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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우창의 UFC 포커스] 웰컴 백 휘태커, 아듀 노게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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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우창의 UFC 포커스] 웰컴 백 휘태커, 아듀 노게이라!
  • 성우창 칼럼니스트
  • 승인 2020.07.27 01: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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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FC Fight Night 로버트 휘태커 vs 대런 틸 리뷰
승리한 로버트 휘태커 ⒸJeff Bottari/Zuffa LLC
승리한 로버트 휘태커 ⒸJeff Bottari/Zuffa LLC

[랭크5=성우창 칼럼니스트] 이번 UFC 파이트나이트는 메인카드 경기만 무려 7경기에 달할 만큼 역대 최대 경기 수를 자랑하는 이벤트였다. 거기에 간만에 얼굴을 비추는 로버트 휘태커와 안데르센 구스타프손은 물론이고 옛날 프라이드 전성기 시절 향수를 자극하는 쇼군과 노게이라의 3차전도 준비되어 있었다. 그들과 경력을 같이하는 베우둠은 물론이다.

로버트 휘태커 대 대런 틸
만장일치로 로버트 휘태커(29, 호주/PMA 슈퍼 마셜아츠 센터)의 승리가 선언되었지만, 4라운드까지 양측에 두 라운드씩 나눠준 저지가 많지 않았을까 싶다. 1라운드와 2라운드 초반 서로 강력한 유효타를 주고받았을 때까지만 하더라도 뭔가 적극적인 난타전이 일어나지 않을까 했는데 결국 서로 카운터에 의한 결정타를 노리려는 신경전 속에서 결국 5라운드를 모두 보내고 말았다. 일견 마냥 지루한 싸움이라 볼 수도 있지만, 그중에서도 양 선수 모두 특기할 만한 사항이 분명히 보였던 것 역시 사실이다.

우선 두 선수의 타격 운영 스타일이 놀랄 정도로 닮았다는 것, 가라테 스탠스의 특징을 보였던 휘태커는 물론이지만, 대런 틸(27, 영국/팀 카본 리버풀) 역시 무에타이 기반의 인파이팅에 강점이 있는 선수임에도 불구하고 먼저 적극적으로 상대에 접근하기보다 다가오는 상대에 왼손 스트레이트를 날리는 것을 즐겨 한다. 거기다 특유의 들려있는 턱에서부터 오소독스와 사우스포의 대결인 만큼 마치 거울상을 보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서로의 펀치에 의한 유효타가 그리 차이 난다고 볼 수는 없는 상황에서 우리는 누가 몇 라운드를 가져갔냐기보다는 결국 5라운드를 종합적으로 봤을 때 펀치 공방이 비슷한 상황에서 누가 많은 카드를 꺼내 적극성을 보였냐를 중점으로 봐야 할 것 같은데, 그런 점에서 좀 더 많은 레그킥을 활용하고 테이크다운까지 성공시켰던 휘태커의 판정승이 더욱 납득이 간다.

일단 4라운드까지만 해도 누가 확실한 우위에 있는지 가늠하기 어려워 5라운드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했는데, 여기서 틸이 의미 있는 유효타를 내고 출혈까지 만들었으나 마찬가지로 맞불을 놓고 테이크다운까지 여러 번 성공시킨 휘태커가 근소하게나마 확실히 5라운드를 가져가는 모습을 보였다.

로버트 휘태커와 대런 틸은 다소 루즈했던 경기 템포와 관계없이 각자 자신의 템포와 운영을 지키려 한 좋은 파이팅을 선보였으며, 특히 최근 둘에게 제기되었던 문제점, 약점을 어느 정도 극복한 모습을 보였다. 휘태커는 지난 로메로 전 이후부터 보였던 맷집 문제가 무색하게 여러 번 유효타를 맞았음에도 금방 회복하고 TDD에만 머물렀던 레슬링 실력을 공격적인 테이크다운으로 더 성장의 여지가 있음을 증명했다.

틸 역시 엄청난 체격과 반비례하는 체력 문제로 5라운드 경기를 소화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들었으나 이번에 쓸데없는 움직임을 자제하고 체력을 비축해 전체적으로 좋은 모습을 보였다는 점에서 앞으로가 기대되는 바이다. 둘 모두 한창 앞날이 남아있는 젊은 파이터들이기 때문에 더욱더 그렇다.

