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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AE 워리어스 페더급 챔피언 등극 이도겸 "새로운 매력과 스타일로 멋진 경기 만들어 내는 선수가 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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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AE 워리어스 페더급 챔피언 등극 이도겸 "새로운 매력과 스타일로 멋진 경기 만들어 내는 선수가 될 것"
  • 정성욱 기자
  • 승인 2019.10.28 15: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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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도겸 Ⓒ정성욱 기자
이도겸 Ⓒ정성욱 기자

[랭크5=부산 사직, 정성욱 기자] "먹던 오뎅을 내려 놓고 바로 뛰러 갔습니다."

이도겸(29, 팀 모이라)이 챔피언에 올랐다.  18일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에서 열린 UAE 워리어스에 출전해 로날도 DY(28, 필리핀)를 상대로 페더급 타이틀전을 펼쳐 3분 5초만에 펀치 KO승을 거뒀다.

경기를 15일 앞두고 이도겸에게 연락이 왔다. 6개월만의 대회 출전이었고 타이틀이 걸린 대회였다. 포장마차에서 맛있게 오뎅을 먹던 이도겸은 꼬치를 내려놓고 바로 훈련에 들어갔다. 시간이 촉박했지만 기회라 생각했고 집중했다. 그리고 큰 수확을 얻어냈다.  랭크5가 UAE 워리어스 타이틀을 획득한 이도겸을 만나 그간의 근황과 함께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들어봤다. 

축하드린다. 이번 대회와 벨트에 대해
- 이번에 제가 출전한 대회는 아랍에미리트에서 열린 UAE 워리어스라는 대회다. 규모가 매우 크더라. 원래 전 UFC 선수인 로날도 DY의 타이틀전이 잡혀 있었는데 그의 상대가 펑크를 냈다. 그래서 대체 선수를 찾는 와중에 내가 지목이 됐다고 하더라. 나를 지목한 이유가 나를 싫어한다고.(웃음)

왜 싫어하는지?
- 필리핀 선수인데, 잘 모르겠다. 사실 진짜 싫어하는 건 아닌것 같은데, 나와 한번 겨뤄보고 싶은 마음이 있었던 것 같다. 

예전에 필리핀에서 활동했던 것을 봤나보다.
- 그런것 같다. 좋게 이야기하면 해보고 싶었고 나쁘게 이야기하면 만만했던 것 같다.(웃음) 사실 경기가 펑크 나고 여러명의 선수가 거론되었다. 그 가운데 나를 제외하고 대부분이 UFC 출신이었다. 단체가 UFC를 다시 가거나 혹은 가고 싶은 선수들이 뛰는 단체더라. 왜 그런지 모르겠지만 그 선수가 나를 지목했고 경기를 하게 됐다. 기간도 짧았다. 15일 남겨두고 그쪽에서 제안을 했다. 나는 평상시에도 운동을 열심히 하고 있었고 케어도 잘 받고 있었기 때문에 바로 경기를 수락했다. 

그래도 15일 남겨두고 오퍼를 수락하기란 쉽지 않는데.
- 그날 밤에 포장마차에서 오뎅을 맛있게 먹고 있었다. 아니 어묵을 먹고 있었는데.(웃음) 이야기를 듣고 바로 꼬치를 놓고 감량에 들어갔다. 

나도 오뎅 정말 좋아한다. 힘들었을 듯.(웃음)
- 감량하면서 그게 그렇게 후회되더라. 한 입만 더 먹고 내려놓을껄(웃음)

짧은 기간이었는데 어렵지 않았나? 상대를 분석할 시간도 없었을 것 같은데.
- 평소에 꾸준히 운동을 한 것이 도움이 되었다. 사실 꾸준히 운동해온 것에 남은 기간은 분석만 하고 갔다고 생각하면 된다.

망설여지진 않았나? 너무 짧은 기간인데.
- 있었다.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다. 괜히 수락했다가 망신당하는 것은 아닌지. 근데 이 직업은 도전하지 않으면 얻을수 있는 것이 없다. 과감하게 선택을 했다. 무엇보다 대회에 꼭 출전 하고 싶었다.

기회라는 것이 쉽게 오지 않으니까.
- 맞다. 지난 경기에서 컨디션 난조로 몇달 동안 고생을 했다. 단순히 패배로 인해서 욕을 얻어먹고 그런 것은 아니다. 내가 살아있다는 것 자체가 감사했다. 주변 평가는 들리지도 않았다. 사람이 이렇게 한 순간에 가는구나라는 것을 느꼈다. 지는 건 두렵지 않았다. 다시 몸이 나빠지면 어떻게하나라는 걱정이 컸다. 요즘은 관리도 잘 받고 좋은 것 잘 먹고 집도 행복하고 여러모로 좋다.

UAE 워리어스 벨트 Ⓒ정성욱 기자
UAE 워리어스 벨트 Ⓒ정성욱 기자

어떻게 준비하고 나갔는지 궁금하다. 짧은 시간이기에 1분 1초가 아까웠을 듯 하다.
- 먼저 오뎅을 버리고(웃음) 일단 감량을 해야하니까. 열심히 뛰었다. 뛰는걸 싫어하지만 또 뛸때 되면 잘 뛴다. 조금씩 감량을 하면서 팀원들과 상대방에 대한 분석이 들어갔다. 사실 이번에 경기에 이긴 이유 가운데 하나가 야마모토 세이고(한국명 김성오) 선수의 도움이 컸다. 세이고 선수가 상대 선수에 빙의를 했다. 훅을 날리는 각도 받아 치는 것 99% 똑같았다. 기가차게도 우리가 준비했던 것 그대로 상대가 움직여줬다. 내가 준비해서 나간 무기가 2개 있었는데 그중 하나가 들어맞았다.

