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랭크파이브=일산 킨텍스, 이무현 기자] 필리핀의 복싱 영웅 매니 파퀴아오(44, 필리핀)가 약 1년 반 만에 오른 링에서 건재함을 과시했다.
파퀴아오는 11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21세기 이소룡’ DK유(42, 본명 유대경)와의 스페셜 매치에서 6라운드 종료 심판 만장일치 승리를 거뒀다.
파퀴아오는 8체급을 석권한 전설적인 복서다. 지난해 WBA(슈퍼) 웰터급 타이틀전에서 요르데니스 우가스에게 패배하고 은퇴를 선언하기 전까지 62승2무8패의 전적을 쌓았다.
지난 5월엔 필리핀 대통령 선거에 출마 후 낙선해 링으로 복귀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었다.
파퀴아오의 거취에 전 세계 복싱 팬들의 관심이 집중된 가운데, 그는 한국을 복귀전 장소로 정했다. 상대는 프로 복서가 아닌 ‘21세기 이소룡’으로 불리는 무술가 DK유였다.
DK유는 전통무술을 현대화한 무술가. 자신이 창안한 무술 WCS(Warfare Combat System)의 세미나 영상을 SNS에 공개하며 273만 팔로워를 보유한 인플루언서로 발돋움했다.
WCS의 실전성에 대한 논란이 일자 직접 실전에 나서기도 했다. 지난해 12월 자신보다 6체급 높은 ‘전 UFC 파이터’ 브래들리 스콧과 6라운드 경기를 펼쳐 무술의 강함을 증명했다.
하지만 2분 6라운드로 진행된 이번 시합은 승패여부 보다는 오랜만에 링에 오른 파퀴아오의 몸 상태에 더 많은 관심이 쏠렸다. 많은 전문가들은 세계적인 복서 파퀴아오를 상대로 DK유가 승리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평가했다.
1, 2라운드는 두 선수의 탐색전이었다. DK유는 빠른 풋워크와 앞손 잽으로 파퀴아오를 공략했지만, 모두 가드 위에서 막혔다. 반면 파퀴아오는 여유롭게 공격을 방어하며 포인트를 쌓았다.
3라운드에 접어들자 파퀴아오는 본격적으로 DK유를 압박했다. 순간적으로 거리를 좁혀 보디샷과 라이트 훅을 적중했다. 파퀴아오의 저돌적인 움직임에 DK 유는 클린치로 방어하기 급급했다.
파퀴아오는 4라운드에도 더욱 거칠게 몰아붙였다. DK유를 코너로 몰아 어퍼컷과 보디샷을 맞췄다. 라운드 후반 DK유의 라이트 스트레이트가 한차례 파퀴아오의 안면에 적중했지만, 파퀴아오는 아무렇지 않은 듯 공격을 이어갔다.
DK유는 5라운드, 클린치 전략으로 체력을 회복해 알리 스텝을 밟는 퍼포먼스를 보였다. 그러나 6라운드에서 무너졌다. 파퀴아오의 앞손 잽에 이은 레프트 훅을 허용해 첫 번째 다운을 빼앗겼다. DK 유는 다시 일어나 싸웠지만, 이렇다 할 공격을 하지 못한 채 경기를 마무리했다.
심판판정 만장일치로 승리한 파퀴아오는 경기 후 인터뷰에 “2023년에도 매니 파퀴아오를 계속 볼 수 있을 거다”며 현역 복귀 의사를 밝혔다.
DK YOO의 몸놀림이 인상적이었냐는 질문에는 “그렇지 않았다. 나도 그처럼 움직일 수 있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