보디킥을 차는 마우리시오 후아 ⒸJeff Bottari/Zuffa LLC
보디킥을 차는 마우리시오 후아 ⒸJeff Bottari/Zuffa LLC

마우리시오 후아 대 안토니오 호제리오 노게이라
마우리시오 ‘쇼군’ 후아(38, 브라질/킹즈 MMA)의 은퇴전인 코메인 이벤트는 마우리시오 후아와 안토니오 호제리오 노게이라(44, 브라질/팀 노게이라)는 과거 MMA의 부흥기를 살았던, 그 시대를 상징했던 전설들이다. 둘의 나이를 합쳐 80을 넘기며, 프로 전적은 70전에 달한다(태폴로지 기준). 이미 둘 역시 과거 두 차례 맞붙은 적이 있으며 쇼군이 두 번을 모두 이겼다. 그리고 오늘 3차전, 호제리오 ‘미노타우르’ 노게이라는 오늘로 은퇴를 선언한다. 쇼군도 은퇴까지 몇 경기 남지 않음을 시사했다.

이번 코메인 이벤트인 3차전에서 누가 무얼 잘했다느니, 어디에 약점을 보였다느니 하는 말에 그리 큰 의미는 없을 것이다. 노쇠한 노게이라는 아직 비교적 팔팔한 쇼군에 비해 매우 느린 움직임을 보였으며, 복싱에 강점이 있던 선수답지 않게 겨드랑이는 언제나 열렸고 스텝은 쉬지 않았지만 빠르지 않았다. 지난 05년 있던 쇼군과의 1차전에서 연달아 보인 번뜩이는 카운터는 전혀 보이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를 악물고 끊임없이 내미는 펀치, 경기 끝까지 꺼지지 않는 투지를 보며 역시 청춘의 모든 것을 링과 옥타곤에서 불태운 천상 파이터임이 느껴진다. 이미 엄청난 전적을 쌓은 역전의 노장이고 쇼군도 마찬가지이니만큼 양측 모두 자신의 한계를 명확히 인지하고 절대 오버페이스를 범하지 않았으며, 피지컬의 한계 때문에 그리 명경기로 보이지는 않았지만, 그들 스스로 최선의 경기를 다했다는 사실이 판정 후 얼싸안고 서로 축하하는 그들의 모습에서 절실히 느껴졌다. 은퇴 후 노게이라의 앞날을 축복하며, 앞으로 휘하에 좋은 선수들을 많이 길러내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암바 그립을 완성하는 베우둠 ⒸJeff Bottari/Zuffa LLC
암바 그립을 완성하는 베우둠 ⒸJeff Bottari/Zuffa LLC

파브리시오 베우둠 대 알렉산더 구스타프손
알렉산더 구스타프손(33, 스웨덴/올스타 트레이닝 센터)은 당연히 돌아왔어야 할 인재였다. 그 자신의 출중한 기량은 물론 흔치 않은 북유럽 선수로서의 스타성까지 고려하면 아직 실력에 비해 이루지 못한 것이 많은 선수이며, UFC로서도 꼭 필요한 선수 중 하나다. 특히 중량급에서 단순히 체격적 우위로 밀어붙이는 것이 아닌 이렇게 기술과 운영으로 승부할 줄 아는 선수가 원체 드물기에 더욱더 그렇다.