타이틀전이라는 건 알고 갔나?
- 처음엔 몰랐다. 경기를 수락하고 나니 타이틀전이라고 하더라. 그 말을 듣고 더욱 욕심히 났다. 그때 챔피언이 나를 지목했는지 이유를 모르겠지만.

경기는 어떠했나?
- 내가 지금까지 했던 경기 가운데 가장 긴장했던 경기다. 긴장이라는 것이 두 가지 의미가 있는데 내가 정말 무서워서 하는 것이거나 하나는 기대가 있어서 하는 것이다. 나는 후자였다. 어찌보면 나는 다시 시작하는 입장이었고 더 이상 잃을 것도 없는 입장이었다. 내가 제일 마음에 걸렸던 것은 지난 몇 달동안 우리 팀에서 운동했던 것, 관리 받았던 것, 변화된 것을 유감없이 보여줄 수 있을까? 하는 것이었다. 이번 경기에서 유감없이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었다.

어느정도 증명했나?
- 이건 거짓말이 아니고 절반도 보여주지 못했다.

빨리 끝난 느낌도 있다.
- 솔직히 내가 잘 해서 그런건 아니고 세이고 선수가 잘 해줘서 경기에서 잘 발휘된 것 같다. 럭키 펀치라고 생각하실수도 있는데 나는 연습했던것 그대로 나왔다. 나는 상대가 강적이고 하니까 라운드가 오래 갈 것으로 준비했다. 다른 히든 카드를 쓰기도 전에 잘 끝을 냈다. 운이 좋았다.

벨트를 받고 어떤 기분이 들었나? 전에 잃어버린 벨트를 다시 찾은 느낌일텐데.
- 울컥했다. '쥑이네~'라는 기분은 아니었다. 솔직히 말을 하면 부모님 얼굴이 많이 떠올랐다. 벨트 잃었을때부터 최근까지 부모님께서 걱정을 많이 해주셨다. 그리고 김재열 관장님과 세이고 선수에게도 고마웠다. 관장님은 정말 많이 챙겨주시고 도움을 많이 주셨다. 같은 경상도 남자라 어찌 표현은 못하겠고 그냥 고맙습니다 한 마디오고 갔다.

큰 도움을 준 김재열 팀 모이라 관장(좌측)과 야먀모토 세이고(김성오) 선수 Ⓒ정성욱 기자
큰 도움을 준 김재열 팀 모이라 관장(좌측)과 야먀모토 세이고(김성오) 선수 Ⓒ정성욱 기자

다시 활동을 시작한 셈이다. 챔피언이 되었기에 큰 걸음 하나 뗐는데 앞으로 계획은?
- 목표는 크게 정해지진 않았다. 선수로서 여러가지 길이 있다. 그것들을 보고 결정해야할 것 같다.

큰 단체에 대한 열망은 있지 않나?
- 맞다. 가는 길이 여러가지가 있지 않나. 앞으로 관장님과 상의해보고 결정해야 할 것이다. 제일 중요한 것은 길도 길이지만 내가 부족한 부분 1개부터 10가지 생각해서 채워나가는 것이다. 그리고 같이 운동하는 팀원들도 함께 성장하는 것도 중요하고.

내년 안으로 뭔가 결과가 나올 것 같은지?
- 물론이다. 이전까지 내 선수생활을 돌아봤을때 성장했다는 느낌이 없었다. 지금은 그때보다 체계적으로 관리받고 있다. 먹는 것, 훈련하는것, 건강 등 나 스스로 챙기는 것도 있지만 관리받고 있는 것도 크다. 지금까지 왔던 것보다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것 같다.

내년에는 빅 뉴스 기대해도 될까?
- 물론이다. 좋은 의미의 빅 뉴스를 가져올 수 있도록 하겠다. 

UFC가 부산에서 열린다. 기분이 남다를 것 같은데.
- 자고 있는데 동생이 전화해서 체육관 앞에서 UFC한다고 하더라.  처음에는 장난인줄 알았다. 만우절도 지났는데. 확인해보니 진짜더라. 사직운동장은 내가 어렸을때 줄창 놀던 곳이다. 올해 조금만더 관리를 잘 했으면 하는 아쉬움도 있다. 그게 내 복이지 않나 싶다. 한 동안 정체되어있던 부분 더 업그레이드해서 내년에는 성장한 모습 보여주겠다.

UFC 구경 오나?
- 아무래도 자다 가지 않을까 싶다. 신호등 하나만 건너면 사직운동장이다.(웃음)

마지막으로 한 마디
- 인터뷰를 통해 격투기 팬들에게 인사드리게 되어서 매우 좋습니다. 이전과는 다른 새로운 매력과 스타일로 멋진 경기 만들어 내는 선수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이도겸 이름 석자 기억해주시고 제 경기 잘 지켜봐주십시요. 열심히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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