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16 11:31 (화)
실시간
핫뉴스
원챔피언십 데뷔전 승리 이도겸 "이번 도전은 나의 마지막 불꽃"
상태바
원챔피언십 데뷔전 승리 이도겸 "이번 도전은 나의 마지막 불꽃"
  • 정성욱 기자
  • 승인 2023.04.13 11:5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도겸 Ⓒ정성욱 기자
이도겸 Ⓒ정성욱 기자

[랭크파이브=정성욱 기자] 이도겸(32)이 돌아왔다. 7일 태국 룸피니 경기장에서 열린 '원 프라이데이 파이트 12'에 출전해 2라운드 KO승을 거두었다. 1년만의 복귀전에서 얻은 쾌거였다. 국내무대보다 해외 무대에서 활동했던 이도겸은 필리핀의 URCC, UAE워리어즈 등에서 챔피언을 지낸 이력이 있다.

영광스러운 시절을 보냈던 이도겸이었지만 2021년 10월 UAE워리어즈 타이틀을 빼앗긴 이후 험한 길을 걸어야했다. 5개월뒤 출전한 PFL 챌린지 출전 기회를 얻었지만 제대로 준비를 하지 못하고 출전해 2라운드에 경기를 포기해야 했다. 

이도겸은 랭크파이브와의 인터뷰에서 "사실 작년에 제가 부상이 있었고 개인적인 일이 많았다. 운동은 거의 못했고 직장생활을 주로 했다. 집안일에 신경을 많이 쓰는 상황에서 기회가 주어져 PFL에 출전했다. 그때 사실 훈련도 제대로 하지 못한 상태에서 출전했다. 미국 갈 때도 혼자 갔었고. 좋은 기회였는데 제대로 잡지 못했다"라며 작년을 회상했다.

PFL 좌절 이후 선수 생활을 마감하려고도 했다. 체육관을 인수하여 안정적인 삶을 살려고도 했다. 하지만 이도겸의 가슴에는 열정이란 불꽃이 살아있었다. 체육관 인수를 미루고 무작정 태국으로 넘어갔다. 이도겸은 "이대로 끝내기에는 너무 억울하더라. 운동을 열심히 했는데도 안 되는 거면 그냥 포기하면 되는데 그것도 아니었다. 주위의 환경 때문에 그만두는 거는 좀 아니라고 생각을 했다. 그런 상황에서 어떻게 페어텍스쪽과 연결되어 태국에 오게 됐는데 원챔피언십 출전 기회까지 얻게 됐다"라고 재도전의 과정을 설명했다.

재도전은 성공적이었다. 자신보다 큰 선수를 지치게 만들어 2라운드에 펀치를 꽂아 넣어 KO승을 거뒀다. 눈두덩이가 찢어지는 부상을 입긴 했지만 원챔피언십 데뷔전 승리라는 짜릿함을 맛봤다. 이번 승리로 이도겸은 아직 살아있는 불꽃이 모두 타버릴 때까지 열정을 쏟을 생각이다. 이왕 시작한 도전, 끝을 보겠다는 심산이다.

이하 인터뷰 전문  

Q: 축하한다. 경기 잘 봤다.
- 태국에 조용히 와서 그냥 시합을 뛰게 됐다. 1년 만에 시합 뛰고 이겨서 기분이 좋다.

Q: 상대 선수가 엄청 커 보이더라.
- 5연승 했다고 해서 그냥 그런가 보다 하고 했는데 막상 가보니까 너무 크고 까다로운 선수더라. 처음에 프로필 받았을 때 키가 177cm라고 들었다. 막상 보니 183~4cm 되는 것 같았다. 

Q: 경기는 어떠했나?
- 처음에는 준비한 레슬링으로 경기를 풀려 했다. 근데 니킥도 잘 올라오고 생각보다 레슬링 디펜스도 좋더라. 두 번인가 넘어뜨렸는데 금방 일어났다. 그리고 처음으로 링에서 시합을 하다보니 쉽지 않았다. 넘어뜨리고 뭔가를 또 압박을 했어야 되는데 그게 잘 안됐다. 1라운드 끝나고 생각한 게 여기서 내가 더티하게 안 들어가면 거리를 무너뜨리고 들어가기가 힘들 것 같다라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상대를 지치게 만들어야 되겠다는 생각을 해가지고 짜잘한 펀치 맞아주면서 계속 스크램블 상황을 만들었다. 그러다보니 상대가 지치더라. 상대가 손이 떨어지길래 그냥 이때다 싶어서 펀치 한 두 방인가 갖다 꼽았는데 그대로 끝이 났다. 좀 침착하게 하려고 노력을 많이 했다.

Q: 레슬링을 가져온 전략은 좋은 것 같았는데 계속 쓰지 않은 이유는?
- 처음에 한번 자빠뜨리고 두 번인가 세 번째부터는 자빠뜨릴 생각이 없었다. 상대방 세컨드 쪽에서 '레슬링 들어오니 니킥 준비해'라는 소리를 얼핏 들었다. 그때부터 얘를 지치게 하고 가드를 떨어지면 레슬링 들어가는 페이크를 많이 줘야 되겠다 싶었다. 그래서 레슬링 들어가는 척하고 상체를 많이 공략했다. 아 그리고 현지에서 준비하고 이렇게 하다 보니까 사실 컨디션은 별로 안 좋았다.

Q: 어떤 이유가 있었나? 현지 적응이 힘들었나?
- 그건 아닌데 얼마 전에 식중독이 너무 세게 왔다. 한 5일 동안 화장실을 자주 들락날락 거렸다. 너무 심해서 5일 정도 입원했다가 나와서 훈련에 복귀해 2주 정도 준비하고 올라간 경기였다. 지금도 속이 좋지는 않다. 게다가 공기도 한국과 달라서 그런지 목이 너무 아프고 따갑고 인후통이 너무 심했다. 시합 직전까지 목이 아파서 고생했다. 뭐 이 이야기는 이겼으니까 하는 말이다. 졌으면 이런 말도 안 했을 거다. 

