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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스 FC 타이틀전 이용섭 "팔과 다리가 다 잘려도 입으로 물어 뜯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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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스 FC 타이틀전 이용섭 "팔과 다리가 다 잘려도 입으로 물어 뜯겠다"
  • 정성욱
  • 승인 2017.02.17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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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스FC 초대 무제한급 타이틀전에 나서는 이용섭
맥스FC 초대 무제한급 타이틀전에 나서는 이용섭

[랭크5=정성욱 기자] 이용섭(29, 대구 Team SF)은 맥스FC 링에 오른 이후 연이은 패배를 기록했다. 무제한급 토너먼트 4강전에서도 그다지 주목받지 못하던 선수였다. 지난 맥스FC 04에서 열린 무제한급 토너먼트 4강전에서 관객들로 하여금 큰 환호를 이끌어낸 선수다. 몇 차례 패배 위기를 넘긴 그는 상대 민지원에게 KO승을 거두며 결승전에 진출했다.

"마지막 경기라 생각하고 링에 올라갔다. 경기를 치르며 어느 순간부터 승리에 욕심이 생겼다. 승리를 거두었을 때 기쁨은 말로 다 할 수 없다. 나도 하면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준 경기였다."

결승전 상대는 맥스FC 무제한급 강자 권장원. 모든 사람들이 권장원의 승리를 점치고 있다. 권장원은 이용섭이 좀비처럼 플레이를 하겠다는 말에 팔, 다리를 끊어 주겠다며 으름장을 놓기도 했다.

"내가 챔피언이 되겠다는 것보다 경기를 재미있게 치르고 싶다. 경기를 보러 오신 분들께 국내 중량급 경기도 흥행력이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 권장원 선수가 내 팔과 다리를 자르겠다는 이야기를 했는데 팔을 자르든 다리를 자르든 물어 뜯는다는 마음으로 경기에 임할 것이다. 완전히 쓰러지지 않는 이상 일어서서 싸울 것이다."

한때 선수 생활을 포기하려 했던 이용섭은 계속 선수생활을 이어가겠다는 생각이다. 승패에 큰 의미를 둔다기 보다 매 경기마다 배우며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 올라가고 싶다는 마음이다. 해외무대도 뛰어보고 싶다.

"운동하면서 선수들은 누구나 꿈꾸는 것 같다. 세계 무대. 가끔은 나도 상상을 했다. 해외 대회 영상을 보며 저 선수들과 싸워서 재미있는 경기를 만들 수 있을까 상상도 해봤다. 준비하다 보면 차근차근 밟아 올라가다 보면 한 번은 세계 무대에 나가볼 수 있지 않을까."

경기 끝나고 어떻게 지냈나?
- 낮에는 근무하고 저녁에는 체육관 와서 대회 준비했다.

준비는 잘 되고 있나?
- 최고 대회인 만큼 열심히 준비해서 부끄럽지 않으려 노력하고 있다.

지난 대회에서 인상적인 경기를 펼쳤다.
- 운이 좋았다고 생각한다. 지난 경기 영상을 다시 보기로 몇 번을 봐도 같은 생각이다. 상대 선수보다 실력이 좋아서, 체력이 좋아서, 강해서라기보다는 그땐 좀 간절했던 것 같다.

간절함이란 무엇인가?
- 지난 경기 전까지 맥스FC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연패하며 선수 생활을 접으려 했다. 프로에선 통하지 않는다는 생각도 했다. 지난 경기는 이왕 이렇게 된 거 마지막 경기라 생각하고 마음 편하게 올라간 것이 좋게 작용한 것 같다.

마지막이라는 생각에 각오도 남달랐을 듯.
- 경기 중에 지기 싫다는 생각이 들었다. 링에 올라가기 전에는 그저 재미있게 경기하자는 생각이었는데 경기 들어가고 나서 공방을 주고받다 보니 지기 싫고 욕심이 나더라.

어떤 시점에 그런 생각이 들었나?
- 1라운드에 펀치 큰 거 한 방 맞았을 때, 2라운드 라이트 펀치 맞고 링에서 굴렀을 때 일어나면서 뭔가 좀 짜증이 났다. (웃음) 갑자기 지기 싫어졌다. 한번 이겨보는 것도 어떤 느낌일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겨보는 마음이 궁금하다 했는데 마침내 승리를 거뒀다. 이겨보니 어떻던가?
- 정말 좋더라. 계속 패배하니 집안에서나 여자친구도 반대가 컸다. 근데 내가 승리한 날에 여자친구가 경기를 보러 왔다. 나도 하면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줬다. 하이라이트 영상을 보니 내가 기분 좋아서 방방 뛰더라. (웃음)

여자 친구가 안 왔을 때는 졌다가 여자친구가 오니 이겼다. 이번 경기 날 오나?
- 티켓을 줬는데…올 수 있을지 모르겠다.

