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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우창 칼럼] 나이는 먹지만, 그들이 돌아온다고! (feat. 맥그리거, 퍼거슨, 하빕 누르마고메도프, 세로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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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우창 칼럼] 나이는 먹지만, 그들이 돌아온다고! (feat. 맥그리거, 퍼거슨, 하빕 누르마고메도프, 세로니)
  • 성우창 칼럼니스트
  • 승인 2019.12.05 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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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월 맥그리거 vs 세로니, 4월 하빕 vs 퍼거슨
[랭크5=성우창 칼럼니스트] UFC의 이벤트는 쉬어 가지만, 이번 주는 격투기 팬들을 열광의 도가니로 몰아넣는 소식이 연달아 들려왔다. 내년 1월과 4월, 각각 코너 맥그리거(아일랜드) 대 도널드 세로니(미국), 하빕 누르마고메도프(다게스탄 공화국) 대 토니 퍼거슨(미국)의 시합이 공식 발표되었다.
 
1주, 그 짧은 시간 동안 코너가 복귀한다더라, 입식 스페셜 매치다, 누가 간을 본다더라, 퍼거슨이 서명을 미루고 있다 등 여러 설왕설래가 있었지만, 결국 양 매치업 모두 UFC 오피셜로 확정되면서 우리 격투 팬 모두가 2020년을 기대하도록 만들었다.
 
코너 맥그리거 vs 도널드 세로니
코너 맥그리거 vs 도널드 세로니

 

코너 맥그리거 vs 도널드 세로니

2020년 1월 18일 UFC 246, 연도가 바뀌지만 사실 한 달여 남짓 정도밖에 남지 않은, 새해를 열어재낄 빅 매치다. 그런데 이 매치업은 상당히 이상한 점이 있다. 기존 본인들의 체급이 아닌 웰터급 매치가 성사된 것이다.
 
본래 웰터급에서 활약한 바 있는 세로니 입장에서는 그리 이상할 것이 없다. 정황상 '을'의 입장일 것으로 추측되는, 맥그리거의 선택을 받았을 것이 확실한 이상 세로니의 뜻대로 웰터급 매치가 성사되었다 보기는 어렵다.
 
결국 세로니와 체급의 지명 모두 맥그리거의 뜻이 크게 작용했다는 것인데, 문제는 그가 어떤 맥락에서 이번 시합을 선택했는지가 시합 당일 직전까지 한번 생각해봄 직한 재미있는 점이 아닐까 생각한다.
 
세로니를 선택한 이유는 명확하다. 이미 올해 초부터 맥그리거를 향한 세로니의 러브콜이 있었으며, 2연패를 기록하고 잦은 매치업으로 기세가 한풀 꺾인, 그럼에도 불구하고 화끈한 파이팅 스타일과 상대를 가리지 않는 투지로 크나큰 팬덤을 거느린 그는 맥그리거가 복귀전의 제물로 노리기에 가장 적합한 상대다. 랭킹마저 그리 높지 않지만 그렇게 낮지도 않은 것이 이보다 ‘적당하다’라는 수식어를 찾기 어렵다.
 
세로니 입장에서도 ‘맥또’라 불리는 맥그리거와의 매치를 꺼릴 까닭이 없으며, 자신의 홈이었던 웰터급에서 경기를 갖는다면 쌍수 만세다. 상기했듯 2연패로 추락한 자신의 위상을 고려할 때 이 매치업조차 기적처럼 이루어진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문제는 체급이다. 대부분의 커리어를 페더급에서 보낸 맥그리거의 웰터급 전적은 네이트 디아즈와의 두 경기가 전부다, 공교롭게도, 최근 커리어에서 본 체급으로 여겨지는 라이트급 또한 단 두 경기. 양 체급 모두 1승 1패를 거두었다. 그게 그거라 생각될 수 있으나 자신보다 키가 10cm 더 큰 세로니를 맞아 싸우는 데는 아무래도 웰터급보다 라이트급이 좀 더 유리할 수밖에 없다.
 
그 연장선으로 이번 웰터급 매치가 세로니와의 단발성 매치로 끝날지, 앞으로도 웰터급에서 활약할지 입장을 표명한 적은 없다. 적어도 지금 시점에서 맥그리거의 생각을 추측해보자면 그의 향후 진로는 약 세 가지 경우로 예상된다.
 
첫째는 이번이 단발성 웰터급 매치이며, 좀 더 감량 부담을 덜 받은 상태에서 링러스트를 해소하고 다시 라이트급 타이틀 전선으로 복귀하리라는 것, 다소 급한 매치 성사 과정과 도널드 세로니 지목이 이를 뒷받침한다.
 
상기했듯 세로니는 올해 그리 좋은 성적을 거뒀다고 볼 수 없으며, 적지 않은 나이와 거친 파이팅으로 데미지 누적이 염려되는 상황이다. 그에 반해 팬들의 지지가 높기에 복귀 직후 적당한 상대로 이만한 적임자가 없을 것이다. 웰터급 매치 상대임에도 기존 웰터급 랭커가 아니라는 점도 이를 뒷받침 한다.
 
둘째는 향후 웰터급에서 계속해서 활동하며 웰터급 타이틀 전선에 도전하리라는 것, 여기서 한 가지 문제가 발생하는데, 결코 탑 랭커라 볼 수 없는 네이트 디아즈를 상대로도 1, 2차전 모두 그리 압도적인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는 점에서 매우 회의적이다.
 
