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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훈 칼럼] 직접 경험하고 봐온 러시아의 주짓수의 모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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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훈 칼럼] 직접 경험하고 봐온 러시아의 주짓수의 모든 것
  • 정성훈 칼럼니스트
  • 승인 2020.03.10 08: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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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년간 내가 직접 몸으로 체험하고 느낀 이야기

[랭크5=정성훈 칼럼니스트] 지난 칼럼들에서 몇번 밝힌 바 있지만, 나는 현재 러시아에서 거주하고 있다. 전공을 이쪽 잡았기에 계속  CIS 지역들에서 거주할 기회가 찾아오곤 했다. 우크라이나, 카자흐스탄 등 다른사람들은 평생 한번 방문하기도 힘든 지역에서 살 기회가 많았다. 현지에서의 일을 마치고 한국에 귀국을 앞두고 있는 지금, 이번 칼럼은 내가 지난 2년동안 직접 경험한 러시아 주짓수에 대해 느낀 점을 이야기를 해보고자 한다.

이젠 너무 완벽하게 동화가 되서 그냥 여기가 집이아닌가 생각이 든다.

러시아 주짓수의 현재 위치는?

러시아는 레슬링, 유도 강국이며 국기인 삼보 역시 많은 사람이 수련한다. 최근 UFC가 전 세계적으로 흥행하고 많은 사람들이 주짓수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하면서, 타 종목 수련자들이 주짓수로 넘어와서 수련을 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삼보 같은 경우, 주짓수와 사실상 차이점이 없기에 흰 띠를 매고 수련하러 오는 사람들 대부분이 삼보마스터인 경우가 많다.

이런 사람들은 하체관절기 위주로 매우 빠르게 적응을 한다. 주짓수 검은 띠는 현재까지 많지 않으나 점점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체육관 개수도 많지 않다. 다만 호전적이고 전투적인 러시아인들의 성격과 잘 맞아서인지, 관원이 매우 많다. 한 클래스에 기본적으로 20명은 넘게 수업을 듣는다. 신기하게도 도복 주짓수보다 노기 주짓수를 더 많이 수련하는것으로 보인다. 

최초 주짓수 검은 띠는 레오니드 가토브스키이며 헨조 그레이시에게서 띠를 받았다. 여담으로 그래플링 시합에서 현 UFC의 챔피언인 하빕 누르마고메도프를 이긴적이 있어서 굉장히 유명세를 탔다. 나는 모스크바에 거주하면서 이 레오니드의 관장의 가르침을 받았다. 

러시아 주짓수의 수준은?

아쉽게도 아직은 순수 러시아 출신 세계적인 선수들은 적다. 루스탐 치셉 같은 예외적인 케이스는 있으나, 정확히 말하면 루스탐 역시 정통 주짓수 수련자가 아닌 레슬링 기반의 그래플러다. (심지어 띠도 없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수준이 낮다는 것이 아니다. 러시아의 무명의 선수들이 굵직한 이름의 선수들을 잡아낸 케이스들이 있었다. 많은 선수들이 계속해서 해외 주짓수 체육관에 유학을 떠나 수련을 하고 있고, 수련자도 계속해서 꾸준하게 늘고있는 추세다. 심지어 러시아인이 해외에 나가 주짓수 체육관을 차리는 경우도 종종 있다고 한다. 

주목할만한 선수들도 있다. 예를 들면 압둘아크만 빌라로브라는 다게스탄 출신 선수는 세계적으로는 아직 유명세를 떨치지는 못하고 있지만, 전적이 매우 화려하다. 클라우디오 칼라산스에게 포인트 승, 유리 시모에에게 동점 판정패, 잭슨 소우자에게 힐훅으로 승, 에르베스 산토스에게 힐훅으로 승을 거둔바 있다. ADCC 2017 유럽예선에선 압도적인 힘을 자랑하며 전경기 서브미션으로 본선에 진출했다. 본선에서는 우승자 필리페 페냐에게 판정패로 고배를 마셨다. 

