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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훈 칼럼] 유럽 주짓수인의 축제-IBJJF 유로피언 챔피언십, 그 화려했던 주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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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훈 칼럼] 유럽 주짓수인의 축제-IBJJF 유로피언 챔피언십, 그 화려했던 주말
  • 정성훈 칼럼니스트
  • 승인 2020.02.04 08: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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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IBJJF 유로피언 후기
IBJJF 유러피안 오픈
IBJJF 유러피안 오픈

[랭크5=정성훈 칼럼니스트] 1월 20일부터 26일까지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IBJJF(국제브라질리안주짓수연맹) 유로피언 챔피언십이 열렸다. 문디알(월드 챔피언십)이나 팬암에 비해서는 선수층이 비교적(?) 얇다고 생각이 되는 대회이지만, 어쨌든 본선으로 가는 포인트가 걸려있기에 많은 네임드 선수들이 참여하고, 이변 역시 속출하는 대회다. 이번 대회 역시 마찬가지였다. 심지어 이번 유로피언에서는 12명의 첫 유로 검은 띠 챔피언들이 나왔다. 그리고 두드러지는 활약을 보였던 선수들이 있었고, 주짓수 역사에 남을 경기도 나왔다. 이번 칼럼에서는 내가 눈여겨 보았던 유로피언의 포인트들을 되짚어 보고자 한다.  

 

1. 키난 코르넬리우스의 대 활약과 첫 탭아웃 패배 (헤비급)

세미나를 제멋대로 핑계를 대고 취소하고, 힉슨과 엘리오를 언급하며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던 키난 코르넬리우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언제나 대회에선 기복없이 꾸준한 기량을 보여준다. 이번 유로피언에서는 지난 ADCC에 출전하지 못해 아쉬움을 토로하기라도 하는지, 체급 준결승에서는 잭슨 소우자를 꺾으며 결승으로 향했고 결승에서는 최근 대단한 상승세를 보여왔던 아담 워진스키를 만나 어드벤티지 거두며 우승 메달을 획득했다. 

무제한급 경기에서도 역시 활약은 계속됐다. 개인적으로 키난은 본인보다 피지컬이 우위에 있는 선수에게 약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는 울트라 헤비급 월드 챔피언인 마흐메드 알리를 만나서 10대 2로 점수를 따내며 승리했다. 그러나 아쉽게도, 결승에서 로버트 드라이스데일의 제자인 펠리페 앤드류에게 삼각 암바로 탭을 치며 앱솔루트 준우승에 머물렀다. 나도 이번에 알게된 사실이지만 놀랍게도, 키난은 도복시합에서 단 한번도 탭을 친적이 없다고 한다. 노기에서도 오로지 고든 라이언에게만 두번 탭을 쳤다. 키난에게는 아쉬움이 남는 대회가 아닐수 없다.

<삼각암바에 탭을 치는 키난>

 

2. 유일한 아시안 입상자, 하시모토 토모유키(루스터급)

하시모토 토모유키는 베림보로를 바탕으로 하는 유연한 가드로 그야말로 기술적인 주짓수를 구사하는 선수다. 그야말로 경량급에 최적화된 스타일의 주짓수를 구사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와사키 마사히로와 함께 카르페디엠의 경량급의 주축 선수라고 할 만한 하시모토는 꾸준하게 해외 시합에 참가하며 기량을 올려가고 있다. 최근에는 카이오 테라와 훈련을 하고 있는것으로 보이며, 이번 경기에서도 카이오의 세컨을 받았다. 

이번 유로피언은 그런 하시모토에게 아주 기념비적인 시합이 아닐 수 없다. 1라운드에서 같은 일본 선수인 사와다 노부히로를 판정으로 제압하고, 2라운드에는 이전 문디알에서 본인에게 패배를 안겨준 적이 있는 클레버 소우자와 다시 맞붙어 치열한 점수 싸움끝에 8대6, 판정으로 리벤지에 성공했다.

