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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훈 칼럼] 주짓수 수련자의 관점에서 바라본 공권유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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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훈 칼럼] 주짓수 수련자의 관점에서 바라본 공권유술
  • 정성훈 칼럼니스트
  • 승인 2020.06.30 04: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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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신!
공권유술
공권유술

[랭크5=정성훈 칼럼니스트] 인터넷에 유튜브라는 플랫폼이 자리 잡기 이전부터, 내 눈을 사로잡았던 어떤 스포츠가 있었다. 바로 공권유술이라는 운동이었다. 검은빛의 도복을 입고 타격을 벌이다 유도식 메치기로 상대방을 집어던지고 그라운드로 내려가서는 주짓수의 움직임으로 상대방을 제압하는, 쉽게 이해하자면 쿠도나 종합격투류 가라데와 마찬가지로 도복을 입고 하는 종합격투기인 공권유술은 당시 고등학생이었던 내 눈을 사로잡았다. 막 종합격투기를 접하고 눈을 뜨고 있던 당시의 나에게 공권유술은 언젠가 꼭 한번 해보고 싶은 스포츠라는 인상을 남겼다. 

<공권유술 하이라이트, 중간에 이윤준 선수의 모습이 보인다>

나는 수능이 끝나자마자 처음으로 종합격투기를 시작했고, 이후에는 주짓수를 수련하게 되었지만 아쉽게도 한 번도 공권유술을 수련해볼 기회를 갖지는 못했다. 그런데 이후 몇 번이고 공권유술에 대한 여러 영상들은 계속해서 접하면서 공권유술이 뜻밖에도 많은 비난을 받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나는 공권유술을 수련해본 적이 없고, 앞으로도 아마 수련할 기회는 거의 없겠지만 이번 칼럼을 통해서 주짓수 수련자의 객관적 제3자의 시각에서 공권 유술의 이야기를 다뤄 보고자 한다. 

1. 공권 유술에 대하여

공권유술의 창시자는 강준 관장이며, 강준 관장은 합기도, 유도 및 기타 타격 기술들을 합해 1996년도에 만들어졌다고 한다. 괄목할만한 점은 1996년 당시에 유도를 제외하고는 와술기, 그러니까 주짓수의 그라운드를 한국에 처음으로 들여온 무술이라는 점이다. 쉽게 말하자면 많은 사람들이 그토록 중요하게 생각하는 '실전'에 가까운 무술인 셈이고, 그걸 20년도 더 전에 한국에서 처음으로 시작했다는 것이다. 

위에서 주지한 바와 같이 타격이 있는데, 택견과 비슷하게 얼굴에 발로 가격이 가면 바로 한판 선언이 나오고, 유도와 마찬가지로 상대방을 메치기로 넘어뜨리면 역시 한판 선언이 나온다. 그리고 한 판이 선언되지 않을 경우에는 바로 그라운드 싸움으로 넘어간다. 안면 타격은 기본적으로는 금지되는 것으로 보이며, 레슬링식 태클 역시 수련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스파링이나 시합에서는 좀 더 메치기에 적극적으로 하기 위해서 태클을 금지한다고 한다. 

<로드FC의 "여고생 파이터"로 유명한 이예지 선수가 보여주는 공권유술 스파링>

2. 공권유술이 비난을 받는 이유 - 실전성 

내가 크게 들어온 공권유술이 비난의 대상이 되는 이유는 두 가지다. 첫째로는 실전성이 부족하다는 부분이고, 둘째로는 프랜차이즈화를 통한 비즈니스적인 부분이다. 

우선 나는 공권유술을 공권유술 룰 안에서 봐야지 꼭 실전으로 연결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공권유술 안에서는 공권유술 룰끼리 맞붙게 되어있고, 대부분의 수련생들도 그렇게 그런 룰 하에 적응을 해 나갑니다. 다른 무술도 마찬가지이다. 주짓수도, 유도도, 레슬링도, 태권도도, 복싱도 각자의 룰이 있고 그것에 맞춰 적응을 해 수련한다. 그 룰에 맞게 수련을 하는 건데, 종합격투기나 실전에 그 종목을 무리해서 끌어올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그렇다고 공권유술이 실전성이 없을까? 역시 아니다. 나는 크로스핏마저도 호신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몸을 쓸 줄 아는 사람과 쓸 줄 모르는 사람의 차이는 그토록 일정한 상황이 주어졌을 때 크게 나타날 수밖에 없다. 하물며 옷깃을 잡고 메치고, 꺾고, 때리는 운동이 실전 최강의 운동은 아닐지라도 실전에 도움이 되지 않을리는 없다.

