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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훈 칼럼] 작은 신체, 약한 신체로 주짓수를 배우는 분들을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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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훈 칼럼] 작은 신체, 약한 신체로 주짓수를 배우는 분들을 위해
  • 정성훈 칼럼니스트
  • 승인 2020.01.28 08: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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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짓수의 진정한 의미를 살리는 방법
작은 신체로 국내외 주짓수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내고 있는 조준용 Ⓒ박종혁 기자
작은 신체로 국내외 주짓수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내고 있는 조준용 Ⓒ박종혁 기자

[랭크5=정성훈 칼럼니스트] 모든 스포츠를 하는 사람은 개인적인 고민을 갖고 있을 것이다. 축구나 농구를 하는 사람들은 다리 길이가 더 길거나 키가 좀 더 컸으면 좋겠다고 생각을 할 수 있고, 역도를 하는 사람들은 훈련이 2, 유전이 8이라고 우스갯소리로 말하고 만큼 더 타고난 코어를 가졌으면 하고 고민하는 사람들이 있을것이며, 요가를 하는 사람들은 유연성을 떠올릴 수도 있겠다. 이처럼 각 스포츠마다 유리한 신체라는 것이 있고, 주짓수는 위와 아래가 정해져 싸운다는 점에서 무게가 굉장히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스포츠다.

나는 한국인 중에서 키도 무게도 큰 편에 속한다. 심지어 러시아나 네덜란드에서 운동을 하면서도 나보다 큰 사람이 생각보다 많지 않아서 나의 거대함(?)을 실감했다. 이런 키와 무게는 내가 주짓수를 시작할 때부터, 오랜시간 수련을 계속하며 굉장히 많은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긴 다리를 이용한 기술들과 비교적 무거운 신체는 주짓수에 빠르게 흥미를 붙이는데 도움을 주었다. 

나와 달리, 작은 신체에 운동을 전혀 해 본적이 없는 흔히 말하는 "인자약"(인간 자체가 약함)인 사람들의 경우, 운동에 대한 흥미를 빠르게 잃기 쉽다. '첫 탭'을 스파링에서 받기까지의 과정이 무게와 힘이 있었던 내게는 겨우 1주일이 걸렸지만 주변에서 6개월이 넘는 시간동안 한 번도 탭을 받지 못했다는 어느 경량급인 지인도 본 적이 있었다. '작은 사람이 큰 사람을 제압할수 있는 운동', '여자가 남자를 이길 수 있는 운동'이란 문구를 보고 주짓수를 찾은 사람들에게 어쩌면 초반 수련 과정은 이해 할 수 없는 운동일 수도 있겠다. 그래서 나는 그렇게 도장을 떠나는 분들도 많이 목격한 바 있다.

주짓수의 기술은 어느 정도 체급의 차이를 해소할 수 있다. 수업시간에 배우는 기술의 적용을 통해서 자신만의 특기와 세팅을 통해서 가드를 성립하고, 밸런스가 잡힌 탑 게임을 익혀나가다 보면 어느 순간 상대방과의 격차가 느껴지지 않는 순간에 도달한다. 몸이 약하다고, 혹은 작은 신체를 가졌다고 좌절하기 쉬운 관원들에게 이 시점은 굉장히 중요하다. 이 시점에서 평생 주짓수를 수련할지, 아니면 그만둘지가 정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지도자의 역할은 이 시점을 정확히 찾을수 있도록 흥미를 찾을수 있도록 지도해 주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대부분의 지도자들은 체급 차이가 크게 나는 흰 띠 관원들끼리는 스파링을 하지 못하도록 한다. 비슷한 무게, 실력인 파트너와 수련하며 본인의 게임을 찾을 수 있는 가이드 라인을 설정해주는 것이다. 

지도자의 역할만 중요한 것이 아니다. 무게가 나가는 유경험 수련자들은 작은 신체를 가진 흰 띠, 혹은 여자 관원에게 적당한 강도를 유지하며 스파링을 할 필요가 있다. 그를 통해 본인보다 더 큰 사람에게도 통할 수 있는 본인만의 기술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며, 가장 중요한 흥미를 찾을 수 있도록 해야 하는 것이다. 흰 띠에게 탭을 받아내려고 전력을 다 하기 보다는, 본인이 지금까지 해온 기술들을 적절하게 사용하면서 본인의 감각을 익히고, 흰 띠에겐 그러한 기술의 적응과 본인의 체계 성립에 도움을 줄 필요가 있다. 그렇게 수련을 계속한 흰 띠는 점차 적응하여 또 경량급의 상위 띠와, 혹은 자신보다 큰 수련인과 함께 섞여 안정적으로 수련을 할 수 있게된다. 

신체가 나보다 작은 나의 지인은 아직도 주짓수를 계속하고 있으며 현재는 갈 띠로, 상위 체급의 보라 띠와도 스파링을 할 정도로 준수한 실력이 됐다. 작은 신체를 가진 사람들의 주짓수를 포함해, 모든 주짓수 수련자들의 주짓수는 스스로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니다. 누군가와의 스파링, 드릴, 지도 등을 통해서 완성되는 것이다. 이는 평생 취미를 찾는다는 의미가 될 수 있고, 평생 수련할 수 있는 운동을 찾게 된다는 의미다. 

<엄청난 체급차로 화제가 된, 이번 유러피안의 마이클 무스메치와 마흐메드 알리>

작은 신체를 가진 동료 관원이 새로 들어온다면, 그 사람을 스파링 대상으로만 여겨서는 안될 것이다. 나의 주짓수와 그 동료의 주짓수를 위해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는지 항상 생각하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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