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랭크파이브=이무현 기자] 혈전 끝에 승리한 파이터가 승리의 기쁨보다 상대 선수에 대한 고마움을 전한다. 상대의 코치진을 향해 90도 인사를 한다.
‘제주소년’ 양지용(27, 팀더킹)의 이야기다. 양지용은 지난해 일본 최대 규모의 종합격투기 단체 RIZIN에 로드FC 대표로 참전했다. 7월과 10월 마루야마 쇼지, 우오이 마모루와 싸워 KO승을 거뒀다.
화끈한 경기력만큼이나 시합 후의 매너가 돋보였다. 경기가 끝나고 승리 세레모니 대신 상대에 대한 감사 인사를 했고, 자신을 비추는 카메라를 상대 선수를 향하게 했다. 양지용의 예의 바른 모습에 일본의 격투기 팬들은 찬사를 보냈다.
그런 양지용이 달라졌다. 24일 서울 홍은동 스위스 그랜드 호텔에서 열린 로드FC 063 기자회견에서 상대 히라사와 코키(25, FREE)에 대한 존중은 찾아볼 수 없었다.
계체를 통과한 뒤 두 선수의 페이스오프. 히라사와 코키와 양지용의 몸싸움이 벌어졌다. 보통의 경우 심판이 둘 사이의 몸을 끼워 넣으며 신경전이 일단락되지만, 양지용이 워낙 거칠게 달려드는 탓에 세 명의 심판이 한참을 말려야 했다.
이어진 기자회견에서 몸싸움의 이유를 묻는 질문에 양지용은 ”히라사와가 아사쿠라 카이의 가면을 들고 도발하더라. 나를 놀리는 거 같았다. 아사쿠라 카이는 원래 나와 싸웠어야 하는 선수다. 히라사와가 언급할 수준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강하게 말했다.
화가난 양지용에 히라사와는 한발 뒤로 물러났다. ”아사쿠라 카이의 가면을 들고 온 이유는 양지용 선수가 일본에서 인기가 많다. 또 내가 일본 대표로 로드FC에 왔기 때문에, 나를 넘어야 아사쿠라 카이와 싸울 수 있다는 의미였다“고 해명했다.
그런데도 양지용은 굽히지 않았다. ”히라사와보다 월등한 선수들과 라이진에서 많이 싸웠다. 지금 오픈핑거 글러브를 준비해주시면 바로 경기할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양지용은 지난해 로드FC에 공개적인 불만을 표한 바 있다. 12월 서울 스위스 그랜드 호텔에서 열린 로드FC 062 기자회견에 난입해 ”올해 3경기를 뛰고 모두 피니시 했다. 지금 타이틀전을 치르는 장익환, 문제훈 선수는 올해 경기를 뛰지 않았다. 마지막 타이틀전을 허무하게 날린 거 같아 분하다“고 힘줘 말했다.
양지용은 여전히 지난 챔피언 전에 대해 아쉬워한다. 그는 이번 경기에서 승리해 오는 6월 개최 예정인 로드FC 밴텀급 토너먼트 시드권을 받고, 토너먼트에서 우승을 거둬 자신의 서러움을 풀고 싶다.
”챔피언만 바라보고 달려왔는데, 작년에 챔피언십을 하지 못해 허무했다. 이번 시합에서 이기고 토너먼트 예선에서 문재훈 선수와 싸우겠다. 누가 진짜 챔피언인지 가리고 싶다“며 마이크를 내려놓았다.
한편 양지용과 히라사와 코키가 맞붙는 굽네 로드FC063은 오후 4시부터 SPOTV에서 중계된다.
[굽네 ROAD FC 063 2부 / 2월 25일 오후 6시 SPOTV 중계, 고양체육관]
[무제한급 킥복싱 매치] 황인수(96kg) VS 명현만(117.2kg)
[-63kg 밴텀급] 양지용(63.4kg) VS 히라사와 코키(63.1kg)
[무제한급] 심건오(130.9kg) VS 아즈자르갈(105.1kg)
[-70kg 라이트급] 위정원(69.3kg) VS 이재원(70.4kg)
[-120kg 헤비급] 배동현(112.1kg) VS 세키노 타이세이(111.4kg)
[굽네 ROAD FC 063 1부 / 2월 25일 오후 4시 SPOTV 중계, 고양체육관]
[-84kg 미들급] 정호연(84.1kg) VS 임동환(84.5kg)
[-84kg 미들급] 고경진(84.2kg) VS 정승호(82.6kg)
[-63kg 밴텀급] 홍태선(62.8kg) VS 한지훈(62.6kg)
[-63kg 밴텀급] 장진표(63.3kg) VS 이정현(63.3kg)
[-63kg 밴텀급] 김준석(63.0kg) VS 차민혁(63.1k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