만일 이런 공권 유술을 수련하시던 분들이 주짓수나 종합격투기로 전향을 해도 분명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대표적으로 로드FC 챔피언이었던 이윤준 선수가 그러했고, 주짓수의 최병규 관장님이 그러하다. 물론 그 선수분들 본인의 의견은 다를 수 있겠지만, 기본적인 소양을 쌓기에 공권유술은 좋은 토대가 될 수 있다고 본다. 

3. 공권유술이 비난을 받는 이유 2 - 프랜차이즈 

사실 나는 공권유술의 비즈니스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공권유술은 단기 지도자 속성 양성 코스와 같은 교육을 제공한다. 이는 이전 브라질리언 주짓수 단기 승급으로 크게 문제가 되고 주짓수 커뮤니티의 한동안 가장 큰 화두였던 로드FC의 주짓수 세미나를 떠올리게 하는 부분이 있었다. (당시 로드FC는 김대환 대표가 직접 시행착오를 인정하는 인터뷰에 응하기도 했다) 

물론 누구나 될 수는 없겠지만, 어쨌든 저런 단기 승급을 일정한 금액으로 제공을 한다는 부분은 공권유술 지도자가 될 수 있는 문을 굉장히 크게 열고 있다는 말이 된다. 주짓수 수련자의 입장에서 보면 퍼플벨트까지가 적어도 4~5년이 소요가 되기 때문에 이러한 부분이 당연하게도 좋아 보일 수가 없다. 

그런데 공권유술에 대해서 알아보고 공부를 하면서, 우연하게 어떤 MMA 출신 관장님의 인터뷰를 보고 내 이러한 생각이 달라지게 되었다. 대학교에서 종합격투기를 전공했다는 이 관장님은 공권유술을 선택한 이유를 금전적인 부분이 있었다고 솔직하게 이야기를 했다. 그리고 지금 현재 공권유술을 선택해서 만족스러운 생활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해당 인터뷰>

이전 칼럼에서 여러 번 언급한 적이 있지만, 도장의 운영에 있어서 역시 가장 많이 신경을 써야 하는 부분은 바로 이 금전적인 부분이다. 그리고 이 금전적인 부분이 많은 애로 사항을 만들고 결국 도장의 쾌적한 운영 역시 여유로운 자금 운용에서 비롯된다.

사실 주변에도 종합격투기나 주짓수 도장을 운영하시는 분들이 많고 워낙 경제적인 고충을 많이 겪고 계시기 때문에 저 관장님의 인터뷰를 듣고는 이해가 가는 부분이 있었다.  공권유술은 태권도의 어린이 수업, 주짓수의 성인 대상 수업을 아우르는 클래스를 지도한다. 심지어 공권유술은 현재 해외로도 사업을 확장하고 있고, 외국인 수련자들도 점점 늘어나는 추세고, 조금 더 욕심을 부려보자면 쿠도처럼 해외에서의 성공 사례를 열 수 있는 한국 최초의 종합격투 형태의 무술이 될 가능성도 보인다.  

소속 관장님들의 경제적인 걱정을 어느 정도 덜 수 있게 하는 것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 그런 측면에서 공권유술은 성공적인 비즈니스를 하고 있는 셈이다. 물론 무술과 비즈니스를 섞는다는 게 좋아 보이지는 않지만, 어느 무술이나 그런 건 존재한다. 대표적으로 그레이시 주짓수 역시 그런 비즈니스적인 측면으로 국내 국외를 가리지 않고 욕을 먹고는 한다. 그렇지만 이것을 "다르다"라고 표현할 수는 있어도 "틀리다"라고 말할 수는 없다.

다만 "코리안 주짓수"라는 표현은 내게 부정적으로 보인다. 이는 브라질리언 주짓수가 흥행하고 인기를 끌면서 쓰기 시작한 표현인데, 주짓수를 처음 수련하고자 하는 입문자들이 자칫 흔히 브라질리언 주짓수를 생각하며 공권유술을 찾게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정리하면, 한국에서 독창적으로 잘 발전된 격투 스포츠고, 그걸 비즈니스적으로도 잘 키워낸 사례로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의외로 공권유술은 보수적이지 않다. 강준 관장은 유튜브의 발언에 따르면 굉장히 오픈 마인드로 다른 무술이나 무술인의 의견을 차용하는 것으로 보이며 여전히 공권유술을 발전시키는데 많은 고민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시 밝히지만 나는 공권유술을 수련해 본 적이 없다. 그렇지만 주변에 만일 공권유술을 수련해 보고 싶다고 밝히는 지인이 있다면 얼마든지 권해보고 싶을 만큼, 괜찮은 격투 스포츠라고 생각을 한다. 결정적으로 나는 영상에서 웃고 땀 흘리는 관원들의 즐거운 모습을 보았고, 그것만큼 이 스포츠의 건전성을 순수하게 증명할 수 있는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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