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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RCC] '타이틀 조준' 조승현 인터뷰 2부 "싸움도 멘탈도 지지 않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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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RCC] '타이틀 조준' 조승현 인터뷰 2부 "싸움도 멘탈도 지지 않는 이유"
  • 유 하람
  • 승인 2019.03.25 16: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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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승현 본인 제공

[랭크5=천안, 유하람 기자, RANK5 영상팀] (1부에서 이어짐)

각별한 사제지간이기 때문일까. 조승현(26, 크레이지 광 짐)은 스승과 마찬가지로 엄청난 KO율을 자랑한다. 아마추어시절부터 지금까지 7승을 거두면서 단 한 번도 판정까지 가본 적이 없다. 그는 20일 랭크5와의 인터뷰에서 "내가 원래 타격가기도 하지만 이광희 관장님 영향도 컸다"고 인정했다.

다만 조승현은 "KO를 시켜야겠다고 의식한 적은 단 한 번도 없다"고 딱 잘라 말했다. "KO를 의식하면 오히려 경기가 잘 안 풀린다. 작전대로만 하자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잡아보면 안다. 지금 당장 밀려도 결국 내가 이긴다는 걸. 그래서 1, 2라운드에 밀려도 조급해하지 않는다. 점수를 신경쓰지 않고 내 페이스만 유지하면서 기회를 찾는다. 당연히 이길 거란 확신을 가지고 풀어나가다보면 자연스레 KO가 나왔다"

이 자신감의 배경엔 철저한 준비가 있었다. 이광희 관장부터 나서서 밤을 지새워 상대를 분석한다. 조승현은 "경기영상을 새벽까지 분석해 A4용지에 장단점을 빼곡히 써오신다. 어떻게 싸워야 할지, 어떻게 훈련해야 할지 전부 다"라며 혀를 내둘렀다. 이어 "그러곤 내게도 한 장을 주시고 내 생각도 적으라고 하신다. 내 장점을 어떻게 활용해 싸울지 써보라고 하신다. 내가 스스로 방법을 찾도록 고민할 시간을 주신 뒤 생각을 맞춰보신다"고 밝혔다.

"관장님 생각엔 빈틈이 이렇게 보이는데 내가 소화하기 불편하면 내 뜻대로 하자고 하신다. 그렇게 루틴을 짜서 매일 아침저녁으로 훈련한다. 솔직히 이렇게 관장님이 이끌어주지 않으셨으면 이렇게 많이 이기지 못했을 것 같다"

경기가 끝나도 '생각하기'는 멈추지 않는다. "관장님은 이기고 돌아와도 항상 반성문을 쓰게 하신다. 오늘 뭘 잘못했고 그래서 어떻게 보완해야할지 쓰라고 하신다"고 밝혔다. 조승현은 "뿐만 아니라 대회가 있어 보러가면 밴텀급 중심으로 선수에 대해 엄청 자세하게 현장에서 알려주신다. 난 경기를 보고 느낀 점을 또 적는다"면서도 "그런데 요즘은 자주 안 시키신다"고 웃으며 말했다.

https://www.youtube.com/watch?v=yzWqtdOJlTc

한편 조승현은 육체단련이 아닌 멘탈관리에는 또다른 조력자가 있다고 이야기했다. "마음이 급해지면 그만큼 빨리 지치고 경기도 망친다. 난 절대 흔들리지 않는다"는 조승현은 심리상담사 어머니와 스포츠 심리학 전공을 가르치신 전상완 호서대 교수에게 큰 도움을 받았다고 밝혔다.

"어머니는 평소에도 내 표정과 말투로 상태를 점검하신다. 어려울 땐 옆에서 상담치료도 해주시면서 매 시합 힘을 주신다. 교수님은 수업 끝나고도 따로 불러 경기장에서 도움이 될 멘탈 관리법을 알려주신다"

덕분에 조승현은 "누구에게도 심리전에선 안 밀린다"고 자부한다. 그는 "선수들이 도발해도 난 흥분하거나 말리지 않고 웃어 넘긴다. 자기가 불안하니까 자신이 없으니까 오히려 도발하는 거라고 생각한다"며 "내가 준비한 것만 잘 할 수 있도록 몰입한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방법도 이야기했다. 조승현은 "선수마다 긴장 관리법이 있다. 나로 예를 하나 들자면 난 손을 계속 턴다. 긴장이 안 되더라도 평정심을 유지하기 위해 한다. 내 안의 긴장을 밖으로 털어내는 느낌이다"라고 설명했다. "아마 의식하면 계체량 때부터 내가 많이 손을 터는 게 보일 거다. 그렇게 관리를 하다보니 절대 필요 이상으로 긴장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 비법은 체급차 앞에서도 통했다. 12월 조승현은 단 17일 만에 두 경기를 치렀다. URCC 마닐라 대회에서 승리하고 돌아온 그에게 이광희 관장은 한 대회에 펑크가 났다고 알려줬다. 조승현은 "시합 직후라 몸 상태가 최상이었고 부상도 없었다. 다만 두 체급이나 차이가 나서 고민했는데 싸우는 게 직업인 파이터가 빼면 되겠나 싶어서 대체투입을 수락했다"고 밝혔다.

경기는 쉽지 않았다. 조승현은 "(상대가)확실히 무겁더라. 두 체급 차이다보니 잡아보는 순간 10kg이란 체중 차이가 확 느껴졌다"고 회상했다. "그래도 자꾸 신경쓰면 멘탈이 흔들릴 것 같아 같은 체급이라 생각하고 싸웠다. 그리고 그날 베스트 KO상은 내가 받았다"며 씩 웃어보였다.

하지만 인터뷰 중에도 조승현의 멘탈관리는 이어졌다. 이내 그는 표정관리하며 "운이 좋았다. 항상 자만하지 않고 운 좋게 이겼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이젠 감량과 컨디셔닝에 요령이 생겨 언제나 싸울 수 있는 몸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언제든 아무나 불러만 달라. 강한 상대일수록 좋다"며 '근거 있는 자신감'을 드러냈다.

(3부에서 계속)

rank5yhr@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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