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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KF 고교격투대전] 리뷰 : 이름값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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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KF 고교격투대전] 리뷰 : 이름값해
  • 유 하람
  • 승인 2018.12.17 05: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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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KF 고교격투대전 포스터

[랭크5=유하람 기자] '고교격투대전' 이름부터 눈길을 끈다. 멋지다면 멋지고, 자극적이라면 자극적이다. 영화 같은 '소년 투혼'을 볼 수 있다는 매력이 느껴지면서도, 한편으론 수차례 목격했던 저질 경기력 참사가 날까 거부감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입식격투기는 원래 어리고 강한 선수가 꾸준히 수급됐던 종목이고, 덕분에 9일 인천 선학체육관에서 열린 MKF 고교격투대전은 화제성에 맞는 퀄리티의 대회로 마무리됐다.

메인이벤트 : 김우승 VS 주진규

"김우승, 이름값 했다"
- 실력과 잠재력을 모두 보여준 두 선수
평점 : ★★★

이름 보고 누구나 한 번씩은 생각했을 것이다. '이름이 우승이야?' 그리고 김우승(19, 광성고/무비 짐)은 실제로 토너먼트 우승을 차지하며 '이름값'을 했다. 기계처럼 원거리에서 거리싸움을 벌이는 주진규(17, 동작고/T클럽)를 빠른 스텝으로 추격하며 판정승을 거뒀다.

하지만 결과보다 인상적인 부분은 두 선수 모두 이미 훌륭하게 각자의 기술을 소화하면서도 발전할 구석이 충분히 보인다는 점이었다. 김우승은 날카롭게 사각을 만들어 신체적 열세를 극복했고, 주진규는 아무리 상대가 파고 들어도 놀란 기색 하나 없이 차분하게 잽과 미들킥으로 밀어냈다. 아직 스타일을 완성하려면 시간이 좀 필요해보였지만 그럼에도 어설프지 않았다. 두 선수는 자신이 무엇을 해야하는지 아주 잘 알고 있었다. 굳이 고교생으로 토너먼트를 연 이유가 이해가 되는 순간이었다. 실력과 잠재력을 모두 가진 선수를 추려내자는 본래 취지를 성공적으로 달성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준 메인이벤트 : 라이언 크리스토퍼 스미스 VS 강민재

"대회 최대의 흠"
- 전문성 결여, 어색함만 남기다
평점 : ★

강민제(23, 파에스트라)가 1라운드 TKO 승을 거뒀다. 라이언 크리스토퍼 스미스(30, 미국)는 강민제의 그라운드 압박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며 파운딩에 노출된 끝에 1분 20초 만에 TKO 됐다. 결과만 놓고 보면 훌륭해보이지만 내실은 그렇지 못했다. 두 선수의 기량 자체가 이런 큰 대회의 준 메인이벤트에서 볼 정도는 아니었다는 게 첫째, 경기를 멋드러지게 포장해야할 중계진과 운영진조차 어설펐다는 게 둘째였다. 파운딩 TKO가 나왔지만 심판도 해설도 관객도 경기가 끝난 줄 몰랐다. 심지어 중계석에서는 브레이크를 선언한 줄 알았다고까지 말했다. 종합격투기와 손을 잡는다는 큰 그림은 좋았으나, 결말은 모두가 얼떨떨하게 메인을 기다리는 상황이었다. 너나 할 것 없이 너무나, 너무나 프로페셔널하지 못했다. 이럴 거면 아예 대진에서 빼는 게 나을 뻔했다.

4경기 : 강범준 VS 조성민

"하이킥! 하이킥!"
- 17년이 문제가 아니었던 조성민
평점 : ★★★

조성민(38, 성남 설봉)은 많은 나이에 맞지 않는 빠른 스텝과 기동력이 장기다. 상대 강범준(21, 야크짐)의 젊음이 부담이 안 되진 않았겠지만, 기량면에서는 아쉬울 게 없었다. 하지만 이날 조성민은 스텝을 거의 살리지 못했고, 타점이 고정돼 3라운드에만 하이킥에 두 번 다운되는 등 핀치에 몰렸다. 결국 피니시는 나오지 않았지만 강범준은 3라운드 종료 3-0 만장일치 판정승을 거뒀다. 이날 문제는 나이차가 아니었다. 조성민은 조성민답지가 못했다.