다행히도, 스스로 지난번에 있던 은퇴 선언이 감정 기복에 의한 충동 발언이었으며 다시금 단단한 복귀 의지를 드러냈다는 것은 매우 기쁜 일이다. 이번 파브리시오 베우둠(42, 브라질/킹즈 MMA) 전에서 초살 서브미션 패를 당하긴 했으나 애초에 이번 시합에 앞서 미처 몸을 라이트헤비급에 맞추기 어려웠던 이유도 있고, 스스로도 헤비급 시합은 하나의 ‘도전’이라고 했던 만큼 패배에 큰 의미를 두지 않고 앞으로 다시 시합을 가지리라 생각한다. 경기가 끝난 후에도 구스타프손의 표정이 그리 나쁘지는 않았고 기꺼이 베우둠을 축하해주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번 1라운드 베우둠의 테이크다운 첫 번째는 분명히 실패한 태클이었지만, 구스타프손으로서는 이 태클을 완전히 뿌리치고 제대로 포지셔닝 후 파운딩을 하거나 스탠드 하는 편이 나았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구스타프손이 인지하는 대로 베우둠이 매우 강력한 주짓떼로이며, 다소 태클이 어설프게 들어가더라도 상대를 그라운드에 끌고 오는 데만 성공한다면 언제든 포지션을 뒤집은 뒤 서브미션을 노릴 수 있는 능력이 있는 것이다.

베우둠 역시 지난 올레이닉 전에서 제기되었던 의문부호를 일단락하며 다시 재기의 발판을 밟게 되었다만 이번 경기로 UFC와의 계약을 만료하게 되었다. 과연 재계약 의사는 있는지 아니면 벨라토르 등 타 단체로 이적하게 될지, 팬인 필자 개인으로서 행보를 주목하고 싶다.

파운딩 치는 캄잣 치마에프 ⒸJeff Bottari/Zuffa LLC
파운딩 치는 캄잣 치마에프 ⒸJeff Bottari/Zuffa LLC

캄잣 치마에프 대 리스 맥기
무려 불과 10일 만에 출전한 캄잣 치마예프(26,스웨덴/올스타 트레이닝 센터), 웰터급 신인 유망주 중에서 단연 주목을 받는 선수답게 상대 리스 맥기(24, 북아일랜드/넥스트 제너레이션 I.M.M.A)를 불과 1라운드 TKO로 침몰시키며 위력을 과시했다. 마치 하빕 누르마고메도프를 연상시키는 태클 후 파운딩을 보였으며, 맥기는 아무런 저항을 해보지 못하고 전의를 상실해 레프리의 경기 종료 선언이 이어졌다.

아무런 데미지를 입지 않은 캄잣은 이론상으로는 당장 다음 대회에 출전도 가능한 상황이다. 스웨덴 국적을 보유하고 구스타프손과도 자주 훈련한다고 알려져 있으나 체첸에서 이주한 사실상 동구권 파이터로 분류해야 하며, 자유형 레슬링 경험과 함께 동구권 레슬러 출신 파이터들을 다수 침몰시킨 바 있다.

게다가 매우 커 보이는 사이즈답게 기존 체급은 미들급이었던 만큼 파워 괴물들이 랭킹에 득실대는 웰터급에서 상당한 선전이 기대되며, 오래지 않아 상위권 랭킹에서 그의 얼굴을 보게 될 것이다. 팬들의 주요 체크를 추천한다.

■ ‘UFC Fight Night: 휘테커 vs 틸’ 메인카드 결과
- 2020.07.26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 파이트 아일랜드
- 오전 9시 스포티비 나우(SPOTV NOW), 스포티비 온(SPOTV ON) 생방송

[미들급] #1 로버트 휘태커 vs #5 대런 틸
로버트 휘태커, 3라운드 종료 판정승(3-0)

[라이트 헤비급] #15 마우리시오 후아 vs 안토니오 호제리오 노게이라
마우리시오 후아, 3라운드 종료 판정승(2-1)

[헤비급] #14 파브리시오 베우둠 vs #7 LHW 알렉산더 구스타프손
파브리시오 베우둠, 1라운드 2분 30초 서브미션승(암바)

[여성 스트로급] #7 칼라 에스파르자 vs #9 마리나 호드리게스
칼라 에스파르자, 3라운드 종료 판정승(2-1)

[라이트 헤비급] 폴 크레이그 vs 가지무라드 안티굴로프
폴 크레이그, 1라운드 2분 6초 서브미션승(트라이앵글 초크)

[웰터급] 알렉스 올리베이라 vs 피터 소보타
알렉스 올리베이라, 3라운드 종료 판정승(3-0)

[웰터급] 캄잣 치마에프 vs 리스 맥기
캄잣 치마에프, 1라운드 3분 9초 TKO승(파운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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