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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훈 칼럼] 라클란 자일스 세미나를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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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훈 칼럼] 라클란 자일스 세미나를 가다
  • 정성훈 칼럼니스트
  • 승인 2019.12.03 03: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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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ADCC 최고의 스타의 세미나 참가 후기
정성훈 칼럼과 라클란 자일스
정성훈 칼럼과 라클란 자일스

[랭크5=정성훈 칼럼니스트] 라클란 자일스(호주)는 2019년 최고의 한해를 보내고 있는 노기주짓수계의 대 스타이다. ADCC에서의 활약 덕분에, 각종 렉쳐를 찍고 여러 나라와 도시들을 돌아다니면서 세미나를 하고있다. 그런데 마침, 유럽투어 중인것을 우연히 발견한 나는 여기서 3시간 거리인 암스테르담에 여행 겸 세미나를 들으러 가보는게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정말 갑작스러웠지만 급히 휴가를 쓰고, 비행기에 올라 암스테르담으로 향했다. 

세미나는 암스테르담 트레이닝 센터라는 체육관에서 열렸고, 나는 기대에 부푼 마음으로 체육관으로 향했다. 그리고 우연히도 체육관에 가는길에 자일스 부부를 만났다. (라클란과 리비아 자일스 부부로, ADCC 2019에도 동반 출전했으며 리비아는 한국에서 세미나를 이미 한차례 한 적이 있을정도로 한국과도 인연이 있는 선수다.) 사실 출발하기전에 라클란에게 인터뷰를 할수 있느냐고 물었는데 흔쾌하게 승낙했었고, 같이 걸으면서 이런 저런 인터뷰에대한 사전조사를 가볍게 하면서 체육관으로 향했다. 한국에서 세미나를 들으러(정확히는 모스크바에서) 암스테르담에 온 사람이라는 점에서 자일스 부부는 굉장히 반가우면서도 신기하게 생각 했던것 같다. 

일부러 영국에 있는 친구가 세미나를 참가한것을 알고 어떤 수업의 내용이었는지 물었는데, 힐 훅과 그에 대한 방어 수업이라고 대답을 들었었다. "이거다!" 평소부터 하체관절기에 대한 관심이 지대한지라, 기대감이 더욱 부풀어 올랐다. 그리고 수업 내용은 역시 본인의 특기인 50 대50 상황에서의 힐 훅과, 본인의 특기 자세인 가드에서의 힐 훅 엔트리에 관한 수업이었다. 세미나 시작 전에 라클란이 그날 참가자들에게 물었다. 

"혹시 여기서 힐 훅을 자주 사용하시는 분이 있나요?"

나같은경우야 지금 자의 반, 타의 반 노기 위주로 수련을 하고있기때문에 바로 번쩍 손을 들었지만 주변 사람들은 사실 손을 많이 들지는 않았다. 절반 정도라고 할까. 그러자 다음 질문이 이어졌다.

"그럼 힐 훅을 한번도 해보지 않으신 분이 있을까요?"

놀랍게도 한명이 손을 들었고, 그러고 나서 라클란이 말을 이어갔다.

"사실 이전 세미나에서 수업중에 한 명이 기술연습을 하다가 탭을 늦게 쳐서 다쳤거든요. 그래서 혹시나 여기도 비슷한 상황이 생길까봐 물어봤어요. 힐 훅은 아프다고 해서 탭을 치는 기술이 아닙니다. 어디까지나 이해를 하셔야합니다" 

힐 훅에 대한 칼럼을 쓴 적도 있지만, 그 기술을 연습하는데 있어서는 상대방과 본인의 이해가 가장 중요하다. 그 점을 라클란이 먼저 지적을 하고 시작을 해서 인상깊었다. 그리고 바로 본 수업으로 들어갔다.

수업의 시작은 힐 훅 그립에 관한 것이었다. 이전 제프몬슨의 세미나에서 남북초크의 디테일에 크게 감명을 받았던것처럼, 라클란의 힐 훅 그립에도 본인만이 연구해낸 디테일이 있었다. 개인적으로 나도 힐 훅에 대해 많은 공부를 하고, 많은 경기들을 보며, 많은 강좌들을 보지만 어디서도 잘 보지 못했던 디테일들에 대해서 설명해 나갔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힐 훅은 사실 힐 훅이 아니다' 라고 강조했던 점이다. 쉽게말해 발목 그립을 완성 하고, 옆쪽으로 거는 니바(Side Kneebar)라고 이야기를 했던것이 가장 기억에 남았다. 그립만 제대로 고정이 되면 얼마나 강하게 무릎을 돌리는게 문제가 아니라, 무릎 자체를 공격을 하느냐에대한 본질로 가는 부분에 주목하고 있옸다. 그리고 돌리는 것은 그 다음에 해당하는 이야기였다. 쉽게말해 "얼마나 무릎을 효과적으로 공격할수 있는가" 라는 본질이었다. 

라클란 자일스 세미나 모습
라클란 자일스 세미나 모습

이전 칼럼에서 다룬 바 있는 존 다나허는 하체공격에 대한 새로운 지평을 연 사람이다. 모두가 무시하고 있던 힐 훅으로 접근하는 방법을 새로이 연구해서 만들어냈고, 전체적인 트렌드를 바꿨다. 존 다나허가 그러한 접근방식인 '레그락 엔트리'에 대해서 연구를 했다고 하면, 라클란은 무릎 자체를 공격하는 본질을 연구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각도에 대한 디테일, 고정에 대한 디테일. 그리고 '본인 생각' 이라고 애써 말하지만 ADCC라는 최고의 무대에서, 본인보다도 최소 두 체급 위인 최고 수준의 선수들인 카이난 두아르테, 패트릭 가우디오, 마흐메드 알리를 똑같이 쓰러뜨리며 검증된 틀릴수 없는 50 대 50 자세의 변형인 80 대 20 자세에서의 공격. 그야말로 증명된 기술의 세미나인 셈이었다. 

아쉽게도 세미나 자체는, 본인의 BJJ FANATICS와의 계약 때문인지 촬영은 금지되어 있었지만, 내가 직접 해보고 찍는것은 괜찮다고 해서 열심히 수업을 들으면서 어설픈 내 자신을 촬영하기를 반복했다. 그렇지만 힐훅에 대한 효과적인 디테일을 공부할수 있었다. 

거기다 운좋게도 50명 인원 전체에서 3명만 라클란과 스파링을 했는데 그중에 한 명으로 뽑혀 같이 스파링도 하면서 여러가지 새로운 느낌을 받을수 있었다. 정말 소중한 순간이었다. 다른 나라에 돈을 쓰면서 비행기를 타러가는게 대수일까! 훌륭한 선수와 직접 만나 그 선수의 기술에 대한 지론을 듣고, 함께 몸을 부딪힐수 있었는데 말이다. 정말 훌륭한 세미나였고, 혹시 한국에서도 세미나가 열린다면 많은 노기주짓수 수련자들이 꼭 참여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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