3경기/4강 B조 : 주진규 VS 구태원

"알파고 주진규"
- 철저한 계산, 당연한 승리
평점 : ★★

결승전에서도 볼 수 있지만 주진규(17, 동작고/T클럽)는 굉장히 깔끔한 스타일이다. 큰 키와 긴 팔을 활용한 거리싸움에는 이미 도가 텄다. 화려한 맛은 현저히 떨어지지만, 전진이 매번 잘라먹히는 상대 입장에서는 미칠 노릇이다. 구태원(18, 인천 가좌고/야크 짐) 역시 펀치든 로킥이든 들어갈 때마다 카운터를 맞으며 물러서야 했다. 또한 결승까지 도합 6라운드를 일관된 페이스로 유지하는 체력안배와 카디오는 이 선수가 앞으로 훨씬 성장할 수 있겠다는 기대를 걸게 만들었다.

2경기/4강 A조 : 김우승 VS 한승엽

"전광석화"
- 일단 김우승 경기는 재밌다
평점 : ★★★☆

반면 김우승은 빠르게 상대를 제압하길 즐기는 선수다. 4강에서 그는 한승엽(18, 안양 평촌고/IB짐)의 리치에 잠시 고전하는 듯했던 김우승은 이내 킬러본능을 일깨워 라이트로 다운을 따냈고, 다시 일어선 상대를 그대로 몰아붙여 2분 46초 만에끝내버렸다. 결승에서는 주진규의 철벽수비에 막혀 그만한 퍼포먼스를 보여주지는 못했지만, 김우승은 믿고 본다는 이미지는 충분히 심어줬다.

오프닝 매치: 제민걸(JY 그릿5) VS 김정기(천안 강성짐)

"리저브가 안 된 리저버"
- 그럼에도 의미 있던 김정기의 뒷심
평점 : ★★☆

리저브 매치에서 김정기(16, 천안 강성짐)이 제민걸(18, JY 그릿5)을 3라운드 종료 2-0 판정으로 꺾었다. 초반 제민걸의 거친 공세에 밀리던 제민걸은 후반 갈수록 참았던 콤비네이션을 터뜨리며 12승 무패 전적을 내달렸다. 제민걸이 투혼을 발휘했지만 후반 갈수록 어쩔 수 없는 김정기 페이스였다. 결국 뒷심이 강했던 김정기는 2-0 판정으로 승리했다. 제민걸은 커리어 첫 패배를 기록했으며, 김정기는 무패 행진을 이어나갔다.

총평

"이름값해"
- 고교격투'대전'다운 이벤트
평점 : ★★★☆

그렇게까지 특별하진 않았다. 하지만 애초에 고교격투대전은 완성된 기량이 아닌 가능성을 보여주는 대회였고, 결승에 진출한 두 선수가 그에 맞는 실력과 잠재력을 모두 보여주며 목적을 달성했다. 종합격투기 스페셜매치 진행은 정말 참담했지만, 그 부분만 제외한다면 '고교격투대전'이라는 타이틀에 맞는 훌륭한 신인발굴 대회가 됐다. 대회는 특별하지 않았지만, 내용물은 분명 그 다음을 기대하게 만드는 무언가가 있었다.

유하람 기자 rank5yhr@gmail.com

고교격투대전 – MKF YOUTH CHAMPIONSHIP FINAL 경기 결과
– 2018년 12월 9일, 인천 선학체육관

[고교 격투대전 결승] 김우승 VS 주진규
- 김우승 3라운드 종료

[80KG] [인천시 이종 격투기 연맹 80KG 스페셜매치] 라이언(팀 KMC) VS 강민재(파라에스트라)
- 강민재 1라운드 1분 20초 TKO 승(파운딩)

[65KG] 강범준(야크 짐) VS 조성민(성남 설봉)
- 강범준 3라운드 종료 판정승(3-0)

[고교격투대전 파이널4] 주진규 (서울 동작고 / T- CLUB) VS 구태원(인천 가좌고 / 야크 짐)
- 주진규 3라운드 종료 판정승(3-0)

[고교격투대전 파이널4] 김우승(인천 광성고 / 무비짐) VS 한승엽(경기 평촌고 / IB 짐)
- 김우승 1라운드 2분 46초 TKO승(펀치)

[고교 60KG] 제민걸(JY 그릿5) VS 김정기(천안 강성짐)
- 김정기 3라운드 종료 판정승(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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