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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우창 칼럼] BMF 타이틀의 향방은 어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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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우창 칼럼] BMF 타이틀의 향방은 어디로
  • 성우창 칼럼니스트
  • 승인 2019.11.21 14: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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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FC는 아직도 WWE를 꿈꾸는가?
UFC 244
UFC 244

[랭크5=성우창 칼럼니스트] 세상에서 가장 나쁜 녀석이 정해졌다. 호르헤 마스비달이 그 주인공이다. 그는 Baddiest Mother F*cker, 즉 BMF라는 이름의 새로운 타이틀이 걸린 시합에서 동갑내기 네이트 디아즈와의 사투 끝에 닥터 스탑 KO로 벨트를 쟁취했다.

우선 벨트의 주인은 정해졌다. 문제는 차후 BMF타이틀의 향방이다. 과연 BMF타이틀의 방어전은 열릴 것인가? 아니면 일회성 이벤트에 그칠 것인가? 데이나 화이트의 입에 온통 대중들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먼저 BMF 타이틀이 생겨난 경위를 되짚어보자. UFC 241에서 앤소니 페티스를 이긴 네이트 디아즈가 승자 인터뷰에서 직접 호르헤 마스비달을 지목한 것이 사건의 시작이었다. 마스비달 또한 벤 아스크렌을 UFC 사상 최단 시간 KO로 쓰러뜨리고 한창 오른 주가를 이어가고 싶었으며, 체급 터줏대감인 디아즈는 그 상대로 부족함이 없었을 것이다. 더군다나 매치 메이킹 결정권자인 데이나 화이트 역시 UFC 244의 메인이벤트가 공석인 가운데 카마루 우스만과 콜비 코빙턴 타이틀 협상이 지지부진하고 있었으니, 꽤 구미가 당길만한 소식이었다. 랭킹은 낮더라도 티켓 파워는 확실한 바로 그 네이트 디아즈였다.

다만 문제는 이것이 넘버링 PPV 메인 이벤트였다는 것, 하고자 한다면 어거지로라도 타 체급 챔피언 방어전을 넣을 수도 있었겠지만, (UFC 245에 무려 3개의 타이틀이 몰려있을 정도니) 데이나 화이트의 선택은 다소 뜻밖이었다. 바로 BMF 타이틀의 신설. 네이트 디아즈 승자 인터뷰의 ‘누가 진정한 상남자(Mother F*cker)인지 겨뤄보자’는 말에서 따온 것이었다.

이 BMF결정전에는 상당히 특기할 만한 점이 있다. 두 선수에게 각자 동부와 서부의 최고 상남자라는 캐릭터 메이킹이 만들어졌고, BMF라는 자극적 타이틀을 만들어 코메인도 아닌 메인이벤트로 끌어올렸다는 것이다. 체급 챔피언이라는 상징성도 없는, 어찌 보면 허울뿐인 타이틀을 말이다.

그런데 팬들은, 비록 어리둥절한 감은 있었다지만 여느 타이틀전 못지않은 큰 호응을 보내주었다. 특히 WWE의 피플스 챔피언, 드웨인 ‘더 락’ 존슨이 직접 승자의 허리에 벨트를 감아준다는 소식에 팬들로부터 최고의 환호성을 이끌어냈다.

이 부분은 많은 상징성을 지닌다. 모든 프로 격투씬은 흥행을 위해 엔터테인먼트 성을 가미하기 마련이지만, 그 정점에 있는 것이 바로 프로레슬링이다. 제아무리 각본에 의한 거짓 시합이라 주장한다 해도 프로레슬링은 엄연히 격투기라는 분야에 한 다리 걸쳐있으며, 복싱을 제외한 그 어느 격투단체들도 WWE의 기업규모를 뛰어넘지 못한다. 많이 따라잡았다곤 하나 UFC 또한 마찬가지다. 

오로지 화제성만으로 이루어진 새로운 벨트의 탄생, 그리고 최고의 엔터테인먼트 격투단체의 인기스타가 몸소 나서 벨트를 수여한다. 원리주의자의 눈으로 볼 때 소꿉놀이에 지나지 않을 이 유치한 장난은 화제성 부족으로 잠깐 주춤했던 성장세에 추진동력을 가미하고자 한 데이나 화이트의 새로운 ‘스포테인먼트’ 시도라 볼 수 있겠다.

마침 코너 맥그리거를 위시한 빅 마우스의 부재도 아쉬운 터였다. 2019년을 마무리하는 이 시점, UFC 말빨공헌도(?) 상위 세 명을 꼽으라면 역시 콜비 코빙턴과 헨리 세후도, 이스라엘 아데산야를 들 수 있을 것이다. (벤 아스크렌은, 글쎄.)

