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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훈 칼럼] 주짓수 체육관 회비와 관장님들의 고충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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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훈 칼럼] 주짓수 체육관 회비와 관장님들의 고충에 대하여
  • 정성훈 칼럼니스트
  • 승인 2019.12.31 17: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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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원과 관장님, 그 사이를 잇는 회비

[랭크5=정성훈 칼럼니스트] 많은 사람들이 주짓수를 수련하게 되고, 나도 내 지인들에게 주짓수를 수련하는것을 추천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주짓수의 회비에 관한 질문을 하고는 한다. 사실 회비라는것, 즉 돈을 지불한다는 것은 굉장히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그럼에도 관장님들에게는 회비에 대한 많은 고충이 있다고 생각을 한다. "깎아주시면 안되요?" 부터, "바빠서 못나왔으니 이월 가능할까요?", 혹은 수련을 하는듯 안하는듯 애매하게 놀러오는 사람들까지. 이번 글에서는 회비에 대한 나의 생각을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시장경제체제가 성립이 된 현대 사회에서는 기본적으로 재화와 서비스의 생산이 이루어지고, 그것을 구매하기 위해 돈을 지불한다. 그러나 주짓수 체육관, 나아가서 다른곳에서라도 주로 회비를 내는 곳에서는 사제의 관계가 성립이 되는것이 일반적이다. 그런데 주짓수에서 사제의 관계는 헬스클럽에서 운동을 하는 것이나, 단지 토익 학원에서 선생님들이 가르치는 것을 공부하는 것과는 조금 다른 방향의 관계라고 생각을 한다. 그것은 띠에 수여가 오롯이 스승에게 달린 인보증이라는 점에서 비롯된 것이기도 하고, 또 직접적으로 스승과 몸을 맞대고 상호 교류를 해 나가는 가르침이라는 점에서 비롯된것이라고 본다. 

따라서 나는 기본적으로 회비가 스승과 제자의 관계를 성립해주는 첫번째 작은 약속이라고 생각한다. 예외는 얼마든지 있을수 있지만 (나같은 경우에도 본 소속이 아닌, 다른 체육관에서 다른 관장님께 회비를 내면서 가르침을 받고 있다) 제자는 스승에게 지속적으로 회비를 지불할 의무를 가진다. 그리고 반대로 스승은 제자가 내는 회비를 바탕으로 체육관을 쾌적하게 운영하고, 제자들에게 본인의 주짓수를 최선을 다하여 가르칠 의무를 가진다.

너무나 당연한 말이고, 많은 수련생들이 잊고 있지만 본인이 수련하는 도장은 모두 자신이 내는 회비에서 관장님을 통해 만들어지고 운영되고 있다. 이러한 부분을 망각하는데서, 서론에서 언급한적이 있던 질문들이 등장하게 된다고 생각한다. (물론 수업을 들어야 하는 제자에게 수업을 강요한다던지, 혹은 누가봐도 불합리한 수업을 진행한다고 하면 그것은 다른 문제라고 하겠다.) 

그리고 이러한 질문들은 '천하제일 가성비대회'로 이어지기 쉽다. 내가 아는 누구의 도장은 회비가 얼마던데? 내가 아는 다른사람의 도장은 회비가 더 싸던데? 라고 무조건 싼 회비를 찾게되는 상황. 주짓수의 수련의 본질과는 멀어지고 가성비가 성립될수 없는 주관적인 가르침의 영역에서 무조건 싼 가격을 찾고, 더 싼 도장을 부러워하는 방향으로 본인의 주짓수가 흘러가게 되는것이다.

본인의 주짓수에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 본인의 주짓수를 위해 관장님께서 어떠한 희생을 하시는지, 무엇을 감수하시는지는 중요하지 않고, 오로지 '싸게 운동할수 있는 곳'을 찾게되는 것이다. 아무리 천재적인 재능이 있는 선수라고 할지라도, 과연 그러한 방향이 본인의 주짓수를 더 나아지게 할 수 있을까?

그렇기에 일전에 '무료 주짓수'가 생겼다는 이야기를 듣고 나는 굉장히 의아하게 생각했다. 아무리 내가 돈이 많은 사람이라도, 가령 내가 건물주라서 내 건물이라 마음대로, 무료로 임대료조차 없이 도장을 운영하게 된다고 해도 나는 아주 적은돈이나마 회비를 받아야만 한다고 생각했다. 내가 얼마나 금전적으로 여유롭냐의 문제가 아니라, 나는 그것이 위에서 언급한것과 마찬가지로 스승과 제자의 관계를 성립해주는 첫번째 작은 약속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회비로 운영되지 않는 체육관이 있을 수 있고, 그것이 다를수는 있어도 틀린 것이라고 생각은 하지 않는다. 운영하는 분들의 나름대로의 철학과 생각이 있을 것이고, 그것이 옳다고 생각하시기에 그렇게 체육관을 운영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그렇지만 그러한 체육관에서 받는 가르침의 방향이 과연 내 주짓수를 더 올바르고 좋게 만들 수 있는 방향일지는 잘 모르겠다. 아니, 사람마다 생각하는게 다를 수 있을지라도 나는 절대 아니라고 생각한다. 

덧붙이자면 사실 그토록 가성비를 따지는 한국의 주짓수 회비는 그렇게 비싼 편이 아니다. 해외의 웬만한 체육관들은 월 200 달러가 넘는 가격을 지불하고, 소위말하는 명문팀에서는 월 300 달러가 넘는 회비를 지불한다. 1년 단위로 지불한다고 해도 200 달러에 육박한다.

내가 수많은 해외의 체육관을 다녀보고 수련을 해 봤지만 국내에 있는 지도자분들의 세월이 쌓인 가르침은 결코 해외 명문팀들의 가르침에 뒤지지 않는다고 확신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회비가 20만원이 넘는 도장을 나는 아직 국내에서 단 한번도 보지 못했다.

특히 엄청난 임대료를 자랑하는 서울의 대부분의 도장들은 (아직까지는) 그러한 저렴한 회비로 운영이 되고 있는 셈이며, 관장님들은 그러한 도장의 경영에 힘들어하시고, 심지어 내가 수련하는 지난 오랜시간동안 많은 폐업을 목격해왔다.

주짓수를 수련하시는 분들이라면, 누구나 주짓수를 잘하고 싶다는 생각을 누구나 해보지 않았을까? 회비는 그 아주 작은 첫번째 과정임을 잊지 않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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