수호신인듯한데, 꼭 와야 하지 않을까?
- 링에 올라가기 전에 기운 받고 올라가야 겠다. (웃음) 항상 응원해주고 있다.

이번 경기 어떻게 펼칠 것인가?
- 이번에도 꼭 내가 벨트를 가져서 챔피언이 되겠다는 것보다 경기를 재미있게 치르고 싶다. 경기를 보러 오신 분들께 국내 중량급 경기도 흥행력이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 승리는 마음을 비웠을 때 오는 거로 생각한다. 지난번처럼 마음을 비우고 내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면 좋은 결과 나올것이다.

좀비 파이팅은 무엇인가?
- 지난 경기에 유효타를 많이 허용했다. 그래도 쓰러지지 않으니까 해설위원, 캐스터가 맷집이 좋다고 칭찬해주셨다. 권장원 선수 파워가 대단하다고 들었는데 유효타가 어떻게 들어오던 쓰러지지 않을 것이다. 실신시키지 못하는 이상 이기지 못할 것이다. 이기고 싶으면 실신시켜야 할 것이다. 참고로 지금까지 나는 실신 당한 적이 없다.

권장원 선수가 좀비 파이팅을 하면 팔, 다리를 모두 망가뜨려 KO를 노리겠다고 이야기하더라.
- 권장원 선수 경기 다 봤다. 파워, 테크닉 뛰어나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 젊어서 패기가 있는 것도 당연하고. 팔을 자르든 다리를 자르든 물어 뜯는다는 마음으로 경기에 임할 것이다. 완전히 쓰러지지 않는 이상 일어서서 싸울 것이다.

챔피언이 된다면 어떨 것 같나?
- 다음 경기를 준비할 것 같다. 지금까지 나는 패배하면서 성장했다. 내가 맥스FC에서 싸운 선수들 모두 나보다 뛰어난 선수들이었다. 강한 선수들과 싸워 배운 것이 많았다. 권장원 선수를 넘는다면 그것 또한 하나의 성장이다. 챔피언이 된다고 가정했는데 다음에 할 상대는 누가 될 것이고 그에 대해 준비할 것 같다.

지금까지, 아니 앞으로 치를 경기도 모두 성장하는 과정이라 생각하는 것인가?
- 나는 강한 사람이 아니다. 아직 팬들이 잘 모르는 무명선수다. 운 좋게 결승전까지 올라온 선수다. 앞으로 붙을 국내외에서 오는 선수들은 무조건 나보다 강할 것이다. 거기에 맞춰 내가 준비하고 경기를 한다면 나는 성장할 것이다.

이용섭 선수는 챔피언이 되지 않더라도 다음 상대를 생각해서 꾸준히 준비할 것 같다. 경기를 치르고 성장하는 것에 재미를 느끼고 있는 듯.
- 경기를 준비하는 것은 정말 힘들다. 준비할 때는 항상 '그만해야지'라고 생각한다. 근데 경기에서 승리하든 지든 마치고 나서 희열이 있다. 이것은 링에 오르는 선수들 모두 느낄 것이다.

그 희열이라는 것이 무엇일까?
- 힘든 준비 끝에 경기를 마쳤다는 기쁨. 본인이 흘린 땀 만큼 뭔가 성과를 얻는 것에 대한 행복함이랄까.

그것 때문에 선수들이 글러브를 벗지 못하는 것 같다.
- 그렇다. 지난 경기 후 내게 많은 관심을 둬 주셔서 나도 놀랐다. 경기 멋있다, 잘 봤다는 말 기분 좋다. 칭찬받으면 즐겁다.

마지막으로 경기에 대한 각오와 앞으로의 계획에 관해 말해달라.
- 김효선 선수의 부상으로 본의 아니게 메인 이벤트를 치르게 됐다. 한 편으로 죄송하기도 하다. 메인 이벤터에 걸맞게 모든 분이 환호하고 즐거워하는 경기를 만들어보도록 하겠다.

운동하면서 선수들은 누구나 꿈꾸는 것 같다. 세계 무대. 가끔은 나도 상상을 했다. 해외 대회 영상을 보며 저 선수들과 싸워서 재미있는 경기를 만들 수 있을까 상상도 해봤다. 준비하다 보면 차근차근 밟아 올라가다 보면 한 번은 세계 무대에 나가볼 수 있지 않을까.

정성욱 기자 mr.sungchong@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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