랭크파이브=도쿄, 이교덕 기자
'매콤 주먹' 방재혁(26, 코리안탑팀·㈜성안세이브)이 타이틀 탈환의 시동을 걸었다.
12일 일본 도쿄 리버살짐 스탠드아웃 다마치에서 열린 <글래디에이터 챌린저 시리즈(GLADIATOR CHALLENGE SERIES) 02>에서 이시다 타쿠호(일본)에게 1라운드 3분 47초 만에 펀치에 이은 파운딩 연타로 레퍼리 스톱 TKO승을 거뒀다.
방재혁은 지난 1월 카와나 마스토와 타이틀전 패착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집중했다. 서두르다가 체력이 방전돼 역전 판정패를 당한 기억을 떠올리며 급하지 않게 탐색전을 펼쳤다.
세컨드에 자리한 선배 정다운도 계속해서 "침착해"를 반복했다.
서두르지 않으니, 외려 기회가 금세 찾아왔다. 이시다가 펀치를 휘두르며 접근할 때, 방재혁이 오른손 카운터 펀치를 안면에 터트린 것.
이시다가 충격에 쓰러지자, 방재혁은 소나기처럼 파운딩 펀치를 퍼부어 경기를 끝냈다.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피니시 승리.
올해 첫 승을 신고한 방재혁은 파이트머니와 별도로 KO승 보너스 20만 엔(약 175만 원)을 받았다.
이번 경기는 글래디에이터 페더급 타이틀 도전권이 걸린 토너먼트 8강전이다. 방재혁은 4강 진출을 확정 짓고 "준결승전에서 강한 상대 마츠시마 고요미와 대결하고 싶다"고 말했다.
마츠시마 고요미(31, 일본)도 이날 스드놈도르즈(몽골)에게 1라운드 몸통 니킥으로 KO승을 거두고 4강에 합류했다.
방재혁 바람대로 글래디에이터 측이 준결승에서 바로 우승 후보끼리 붙일지는 지켜봐야 한다.
방재혁은 승리에 포효하면서도 패배 후 눈물을 흘리는 이시다에게 다가가 위로의 말을 전하며 인사했다.
경기 직후 케이지 인터뷰에선 "너무 기쁜데 이시다가 우는 모습을 보니 나도 눈물이 난다. 나 역시 저 아픔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방재혁은 2016년 프로로 데뷔해 무대와 상대를 가리지 않고 케이지에 오르고 있다. 벌써 22전을 치렀다. 전적은 13승 9패.
방재혁은 전적 관리로 연승하는 것보다, 강자를 때려잡고 이름값을 높이는 전략을 택했다.
지난달 랭크파이브와 인터뷰에서 "전적은 신경 안 쓴다. 강한 선수들과 싸워서 이겨 보도록 하겠다"고 매콤한 주먹을 불끈 쥐었다.
■ 일본 글래디에이터는?
일본 글래디에이터는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종합격투기 대회다. 오사카 중심으로 성장해 왔다.
2004년 한국에서 첫 대회를 시작했다는 점이 재밌다. 6월 26일과 27일 양일에 걸쳐 앤더슨 실바·안토니오 호제리오 노게이라·파울로 필리오·제레미 혼·댄 세번·미노와 이쿠히사(미노와맨) 등 세계적인 파이터들이 당시 올림픽체조경기장에서 경기를 펼쳤다.
현재는 오사카를 중심으로 넘버 대회가 이어지고 있는데, 지난해엔 챌린저 시리즈(CS)를 출범해 도쿄에서도 방송용 대회를 열고 있다. 이번이 그 두 번째 CS 대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