일단 올 초부터 쉬지 않고 떠들어 댄 콜비 코빙턴과 헨리 세후도의 문제는 마땅한 상대가 없다는것이다. 오히려 그들을 안쓰럽게 쳐다보는 시선도 있었다. 카마루 우스만은 과묵했고, TJ 딜라쇼는 아웃되었다. 잠깐 세후도와 어울렸던 발렌티나 셰브첸코에게 박수를 보내야 할까. 그나마 존 존스와 대립각을 세운 이스라엘 아데산야가 선방한 정도다.

UFC로서는 마땅히 팬들에게 어필할 만한 경기 이외의 볼거리를 제공하는데 실패하고 있었으며, 단순히 선수 간 갈등서사에만 의존하기에는 부족하다 판단하고 앞으로의 먹거리에 골몰하게 되었다. 작년까지 맥그리거의 원맨쇼로 쏠쏠한 수입을 올렸던 그들로서는 중분히 조바심이 났을 것이다.

호르헤 마스비달(좌)와 네이트 디아즈(우), 그리고 드웨인 '더 락' 존슨(가운데)
호르헤 마스비달(좌)와 네이트 디아즈(우), 그리고 드웨인 '더 락' 존슨(가운데)

그러나 그 ‘다 큰 어른’들이 허풍인 줄 알면서도 각본으로 이루어진 선수 간 스토리를 포용하며 주저없이 돈을 쓰는 단체가 바로 옆에 있다. WWE다. 애초에 UFC 성장기부터 빈스 맥마흔 사장의 많은 것을 표방했던 데이나 화이트는 다시 한번 WWE의 엔터테인먼트를 본받아보기로 했다. 현재 WWE와 계약관계는 아니지만, 한창 영화 촬영으로 바쁠 만인의 챔피언, ‘더 락’이 UFC 계체량 행사에서 레슬러 전성기 명대사 ‘IF you smell~~~’을 외쳤다는 것은 분명 무의미한 것이 아니다.

PPV 수익까지 합산한 정확한 총 매출은 알 수 없지만, 이번 UFC 244의 현장 티켓을 산 관중은 총 2만 명이며, 그 수입이 657만 달러다, 그 직전 UFC 243(휘태커 대 아데산야)의 티켓 수입이 547만 달러였으며, UFC 241(코미어 대 미오치치 2)의 티켓 수입이 323만 달러인 것과 비교해보면 2019년 흥행 중 명백히 성공적인 흥행이라 봐도 좋을 것이다. 대중들은, UFC의 새로운 시도에 흔쾌히 화답했다.

그렇다면 앞으로 BMF 타이틀의 향방은 어찌 될 것인가? 이미 데이나 화이트가 이것이 일회성 이벤트라고 단언한 바 있지만, 흥행 실패를 염두에 둔 보험성 발언일 가능성이 크다. 게다가 리온 에드워즈, 코너 맥그리거 등 다른 파이터들이 본 타이틀에 침을 흘리고 있으며, 최근 닉 디아즈의 도발성 시합 제안에 호르헤 마스비달이 구두 동의를 하기도 했다. 늘 돈에 목마른 데이나 화이트가 이미 성과가 증명된 이 흥행 카드를 놓칠 리 없다. 게다가 넘버링 대회 메인이벤트를 맡아야 할 챔피언이라는 족속들은 통 자기 말에 순순히 따를 생각을 않기에, 쓸 수 있는 카드는 많으면 많을수록 좋은 것이다.=

다만 그동안 있던 체급 타이틀과 달리 BMF는 웰터급에 하나 존재하는 무체급적 성격을 띠고 있다. 체급마다 BMF를 따로 만들어주기에는 너무 번잡하고 상징성도 떨어지기에, 만일 본 타이틀의 방어전이 열린다면 당분간은 선수 간 합의에 의한 계약 체중 매치로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 하더라도 너무나 먼 체급인 플라이급, 헤비급 파이터들의 불만이 나올 수 있어 이 부분에 대해서 데이나 화이트는 어떤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

체급 타이틀로도 모자라 잠정 타이틀, 두 체급 슈퍼 파이트 타이틀 매치까지 밀어붙였던 데이나 화이트는 아예 대놓고 엔터테인먼트성 타이틀을 신설하여 다시 흥행몰이를 시도하고 있다. 첫걸음이 분명 성공적이었던 만큼, 날로 커져가는 UFC의 성장세에 한 몫하는 또 다른 불길이 될지 한번 미래를 지켜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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