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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우창 칼럼] 종합격투기 대회, 그 첫 직관의 감상은(제우스 FC 03회 감상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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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우창 칼럼] 종합격투기 대회, 그 첫 직관의 감상은(제우스 FC 03회 감상기)
  • 성우창 칼럼니스트
  • 승인 2020.01.16 06: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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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우스 FC 003 in 서울
제우스 FC 003 in 서울
제우스 FC 003 in 서울

[랭크5=성우창 칼럼니스트] 2020년 1월 11일, 서울 강서구 화곡동에 있는 KBS아레나 홀에서 올해 첫 국내 격투기 대회가 열렸다. 이번으로 세 번째 흥행을 맞이하는 제우스 FC다.

 
아레나 홀에 도착하기 직전까지만 해도 다소 우려가 많았다. 아직 비교적 낮은 종합격투기 인지도와 더불어 이제 세 번째로 역사가 짧은 제우스 FC 특성상 많은 관중이 찾을 거라 예상하기 힘들었기 때문이다. 특히나 격투기 팬들의 정작 낮은 직관율로도 적잖게 말이 나왔던 적이 있는만큼, 보는 사람이 무안할 정도로 썰렁한 분위기 속에서 선수들의 타격음, 공허한 세컨드의 외침이 경기장을 울릴 거로 생각하니 조금은 직관 결정을 후회하기도 했다.
 
그러나 우려와 달리 아레나 홀은 꽤 많은 사람으로 붐볐으며, 만원을 채우지는 못했더라도 대략 관객석의 70%를 메워 홀로 상상했던 그런 무안한 상황은 면하게 되었다. 후술하겠지만, 이들 대부분은 참가 선수 소속의 체육관 관계자, 수련생들이었으며 그 체육관을 통해 단체로 티켓을 예매한 듯 보였다. 이들은 각자의 소속 선수를 응원하기 위해 제법 열띤 함성을 내질러 경기장을 달아오르게 했고, 개중에는 원 FC에서 활약 중인 팀 스턴건의 윤창민 선수의 모습도 찾아볼 수 있었다.
 
대회 수준도 이에 못지않게 기대 이상이었다. 단순히 직관의 마법이었는지 모르겠지만, 전체적으로 재미있었다는 것이 내 결론이다. 팀 스턴건 선수들은 그들의 스승이 연상되는 찐득한 그래플링으로 능수능란하게 상대방의 백 포지션을 독점했으며, 코리안좀비MMA 소속 선수들의 세컨드로 정찬성 선수가 참여하여 사람들의 눈길을 끌었다. 파라에스트라, MMA 스토리 등 다른 참가 체육관 선수들의 경기 모두가 훌륭했으며, 이창호 선수와 황성국 선수의 명경기가 피날레를 장식했다.
 
제우스 FC 003 in 서울, 대회 시작 약 한 시간 전.
제우스 FC 003 in 서울, 대회 시작 약 한 시간 전.

 

부끄럽게도 한 가지 고백하자면, 필자는 이 직관이 첫 종합격투기 직관이다. 일부러 직관을 기피한 것은 아니지만, 굳이 시합장을 찾기에도 섣불리 손이 가지 않았던 탓이다. 섣부른 판단일지 모르지만, 나뿐만이 아니라 다수의 팬 역시 UFC 같은 유명 단체가 아닌 한 굳이 직관에 매달리는 경우는 없으리라 생각된다.
 
비단 격투기만이 아니라 어떤 종목이든 당연하다면 당연한 현상이다. 축구나 야구와 같은 소위 ‘주요 종목’이 아니라면 말이다. 이런 현상은 이번 제우스 FC 003 대회의 티켓구입 과정에서도 잘 알 수 있었다.
 
제우스 FC 관람을 결심했을 때 가장 난감했던 것은 티켓구입 창구의 부재였다. 제우스 FC 공식 홈페이지는 작년 002대회에 업데이트가 멈춰져 있었다. 주요 마케팅 수단으로 보이는 페이스북, 인스타그램에도 별다른 정보가 보이지 않았다.
 
