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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훈 칼럼] 스파이더 BJJ 왕중왕전 결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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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훈 칼럼] 스파이더 BJJ 왕중왕전 결산!
  • 정성훈 칼럼니스트
  • 승인 2019.11.26 11: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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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최강자를 가리는 대결, 스파이더 후기
스파이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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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랭크5=정성훈 칼럼니스트] 지난 칼럼에서 밝힌 바와 같이 이번 스파이더 BJJ는 정말 왕중의 왕을 가리는 대회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전 세계의 주짓수인들이 주목했던 이번 경기에서 우리가 예상한것만큼 정말 재미있는 경기들로 가득했다. 현장에서 직접 봤었더라면 더 좋았겠지만, 아쉽게도 먼 타향에서 인터넷으로나마 경기들을 시청하며 명승부들을 지켜봤다. 카이난과 리바이 존스가 토너먼트의 우승자가 되었고, 큰 이변은 없었다는 생각이다. 다만 이번 스파이더를 시청하면서 내가 느낀 포인트들을 이번 칼럼에서 다뤄보고자 한다. 

1. 조나타 알베스의 엄청난 전투력

이미 언급한 바 있지만 조나타 알베스는 현재 스승인 멘데스 형제를 위협할정도로 엄청나게 폼이 올라와있다고 현지에서 직접 맞잡고 수련한 지인을 통해서 들은 바 있었다. 셰인 힐 테일러는 문디알 검은 띠 부문 2018년도 우승자이고, 2017년도 스파이더의 우승자였다. 말 그대로 경량급 최강의 반열에 든 선수였다. 그런 선수를 조나타 알베스는 검은 띠에 올라온지 얼마 되지도 않아 베림보로 싸움에서 농락하며 손쉽게 탭아웃을 받아버렸다. 심지어, 셰인은 검은 띠가 된 이후 서브미션패가 이전까지 공식적으로 단 한번도 없었다. 조나타는 마테우스 가브리엘에게 아주 간발의 차로 패배하긴 했지만, 스승인 멘데스 형제의 뒤를 이을 왕의 자질이 있다는것을 1회전에서 충분히 증명했다고 생각한다.

2. 어딘지 모르게 무력해져가는 레안드로 로

걱정했던 바와 마찬가지로 로는 젊은 챔피언인 카이난에게 너무나 무력하게 1회전에 패하고 말았다. 이전에 맞붙었을 때와 마찬가지로, 점수차이는 어드밴티지로 근소했으나 사실상 경기 내내 끌려다니는 모습을 보였다. 시작부터 스탠딩 깃싸움에서 카이난은 과격하게 로를 흔들었고, 그래서인지 모르지만 2분뒤에, 잠깐 빠로우(심판의 멈춰 선언) 이후에 레안드로는 경기 초반임에도 불구하고 무릎을 짚는 등 지친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셀수 없이 세계의 최강자들을 모아놓은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던 레안드로 로 지만, 어쩐지 새로 나타나는 젊은 강자들에게 패배하는 모습이 예전에는 볼수 없었던 모습이라 어색하기만 하다. 카이난은 정말 강하다. 나는 로가 아직은 절대로 뒤쳐질 선수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상대가 없자 윗 체급에 도전해 조아오 로차의 발목을 돌려버리며 포효하던 그가, 다시 강한 모습으로 돌아오기를 바란다. 

3. -100kg 결승전의 판정

메헤갈리와 카이난의 경기는 사실 점수상으로는 무승부였지만 내 개인적으로는 무조건 메헤갈리가 승리했다고 봤던 경기였다. 메헤갈리는 여느때와 마찬가지로 다양한 스펙트럼으로 가드에서 카이난을 괴롭혔다. 칼라슬리브, 클로즈가드, 델 라 히바, 딥 델 라 히바, 라쏘를 넘나들며 스윕시도를 했고, 카이난은 탑에서 길로틴 그립을 한번 잡은 것 외에는 이렇다할 뚜렷한 움직임이 없었다. 그럼에도 심판진은 카이난 두아르테의 손을 들어주었다. 아무래도 영상으로 보는것과 현장에서 보는것은 분명히 차이가 존재하는 만큼, 직접 경기를 바로 앞에서 지켜보는 심판의 입장에서는 상위포지션에서 꾸준히 방어하며 경기를 운영해 나간 카이난이 더 점수를 딴 듯 했다. 그럼에도 메헤갈리를 응원했던 개인적인 사심인지, 나는 너무나도 아쉬운 판정이었다.  

4. 멘탈병 다시한번 입증한 에르베스 산토스

지난 칼럼을 읽은 분들이라면 아시겠지만, 나는 에르베스 산토스를 멘탈병(丙)이라고 생각해왔고, 이번 스파이더가 그 생각을 "확증"으로 만들었다. 1라운드에서 ADCC 챔피언인 클라우디오 칼라산스를 토홀드로 제압하더니, 2회전인 니콜라스 메레갈리에게는 밀리는 듯 하다가 굉장히 불리한, 하프가드에서 완전히 제압당한 포지션에서 크게 힘들이지 않고 스윕을 해내더니 그 덩치로 플라잉 오모플라타를 (...보면서 대체 내가 뭘 보는건가 하고 생각할 정도였다) 걸고, 갑자기 사이드와 마운트를 내주고는 알수 없는 어필을 한참동안이나 한다음 사실상 경기를 포기한듯이 허무하게 탭을 줘버렸다. 솔직히 보는입장에서, 관객의 입장에서 정말로 화가 났다. 1위에게 1억의 상금이 걸린 최대규모의 대회다. 전 세계의 주짓수인이 주목한 토너먼트의 중요한 퍼즐의 하나를, 산토스는 농락하듯이 가져가버렸다. 

5. 리바이 존스, 마테우스 가브리엘의 칼위를 걷는듯한 승부 

미야오 형제와의 훈련을 통해 태어난 호주산 베림보로 마스터와 검은 띠 이전까지 서브미션 승률이 80퍼센트에 육박했던 서브미션 마스터의 대결. 둘의 계속되는 더블가드는 동시 실격의 직전인 3번의 패널티까지로 이어졌다. 그런데 4번째 더블가드에서 리바이의 베림보로가 불을 뿜기 시작했다. 가브리엘은 효과적으로 방어하는데는 성공했지만, 찰나의 순간 회전하며 탑으로 올라간 리바이가 스윕 점수를 획득하는데 성공했다. 가브리엘은 가드에서 특기인 트라이앵글을 계속 노리는듯 마지막 30초에서 계속해서 부지런히 움직였으나, 리바이는 이미 그러한 가브리엘의 위협적인 가드를 파악하고 애매한 거리에서 남은 시간을 보내는데 성공했다. 주짓수를 모르는 사람들이라면 흔히말하는 '노잼매치' 였겠지만, 아는사람들에게는 그야말로 '꿀잼매치' 였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또 한번의 스파이더가 끝이났다! 투구모양의 트로피를 쓴 챔피언들을 보면서 이색적이기도 하지만 차별화된, 해외에도 충분히 홍보가 될 수 있는 이벤트로서 완전히 자리를 잡았다는 생각이 든다. 개인적인 생각으로 폴라리스와 마찬가지로 비중계 경기로 국내 선수들의 매치 이후 본 경기를 하는것은 어떨지 조심스럽게 건의를 해보고싶다. (국내 탑클래스 선수들간의 시합을 보고싶은 개인적인 사심이라는것은 감추지 않겠다^^;;) 다음 스파이더에서는 또 어떤 경기로 전세계 주짓수인들을 즐겁게 해줄지, 기대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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