<압둘아크만 빌라로브 vs 에르베스 산토스>

러시아 주짓수 스타일 

많은 사람들이 예상하겠지만 러시아인의 주짓수는 그야말로 '터프'하다. 특히 탭을 치는 타이밍이 늦은 편이다. 한번은 하체관절기를 걸었는데, 반응이 없길래 유연성이 좋은 사람으로 생각하고 힘을 줬다가 바로 우두둑 하는 소리가 나서 깜짝 놀라서 사과를 했는데, 바로 웃으면서 엄지척을 한번 하더니 스파링을 계속하자고 했다. 심지어 나이도 많은 아저씨였다.

비슷한 케이스로 본의 아니게 부상을 입힌 경험이 몇 번 생겼었고, 그 이후에는 스파링할때 그러한 점들을 신경을 쓰면서 조심하고 있다. 이스케입 능력도 기본적으로 다른 국가에서 경험한 것과 비교해볼때 좋은 편이다. 그리고 삼비스트들이나 레슬러들은 완력이 어마무시해서, 흰 띠나 파란 띠에게 생각지도 못한 서브미션이 걸려서 탭을 치고 비명을 지른게 한두번이 아니다. 

러시아의 놀라운 수준의 스폰서쉽

정말 놀랐던 것은, 러시아의 격투 스포츠에 대한 관심이다. 대통령인 푸틴이 하빕과 직접 통화를 하며 축하해주는 수준일 정도로 이 나라 전체의 격투 스포츠에 대한 관심이 높다. 자연스럽게 주짓수나 종합격투기 쪽으로 대형 스폰서들이 많이 유치가 되고, 대회 규모도 점점 커지고 있다.

'ACB JJ'가 대표적이다. ACB는 우리나라로 치면 스파이더 챔피언십과 유사해보인다. 정확하게는 동유럽권에서 시작했지만 지금은 러시아 위주로 계속해서 시합을 개최하고 있다. 도박관련 사업체 등 대형 스폰서들을 함께 하고 있다보니 선수들을 유치해내는 능력도 좋다. 유리 시모에, 루카스 레이체, 조아오 미야오, 잭슨 소우자, 에르베스 산토스, 제프 몬슨, 안드레 갈벙, 호물로 바할 등 굵직한 이름의 선수들을 섭외해 시합을 유치했다. 흥행도 나쁘지않게 되고 있고, 사람들의 관심이 매우 높다. 

<ACB JJ 하이라이트. 이 대회가 러시아에서 열린 걸 아는 사람들이 있었을까?>

격투 스포츠로, 혹은 관련된 사업으로 성공한 사람들 

내 주변에서만 그랬는지는 모르겠지만, 내 주변에는 러시아 내에서 격투 스포츠로 성공한 사람들을 많이 보았다. 내가 가르침을 받은 레오니드 관장도 고급 외제차를 타고 대 저택에 살고있었다. 주짓수 관장으로 성공한 정도가 아니라, 아예 본인의 팀 이름을 바탕으로 한 도복 브랜드, 온라인 강의, 미국 진출 계획 등 스포츠 관련 사업가로서 어느 정도의 성공을 이루었고 앞으로도 계속해 나갈 계획이라고 한다.

또한 Fightwear.ru 같은 브랜드들은 러시아 내수시장만으로도 어마어마한 규모의 매출을 자랑한다고 한다. 주짓수 뿐만 아니라, 종합격투기도 마찬가지다. 함께 훈련하던 친구가 FNG(파이트 나이트 글로벌) 챔피언이 되었는데, 상금 규모가 어마어마했다. 내가 농담삼아 빨리 UFC에 진출해서 돈 많이 벌라고 이야기를 했더니, "돈은 여기서 더 많이받는다. 나는 명예 때문에 가고싶다" 는 이야기를 들었다. 이런것 외에도 스폰서들의 별도의 지원까지 있다고 하니, 러시아의 격투 스포츠가 흥행하지 않을수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쉽게도 한국으로 돌아가게 되었지만, 나에게 러시아의 주짓수는 정말로 특별한 경험이었다. 지금은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하여 여행이 힘든 시기가 되었지만, 언젠가 모스크바에 주짓수 수련자들이 여행을 한다면, 꼭 한번쯤 이곳의 주짓수를 경험해보라고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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