Q: 링에서 치르는 경기도 처음이었다.
- 링이 생각보다 또 좁더라. 케이지 같았으면 좀 더 다채롭게 스텝 살려가지고 해봤을 건데 이게 또 첫 링이고 이러다 보니까 상대의 리치에 금방 갇히더라. 만약 케이지었다면 아마 주구장창 테이크 다운 들어갔을 것 같다. 

승리한 이도겸 Ⓒ원챔피언십

Q: 원챔피언십 데뷔전 승리 축하한다. 그간 어려움이 참 많았다. 
- 사실 작년에 제가 부상이 있었고 개인적인 일이 많았다. 운동은 거의 못했고 직장생활을 주로 했다. 집안일에 신경을 많이 쓰는 상황에서 기회가 주어져 PFL에 출전했다. 그때 사실 훈련도 제대로 하지 못한 상태에서 출전했다. 미국 갈 때도 혼자 갔었고. 좋은 기회였는데 제대로 잡지 못했다. 그때 이후 여러 가지 생각을 많이 했다. 운동을 그만두고 이제는 다른 직업을 찾아봐야 겠다는 생각도 하고. 근데 운동을 해보면 열정이라든지 체력이라든지 이런 게 떨어지지 않았더라. 오히려 더 좋아졌으면 좋아졌지. 그래서 이대로 끝내기에는 너무 억울하더라. 운동을 열심히 했는데도 안 되는 거면 그냥 포기하면 되는데 그것도 아니었다. 주위의 환경 때문에 그만두는 거는 좀 아니라고 생각을 했다. 그런 상황에서 어떻게 페어텍스쪽과 연결되어 태국에 오게 됐는데 원챔피언십 출전 기회까지 얻게 됐다. 만약 이렇게 되지 않았다면 체육관 인수해서 운영하고 있었을 것이다. 보통 체육관을 인수로 하면 거의 은퇴 수순을 밟고 관장님이 되는 거 아닌가. 체육관 인수 직전까지 갔다가 주변 사람들에게 잘 이야기해서 다시금 도전을 하게 된 거다. 

Q: 좋은 기회를 잘 잡은 것 같다. 현지에서 지원을 잘 받고 있는지?
- 한 식구처럼 나에게 잘해주신다. 특히 페어텍스 업체의 사모님께서 엄청 잘 챙겨주신다. 나하고 나이 차이도 많이 안 난다. 같은 '싸이월드' 감성이라.(웃음) 이런저런 농담도 하고 이렇게 잘 챙겨주셔서 잘 지내고 있다. 그리고 여기 이제 선수들도 이제 많고 하니까 훈련도 잘 하고 있다.  

Q: 원챔피언십과 계약은 어떻게 되는지?
- 아직까지는 그냥 완전한 계약은 아니다. 그래도 좋은 소식은 있을 것 같다. 이번 태국에 어러모로 도전하고 싶은 마음으로 건너왔다. 솔직히 말해서 운동을 하고 벨트를 갖고 있으면서 내가 못해본 것들이 좀 많았다. 이제는 누구 눈치 보지 말고 그냥 내가 해보고 싶은 만큼 놀아보자, 내 일도 하고 그냥 일반인으로 한번 살아보자라는 마음이 있었다. 그러다 보니까는 결국에는 시합을 하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더라. 그래서 어떤 시합이든지 나한테 기회가 오면 한번 준비해서 열심히 해보겠다라는 생각이 좀 있었는데 이번에 이렇게 기회가 돼가지고.  룸피니 스타디움에서 1년 만에 시합을 하게 됐었는데 어떻게 또 운이 좋았는지 또 이렇게 잘 풀렸다.

Q: 그러면 앞으로 페어텍스를 통해서 활동하는 것인지? 
- 그렇다. 페어텍스 소속이 되는 거다. 아직까지는 완전 계약을 한 상태는 아니다. 그냥 기회를 주셔서 이렇게 잡게 됐다. 이야기를 더 진행하다보면 좋은 소식이 있을 것 같다. 

Q: 1년만에 성공적인 복귀전을 치렀다. 이제 목표가 생겼을 듯 한데?
- 사실은 내가 저질러 놓고 보는 스타일이라서. 만약에도 원 챔피언십이랑 계약이 되고 이제 페어텍스와 함께 하게 된다면 원챔피언십에서 최고가 되려는 목표를 잡고 도전할 것 같다.

Q: 원챔피언십 챔피언? 
- 그렇다. 한 단체의 벨트를 목표로 해야 되지 않겠나? 그냥 그냥 적당히 여기서 한두 경기 뛰고 돈 좀 벌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활동하면 죽도 밥도 안 된다. 사실은 챔피언 벨트도 벨트지만은 그냥 내가 가는 길, 스스로 행복하고 내가 하고 싶은 운동 오래하자는 것이 요즘 목표다. 운동을 하면서 언젠가는 나도 이제 은퇴를 해야 될 때가 온다. 그때 진짜 미련 없이 나 진짜 깔끔하게 열심히 했다, 나 후회 없다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그냥 운동을 하고 싶다. 그것이 여기에 온 이유기도 하고. 

Q: 마지막으로 한 마디
- 나를 국내에서도 아직까지 모르시는 분들 많은데 계속해서 좋은 경기를 보여드릴 수 있는 그런 선수로 계속 성장을 하겠다. 열심히 할테니 지켜봐달라.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