 번 펼쳐졌다.

1라운드는 50:50 포지션에서 토레스가 잘 버텼다. 그러나 2라운드에서는 그레이시의 부드러운 탑포지션 플레이에 암트라이앵글 그립을 내주고 탭을 쳤다. 승자 인터뷰 때는 네이먼 그레이시가 ‘마스터’라고 언급한, 그레이시 신화의 원조 호이스 그레이시(53, 브라질)가 함박웃음을 짓는 장면이 카메라에 잡혔다. 그레이시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말하는 듯한 감동적인 장면이었다.

3경기는 빠르게 끝났지만 다소 맥 빠지는 결과가 나왔다. 제럴드 해리스(40, 미국)는 펑크난 대진을 메꾸기 위해 은퇴까지 번복하고 겨우 며칠을 준비해 경기에 나섰다. 하지만 성실한 프로의식과 별개로 그가 보여준 경기력은 너무나도 수준 이하였다. 라파엘 로바토 주니어(34, 미국)가 대놓고 트라이앵글-암바로 이어지는 그립을 잡았지만 해리스는 아마추어처럼 반응하며 71초 만에 탭을 쳤다.

준 메인이벤트는 대놓고 그라운드 공방이었던 이전 경기와는 다른 양상으로 진행됐다. 화끈한 파이팅으로 유명한 엠마뉴엘 산체스(29, 미국)와 역시 터프한 샘 시실리아와 거친 싸움을 벌였다. 산체스는 보다 침착하게 받아치려는 시실리아의 방어를 뚫고 전진했다. 잠시 불리한 포지션을 내주며 위기를 겪기도 했다. 하지만 이내 진흙탕 싸움에서 스탠딩 암 트라이앵글 초크를 잡았고, 시실리아가 그를 떨쳐내는 데 실패하며 경기는 종료됐다.

예멜리야넨코 표도르(43, 러시아)와 프랭크 미어(40, 미국)의 헤비급 그랑프리 8강전은 48초라는 짧은 시간 동안 역전 경기가 나오며 관중을 열광시켰다. 한창 서브미션 축제가 이어지며 주짓수 블랙벨트인 미어가 오랜만에 탭을 받을 수 있다는 기대가 생겼으나 경기는 의외로 타격전이었다. 표도르는 초반 미어의 원투에 다운되며 위기를 겪었지만, 곧바로 테이크다운으로 시간을 벌고 역으로 펀치를 맞추며 KO승을 거뒀다. '헤비급은 한 방'이라는 속설이 그대로 맞아떨어진 짜릿한 승부였다.

대회 전체를 돌아봤을 때 Bellator 198은 이보다 낫기 어려울 만큼 훌륭한 대회였다. 오늘 대진이 한국 팬에게 어필할 점이라고는 표도르와 미어라는 빅네임, 그리고 최두호(28, 부산 팀매드) 2차전 제물로 알려진 시실리아 정도를 제외하면 없었다. 그러나 마이너 단체 대회에서만 볼 수 있는 빠르고 시원시원한 싸움을 최대한 어필하는 데 성공했고, 자칫 저질 경기가 되기 쉬운 '올비 대결'도 속전속결로 끝났다.

이제 벨라토르가 UFC를 넘어서리라 기대하는 팬은 많지 않다. 스캇 코커 대표가 많이 애쓰고 있기는 하지만, 냉정히 말해 벨라토르가 폭발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시기는 지났다. 그렇다면 이제 이인자 단체가 선택할 수 있는 길은 추억팔이를 곁들인 수준 높은 대진을 확보하는 방법 뿐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Bellator 198은 벨라토르에서 만들 수 있는 최선에 가까운 대회였다. 앞으로도 이런 대회만 열린다면, 국내 팬 사이에서도 벨라토르 고정 시청층이 생기지 않으리라 말할 순 없지 않을까.

유하람 기자 rank5yhr@gmail.com

■ Bellator 198 결과

[헤비급 그랑프리 8강] 예멜리야넨코 표도르 vs 프랭크 미어
표도르, 1라운드 48초 KO승

[페더급] 엠마뉴엘 산체스 vs 샘 시실리아
산체스, 1라운드 3분 52초 서브미션 승(암트라이앵글 초크)

[미들급] 라파엘 로바토 주니어 vs 제럴드 해리스
로바토, 1라운드 1분 11초 서브미션 승(암바)

[웰터급] 네이먼 그레이시 vs 하비에르 토레스
그레이시, 2라운드 3분 18초 서브미션 승(암 트라이앵글 초크)

[미들급] 딜런 데니스 vs 카일 워커
데니스 1라운드 1분 38초 서브미션 승(토 홀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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