코너 맥그리거는 장점이 많은 타격가다, 자신이 노린 핀포인트를 정확히 타격할 수 있는 핸드스피드 및 반사신경과 동체 시력, 복싱 스킬이 그것이다. 문제는 여기에 상대방보다 우월한 사기적인 리치를 빼놓을 수 없다는 것, 페더급에서는 말 그대로 체급을 씹어 먹을 수 있는 원동력이었는데, 네이트 디아즈와의 두 매치에서는 그리 큰 우위를 가져오지 못했다. 라이트급에서도 에디 알바레스에게만 승리를 거뒀을 뿐, 타격에서 한 수 아래로 여겨졌던 하빕조차 제대로 제압하지 못했다.
 
셋째는 세로니를 제압한 후 체급 타이틀이 아닌 BMF 타이틀을 노리리라는 것, 복귀 오피셜 직전에도 BMF를 노리는 듯한 발언을 한 그이기에 충분히 가능성 있는 계획이라 생각한다. 더군다나 이번 시합은 관점을 달리하면 ‘아일랜드 갱스터’ 대 ‘아메리칸 카우보이’의 대결, BMF 도전자를 가리는데 꽤 괜찮은 캐릭터 성과 스토리를 가지고 있다. 세로니를 제압한다면 충분히 BMF로의 발언력을 가질 수 있는 위치. BMF의 경쟁자가 체급 타이틀 전선 경쟁자보다 다소 부담이 덜 하다는 점도 고려해봄 직하다.
 
세 가지 중 어느 쪽이라도 충분히 팬들의 기대에 모자람이 없으며, 이외의 상황이라도 마찬가지다. 그만큼 코너 맥그리거라는 상품성은 그가 꽃길을 걸어가든 똥볼을 차든 늘 이목을 쏠리게 만든다.
 
한 가지 걱정스러운 부분은 아일랜드에서 걸려있는 그의 각종 범죄 의혹인데, UFC 측에서 이를 고려하지 않을 리 없으니 적어도 이번 시합까지는 발목을 잡을 일이 없다고 봐도 좋지 않을까.
 
 
 
하빕 누르마고메도프 ⓒ 인스타그램
하빕 누르마고메도프 ⓒ 인스타그램

 


하빕 누르마고메도프 vs 토니 퍼거슨

혹자가 말하길, ‘UFC 역사상 최대의 매치업’

그렇다. 각자 UFC 사상 유례가 없는 12연승 이상 무패의 주인공들이 드디어 자웅을 가리는 것이다. 이미 양자 간 4차례의 매치업이 각자의 사정에 의해 무산된 바 있는데, 그 무산된 매치들이 오늘날 4월의 이 빅 매치를 만들고 말았다. 인생사 새옹지마라던가.
 
여러 기구가 활성화된 복싱과 달리 UFC 독주체제의 MMA에서는(벨라토르와 원 챔피언십에 미안하지만) 이렇게 무패 신화의 파이터들이 빅 매치를 만들 일이 없다. 차라리 각 체급에서 무패로 활약하다 한쪽이 월장하여 만드는 매치가 아니라면 말이다.
 
이 매치는 UFC 역사상 전무(前無)하고, 어쩌면 후무(後無)할 것이며, 길고 길었던 라이트급 타이틀 전선 트로이카(하빕, 맥그리거, 퍼거슨) 서사시의 종지부를 장식한다는 의미를 지닌다.
 
UFC 241에서 모습을 드러낸 토니 퍼거슨
UFC 241에서 모습을 드러낸 토니 퍼거슨

하빕과 퍼거슨은 내년 4월에 격돌한다. 아직 5개월가량이나 남았는데, 아직 안심하기 이르다는 것이 문제라면 문제. 앞서 말한 것처럼 이들은 과거 4차례나 대결이 무산되었으며 남은 기간에도 얼마든지 무산될 가능성이 있다. 팬 중에는 ‘어차피 한 쪽이 아웃될 거다’하고 벌써 조롱을 보내는 이가 있다.

하빕 왕조의 유지냐, 새로운 챔프의 탄생이냐? 각자의 파이팅 스타일에 빗대 승패를 점치는 이들이 많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둘 다 무패의 전적을 유지하고 있는 만큼 그야말로 이긴 자가 다 가져가는 것이며, 진 자는 모두 다 잃는다는 것이다.
 
단적으로 말해 패자가 은퇴를 생각하더라도 전혀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다. 하빕 누르마고메도프는 늘 자신의 무패 전적을 유지한 채 일찍 은퇴하는 것을 꿈꿔왔으며, 토니 퍼거슨 역시 챔피언 타이틀을 얻기 위해 무던히도 먼 길을 걸어온 이상 이번 기회를 잃는다면 앞으로 옥타곤에 오를 동기를 크게 상실할 것이다.
 
반대로 이기는 쪽은 이제 새로운 도전자들을 맞이할 차례다, 저스틴 게이치가 차기 타이틀 도전자 자리를 노리고 있으며, 더스틴 포이리에의 재기, 코너 맥그리거의 역습이 예상된다. 하빕이 이긴다면 다시금 GSP나 메이웨더와의 스페셜 매치를 부르짖을 것이며, 토니 퍼거슨이 이긴다면 하빕이 정리한 라이트급 랭커들을 다시 밟아 놓고 자신의 왕위를 공고히 하려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이 게임의 소소한 관전 포인트, 과연 하빕의 얼굴에 최초의 출혈이 날 것인가? 토니 퍼거슨의 날카로운 팔꿈치에 달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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