결국 페이스북 메신저를 통해 예매를 문의할 수밖에 없었는데, 이 과정에서도 소통에 상당한 문제를 겪을 수밖에 없었다. 여러모로 체육관을 통한 경로가 아닌 일반 티켓예매에 대한 대비, 시스템 마련이 얼마나 미비한지 짐작할 수 있었다. 다행히 전화 통화로 다른 직원과 소통하여 예매하는 데 성공했으나, 이 과정에서도 다소 난항이 따랐다. 하필 제우스 FC는 현장 티켓 판매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직관하려면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물론 이런 예매과정에서의 불편함을 직원 탓만 할 수는 없다. 대회 측에서 일반 티켓 판매 수요를 거의 전무하다고 생각하고 굳이 절차를 마련하지 않은 것이며, 얼마나 팬들의 직관율이 저조한가 알려주는 방증이다. 그간 격투 커뮤니티에서 이런 문제가 잘 지적되지 않았던 것도 근거 중에 하나로 볼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이러한 문제점을 그냥 방치할 수는 없다. 앞으로는 같은 문제를 안고 있는 대회사 측에서 현장 판매를 지원하거나, 페이지 한 칸을 할애하더라도 일반석 판매경로를 홍보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제우스 FC 003 in 서울, 최한길 선수 세컨드로 참가한 정찬성
제우스 FC 003 in 서울, 최한길 선수 세컨드로 참가한 정찬성(좌)

 

제우스 FC는 이제 3회 대회를 치르는 신생대회다. 고정 팬덤은커녕 이목을 끌 정도의 스토리텔링이 존재하지 않는다. 이런 대회의 경우 상술한 직관율이 떨어지는 문제도 있지만, 방송상으로도 그다지 눈에 띄는 시청률을 보여주지 못한다.
 
당연하다면 당연한 이유다. 대회에 대한 관심도는, 당연히 훌륭한 선수들에 의한 질 높은 경기도 중요하지만, 결국 선수 간 스토리텔링이 어느 정도 들어가야 한다. UFC, 혹은 국내의 로드FC의 예를 보면 이를 느낄 수 있다.
 
다행히 이들 대회들은 각 국가시장 선점 효과를 통해 비교적 쉽게 자리 잡은 후 역사를 이어나가 독자적 스토리를 구축할 수 있었고, 이런 대회에는 소수나마 직관 팬도 존재한다. 방송상으로도 범위를 넓히면 정말 많은 이들이 관심을 두고 실시간 중계를 시청한다. 새삼스럽지만, 이런 관심은 다시 해당 단체의 질과 양적 성장을 불러일으키며 생명을 연장하는데 선순환을 일으킨다.
 
제우스 FC 003 in 서울, 관중석 중 일부
제우스 FC 003 in 서울, 관중석 중 일부

 

중소단체는 재미없다는 편견이 있다. 필자도 예외는 아니었다. TFC라든가 AFC, 더블지FC 등은 각 잡고 시청하려 해도 관심 선수의 시합이 지나가면 금방 흥미와 집중을 잃어 채널을 돌리곤 했다.
 
이번 직관 결과 느낀 것은 그것이 단순히 대회 수준이 낮아서라기보다, 앞서 말한 스토리 부재에 따른 흥미 저하에 따른 이유가 크지 않은가 싶다. 이번 대회, 필자가 눈앞에서 본 선수들은 거의 다 무명에 가까운 선수들이라 봐야 한다. 메인 카드에 포진한 선수들 정도면 오랜 기간 국내 격투계에 관심 가진 분들일 경우 한 번씩 봤을 이름이겠지만, 대다수 라이트 팬, 해외 중심 팬들의 경우 생소한 것이다.

그런데도 필자는 방송으로 볼 때와 달리 한시도 집중을 잃지 않고 대회를 즐길 수 있었다. 눈을 통해 온몸으로 느껴지는 선수들의 박력, 귀에 어리는 관중들의 응원과 타격음이 더욱 기분을 고양했다. 좁은 공간에도 대회사가 정성을 다해 준비했을 대회장 설계가 눈에 띄었으며, 이 많은 요소가 한눈에 들어오는 것은 절대 방송사 카메라 너머로는 알 수 없는 성질의 것이다.
 
불과 상기 몇 줄로는 다 설명할 수 없는 매력이 직관에 존재한다. 지금 당장 그 매력을 글줄로 표현하기에 무리가 있지만, 앞으로 그것을 가능케 하기 위해 올해는 시간이 허락하는 한 되도록 많은 대회를 직관하는 것을 작은 목표로 삼았다. 같은 격투기 팬의 입장으로서, 이 글을 읽는 독자들도 함께하면 어떨까 권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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