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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E] '추성훈의 선택' 윤창민 "날 오프닝에 세운 것이 옳았음을 증명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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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E] '추성훈의 선택' 윤창민 "날 오프닝에 세운 것이 옳았음을 증명하겠다"
  • 유 하람
  • 승인 2019.03.12 11: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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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창민

[랭크5=압구정동, 유하람 기자] 오는 30일 원 챔피언십이 역사적인 첫 일본 대회를 개최한다. 도쿄 료고쿠 국기관에서 열리는 '원 챔피언십 - 뉴에라'에는 타이틀전만 무려 4개가 배치됐고, 전 UFC 챔피언도 두 명이나 출전한다. 오프닝 매치는 다름 아닌 한국의 윤창민(24, 팀매드)이 장식한다. 윤창민은 "주최측에 '당신들 사람 제대로 봤다. 난 여러모로 쓸모 있는 놈이다'라고 증명할 것"이라고 출사표를 던졌다. "원 챔피언십에서 챔피언이 되는 게 내 운명이라 믿는다. 이 경기는 그 첫 계단이고 절대 미끄러질 생각이 없다"라고도 말했다.

일본의 격투 서바이벌 프로그램 '격투대리전쟁' 두 번째 시즌에서 추성훈의 선택받아 우승까지 차지한 윤창민은 현지에서의 인기를 인정받아 개막전에 출전하게 됐다. 그는 "메이웨더-텐신 전을 보러 갔는데 사진 요청이 엄청 많이 들어왔다. 한국에서는 상상도 못할 일이었다"며 인기를 실감하고 있다 말했다. 또한 "이렇게 쟁쟁한 선수가 많은데 대진에 들어갔다는 자체가 진심으로 영광"이라며 "말하는 지금도 소름이 돋는다"고 밝혔다.

항상 원정경기를 뛰는 입장이었던 윤창민은 이런 환대가 익숙지 않다고 쑥스럽게 말했다. 윤창민은 "난 항상 '너는 질 거다'하는 분위기에서 싸워왔다. 나를 위한 잔치를 열어주고 모든 사람이 날 응원해주니 '아 무조건 끝내야겠다'는 부담감이 들더라"라고 전했다. "하지만 상대도 프로인 이상 경기장에 들어오면서 무기 하나 정도는 들고 오기 마련이다. 방심하면 큰코다친다"며 "중요한 경기인만큼 성급하지 않으려 한다. 경기를 길게 보고 즐기면 자연스레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그만큼 자신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윤창민은 실력뿐 아니라 흥행성에도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는 "날 응원해주는 일본 팬도 많고, 외부적인 활동이나 패션 등 스타가 되기 위한 준비는 다 갖췄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꾸미는 모습만 보고 '파이터가 아닌 것 같다'는 말도 자주 들었다. 근데 (조)남진이 형과 사주도 봤는데 태생이 어쩔 수 없는 파이터라 하더라"라고 웃으며 말했다.

상대 발라 셰티에 대해서는 "무에타이 전적이 좋더라. 8연속 우승 경력도 있었다. 원 챔피언십에서는 2전 2패인데 운이 안 따른 부분이 있어 보였다. 한 번은 후두부를 맞고 쓰러졌는데 TKO패를 당하더라"라고 전했다. "스텝과 잽만으로도 이긴다는 자신감은 있지만 스스로를 과신하지 않으려 한다"며 "냉정히 말하자면 한 방을 조심해야 한다"고 경계하는 모습을 보였다.

체급을 잘못 알아 한 방이 더 부담스러워진 부분도 있었다. 윤창민은 "팀에 원 챔피언십을 가본 사람이 없다 보니 계체 방식에 대해 알 방법이 없었다"라며 "(원 챔피언십 기준으로) 난 완벽히 페더급 선수인데 라이트급 경기로 준비하고 있었다"라고 토로했다. "체중을 유지하려고 감량이 아니라 삼시세끼에 디저트까지 챙겨 먹는 게 일이다. 이번 경기만 끝나면 무조건 페더급으로 내려갈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윤창민은 "평소 77kg급 선수와 한 두 번 스파링한 것도 아니고 힘으로도 오히려 이긴다"며 "뭘 해도 이길 자신이 있다"고 밝혔다. 그래서 오히려 스스로를 많이 경계하고 있으며 팀 선배 '스턴건' 김동현에게도 같은 조언을 들었다고 했다. "형이 '전쟁에 작은 전쟁 큰 전쟁이 어딨냐. 한 번 지면 죽는 거다'라고 하시더라. 사실 나부터가 주변에서 이긴다고 하면 '그럼 어떻게 이겨야 하지'를 고민하고 동기부여를 받는 사람이다"라고 말했다.

"그래서 요즘은 평소 싫어하던 훈련을 많이 하고 있다"는 윤창민은 "원래 타격과 유산소 훈련만 좋아했는데 이제는 그라운드, 타격을 하더라도 그라운드를 섞는 연습을 한다. 안 쓰던 부위를 쓰니 입술도 터지고 너무 힘들다"며 손사래 쳤다. "그런데 이렇게 3~4개월을 하니 강해진 게 몸으로 느껴진다. (김)동현이 형한테 '매미권'도 전수받으면서 웰라운더가 돼가고 있다. 이제 원 챔피언십에서 '팀 매드'하면 피하고 싶게 만들어줄 것이다"라며 미소 지었다.

여담으로 멘토이자 선배인 추성훈은 "무서운 줄 알았는데 너무 자상하시다. 항상 해주시는 말이 '감기 조심해라'셨다. 그런데 정작 내 결승 때 형이 감기에 걸려 오셨더라"라고 웃으며 말했다. "이번엔 내 경기를 세컨 봐주고 VIP석으로 내려가 남은 대회를 관람하실 것 같다"고 전했다.

끝으로 윤창민은 "지금처럼 격투기에 진지하게 임하기 전에는 항상 무패 파이터가 우상이었다. 정작 싸우기 시작하면서는 도널드 세로니나 마크 헌트처럼 누가 와도 빼지 않는, 지든 이기든 계속 싸우는 선수들이 멋있더라. 좋은 길로만 가서 챔피언이 되기보다 내키는 대로 싸워보고 싶다. 올해도 세 경기는 치르고 싶다"고 말했다.

더불어 "원 챔피언십에서 선수를 대하는 태도가 너무 좋았다. 차트리 시티오통 대표님이 '우리 선수들은 나이 들고 경기력 떨어졌다고 굶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하더라. UFC 진출보다도 난 원 챔피언십에서 오래 싸우고 싶다. 가더라도 지금 벤 아스크렌처럼 원 챔피언십 대표로 가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유하람 기자 rank5yhr@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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