결승에서는 유니티의 신동인 탈리슨 소아레스를 만났다. 탈리슨은 99년생의 어린 나이임에도 2015년도 파란 띠부터 2019년 검은 띠까지 참가한 시합에서 계속해서 우승권으로 가는 등, 차기 월드 챔피언의 가능성이 점쳐지는 까다로운 상대였고, 심지어 이번 토너먼트에서는 체급 최강자중 한명인 브루노 말파시니마저 제압했다. 그럼에도 끈적한 하시모토의 가드는 결국 탈리슨을 삼각으로 옭아매는데 성공했고, 탈리슨이 장외로 (아마 시야가 가려서 그곳까지 간지 모르지 않았나 생각해본다) 이동하면서, DQ로 승리를 거두었다. 본인에게 가장 완벽한 패배를 안겼던 브루노 말파시니를 다시 만나, 리벤지를 할수 있을지 기대해본다. 

 

3.  마이키 무스메치의 무제한급 출전 (라이트 페더급)

단언컨데 이번 유로피언 최고의 스타는 마이키 무스메치였다. 마이키는 지난 문디알 결승과 마찬가지로 날카로웃 풋락으로 디에고 파토를 제압하며 가볍게 체급 우승을 차지했다. 그러나 주목을 끈건 역시 무제한급이였다. 거의 가장 낮은 체급에서 싸우는 무스메치는 울트라 헤비급 중에서도 가장 무거운 축에 속하는 세이프에딘 (이번 경기에서 처음 알게 된 선수이지만, 꾸준하게 유럽권에서 IBJJF 시합에 참가하여 입상하고 있는 선수였고, 심지어 마흐메드 알리를 이번에 잡아냈다)를 8강에서 만났다. 클로즈가드도 잠기지 않을정도로 엄청난 체급 차이가 나는 상대로, 무스메치는 그립을 놓치지 않고 결국 어드벤티지 승을 따냈다. 이후 역시 울트라 헤비급인 마흐메드 알리를 만나 아쉽게도 패배했지만, 이 경기 이후 관중은 기립박수를 쳤다.

작품제공 - JIUJITPON 성시원 님. 앱솔루트라는 말이 이토록 잘 어울릴수가 없다
작품제공 - JIUJITPON 성시원 님. 앱솔루트라는 말이 이토록 잘 어울릴수가 없다

카이오 테라는 마이키 무스메치를 "의심의 여지 없이 주짓수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선수가 될 것이다" 라고 언급한 바 있다. 이번 유로피언에서의 마이키의 모습은 스승의 그 말을 증명하기 위한 본인의 첫번째, 가혹한 조건의 시험이 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4. 토미 랭가커의 엄청난 전투력 (미들급)

노르웨이의 토미 랭가커는 바이킹의 후예다운 폭발적인 움직임으로 상대를 괴롭힌다. 1회전에서 그러나 더 눈에 띄는것은 가드 리커버리 능력이다. 적재적소에 발을 꽂아 넣는 움직임은 폭발적인 움직임과 대비되는 정교한 움직임이다. 이번 유로피언에서는 그 두가지 움직임을 모두 다 본것 같다. 1회전에서는 비교적 무명이라고 할수 있는 올리버 로벨을 만나, 본인의 하체를 노리는 상대에게 조밀한 움직임으로 등으로 돌아가서 사이드까지 점유하는 그야말로 주짓수 스러운 움직임을 보여주었다.

<절대로 토미의 발을 잡으려고 해서는 안된다>

결승에서는 칼라 슬리브에서 상대를 앉히고는 기무라트랩으로 움직임을 전환, 다시 베림보로를 활용한 등깃을 활용해 백포지션, 보우앤 애로우 초크까지 완성시켜 나가는데, 지켜보면서 탄성을 자아내지 않을수 없는 장면이었다.  압도적인 전투력. 이번 시합에서의 토미는 이 한마디 외에는 표현할 말이 없다고 생각한다. 어느날 갑자기 나타난 노르웨이의 바이킹은 이제 더이상 무명이 아니다. 월드 챔피언십에서도 이러한 폭발적인 주짓수를 보여주기를 고대해본다. 

그야말로 화려한 주말이었다. 이틀동안 경기 중계를 보면서 시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를 모르겠다. 그리고 점점, 다가올 문디알 세계챔피언십에 대한 기대도 커져만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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