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26 15:23 (화)
실시간
핫뉴스
[정성훈 칼럼] 한국 주짓수 시장은 레드오션일까?
상태바
[정성훈 칼럼] 한국 주짓수 시장은 레드오션일까?
  • 정성욱
  • 승인 2019.06.25 03:3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개그맨 허경환은 주짓수 대회에 출전해 입상을 하기도 했다. 최근 많은 연예인들이 주짓수를 수련한다. (C) 정성욱 기자

[랭크5=정성훈 칼럼니스트] 생각해보면 최근 주짓수의 위상은 정말 많이 달라졌다. 처음 주짓수를 시작할 때만 해도 어머니가 내게 다이어트 프로그램인 쥬비스를 착각해서 말씀하시던 게 기억이 난다. 사람들에게 주짓수를 한다고 말하면 "아, 그거 알아" 하면서 카포에라를 설명하는 사람도 있었다. 운 좋게 집에서 가까운 곳에 도장이 있었지만, 2000년대의 주짓수 도장의 수는 그렇게 많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어느덧 시간이 흘러서 주짓수는 이젠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많은 연예인들이 주짓수를 수련하고 있고 심지어 UFC 파이터 김동현도 주짓수 대회에 출전하고 있다. 국내 BJJ 커뮤니티도 활성화되고 있다. SNS에는 주짓수에 관련된 영상을 공유하는 다양한 그룹들이 활동하고 있다.

사람들은 친구를 태그로 걸고 기술에 대해 토론하기도 하며, 주짓수 도복이나 래시가드처럼 직접적인 연관이 없이 주짓수 자체를 테마로 한 티셔츠나 의류들을 판매하는 곳들도 생겨났다. 말 그대로 하나의 트렌드가 된 셈이다.

2010년으로 접어들며 주짓수 체육관이 우후죽순 생겨나기 시작했다. 과거 체육관을 찾아 한 시간을 버스를 타고 이동했던 내 주변의 형, 동생들의 이야기는 전설이 됐다. 수도권에서는 지하철 한두 정거장 사이에는 주짓수 체육관이 있다. 심지어 지방에도 30분 거리 내에 없는 곳을 찾기가 힘들 지경이 되어가고 있다. 이제 주짓수 수련을 원하는 사람들은 얼마든지 쉽게 주짓수 도장을 본인의 기호와 지도자의 성향에 맞추어 도장을 찾아갈 수 있는 환경 속에 살고 있다.

국내에서 가장 큰 주짓수 커뮤니티 플레이주짓수

대회는 2주에 한 번꼴로 열리고 심지어 날짜가 겹쳐서 조정을 하기도 한다. 당장 인스타그램에 '주짓수'라는 해시태그로 검색만 해보아도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전국에서, 아니 해외에서 수련을 하고 있는지 금방 알 수 있다.

한편 많은 체육관이 생겨나는 만큼, 사라지는 것도 많이 봤다. 도장의 개수가 하나 둘 늘어나던 시기에 운이 따르고 시기가 맞아, 좋은 자리를 선점하고 네트워크를 키워나간 지도자들도 있었지만, 그렇지 못한 지도자들도 많았다.

발 디딜 틈 없이 계속해서 생기는 도장은 수련자에게는 선택의 기회임과 동시에 지도자들에게는 운영에 대한 압박으로 다가오기 시작했다. 심지어 상권에 대한 침해를 주장하며 주변 도장에 항의를 하러 찾아가는 일들도 빈번하게 생기고 있다. 아마 체육관이 계속해서 생겨나는 상황은 아마 내 예측으로 향후에도 당분간 계속될 것 같다.

물론 상황은 계속 변할 수 있다. 대한민국의 1세대 주짓떼로들이 해외에서 분투하며 본인들의 뿌리를 만들어 나가던 시기는 지났다. 국내에는 수많은 네트워크들이 자리를 잡았고, 그러는 사이 아시안게임으로 주짓수가 정식으로 채택되었다.

한국은 첫 대회부터 메달리스트를 둘이나 만들어냈다. 엘리트 체육인을 중, 고등학교 때부터 집중적으로 육성하는 한국의 특성상, 향후 주짓수 특기생들이 생겨날 가능성도 얼마든지 있다. 그렇게 된다면 체육관에는 주짓수를 전공으로 수련할 학생들이 생길 것이며, 이후 올림픽까지 채택이 된다면 아마 유도 못지않은 효자종목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생각한다.

수도권 주짓수 체육관 분포도. 검정색이 주짓수 체육관.

트렌드라는 것이 앞으로 어떻게 바뀔 것인지는 장담할 수 없다. 프라이드 전성기 시절 그 작았던 파라에스트라 도쿄 본관의 관원 수는 1000명이 넘었다고 한다. 지금도 일본의 유술 수련인구는 많다고는 하나 붐이 일던 그런 시기와는 다르다. 그처럼 우리나라도 앞으로의 방향은 예상할 수 없지만, 다만 우리나라의 현재의 주짓수의 트렌드는 굉장히 긍정적인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고는 생각한다.

지금도 체육관을 개업하기 위해 고민하고 있는 분들이 계시리라 생각한다. 블루오션이었던 시기는 분명 지났다고 하지만, 이후의 흐름은 아무도 알지 못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지도자들은 이미 힘든 시기를 견디고 있거나, 견뎌냈을 것이다.

오로지 주짓수를 순수하게 사랑하는 마음으로 도장을 시작했다고 해도, 결국 경제적인 현실이라는 것은 냉정한 것이다. 난 진심으로 모든 지도자분들이 호황을 맞이하셨으면 좋겠다. 그렇게 되어 더 많은 사람들이 더 양질의 주짓수를 교육받을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 지길 진심으로 바란다.

지금의 긍정적인 흐름이 대한민국의 모든 관장님들께 희망이 되어주길 기대해본다.

pivada87@naver.com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