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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훈 칼럼] 유명 주짓수 선수들이 한다는 채식, 제가 한번 해봤습니다. (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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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훈 칼럼] 유명 주짓수 선수들이 한다는 채식, 제가 한번 해봤습니다. (상)
  • 정성훈 칼럼니스트
  • 승인 2020.05.05 08: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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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식은 당신의 주짓수에 도움이 될까?
Ⓒ 정성훈 칼럼
Ⓒ 정성훈 칼럼

[랭크5=정성욱 기자] 세상이 좋아져서, 비행기 안에서 볼 여러 가지 동영상을 태블릿에 담아서 탑승하곤 한다. 그중에 넷플릭스에서 흥미로운 다큐를 보게 된 적이 있다. 보통 다큐멘터리라고 하면, 어딘지 모르게 진부한 느낌이 들어서 말 그대로 '타임 킬링'이라고 하기엔 무리가 있다. 

그런데, 이 다큐멘터리는 정말로 순식간의 나를 빨아들여 '타임 킬링'을 넘어서 사색을 하게 만들었다. '더 게임 체인저스'라고 하는 이 다큐는 어느 UFC 선수가 양쪽 무릎에 크게 부상을 당해서 운동을 못하는 동안, 영양학적으로 공부를 하다가 채식의 여러 가지 장점을 발견하고 직접 채식을 시작해보았는데, 놀랍게도 부상의 치료에도 도움이 되었고, 염증도 가라앉았으며 심지어는 체력의 향상에도 크게 효과를 보았다는 내용이었다. 스트롱맨, 육상 선수, 사이클 선수, 미식축구 선수, 역도 선수, 심지어 아놀드 슈와제네거까지 나와서 채식을 하는 이유를 설명한다. 정말 설득력이 있는 다큐였다. 

<본인의 팟캐스트에서 해당 다큐에 대해 긍정적인 의견을 말하는 UFC 조 로건 해설. 참고로 그는 사냥과 육식을 매우 즐기는 사람이다>

솔직히 나는 전부터 채식에 관심이 많았다. 주짓수 선수들 중에 비건(채식주의자)이 상당히 많고, 종합격투기 선수들 중에도 비건을 지향하는 사람을 꽤 많이 봐 왔기 때문이었다. 제이크 실즈는 워낙 유명한 비건이었고, 크론 그레이시 역시 해산물을 먹는 페스코 비건(완전한 채식주의자가 아닌 해산물 등을 먹는 부분 채식주의자)이다. 닉 디아즈 형제 역시 말도 안 되는 체력으로 무식하게 싸워대는 스타일의 선수들이지만 비건이고, 미야오가 한국에 세미나를 왔을 때 같이 밥 먹을 곳을 찾다가 마땅치가 않아서 비빔밥에 고기를 빼고 먹거나, 편의점에 들어가 햇반에 케첩을 비벼 먹었다는 이야기도 들은 적이 있었다. 나는 그때만 해도 그저 "종교적인 이유에서일까? 아마 독실한 크리스천일 텐데" 정도로 넘겼는데, 저 다큐를 보고 나니까 아마 퍼포먼스적인 부분에서 신경을 쓰다 보니 시작했던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그레이시 가문의 그레이시 다이어트와 별개로, 크론의 식습관과 생활은 정말 건강해 보인다>

채식 레스토랑에 한 번씩 가서 밥을 먹어보면 정말 육식과 구분이 가지 않을 만큼 감쪽같이 맛있고, 속이 편하다는 생각이 든 적이 많았다. 물론 그렇다고 채식을 꼭 해야겠다고 생각할 만한 계기는 없었다. 그만큼 나는 육식을 사랑해왔기 때문이다. 집 앞에 축산시장에서 '육회'를 떠와서 먹기도 하고, 특수 부위만 골라서 사 간다고 단골집에서 '미식가'라고 이야기를 듣고는 할 정도였다. 그만큼 고기 맛을 아는 사람이기에 채식을 더 시작하기가 힘들었는지 모르겠다. 그렇지만 '해보지 않고서는 말을 해서는 안 되겠지' 하고 지인의 결혼식에 참석하기 위해 지방에 내려갔던 날을 계기로, 채식을 시작했다. 

채식이라고 해서 야채만 먹는 것은 아니다. 다큐에서 등장했던 건 정말 엄격한 채식이었지만, 나는 그렇게까지는 너무 힘들 것 같아서 크론과 마찬가지로 페스코 비건을 해보기로 했다. 페스코 비건은 유제품, 달걀, 생선까지 허용을 하는데 나는 유제품과 달걀은 먹지 않았고, 오로지 야채와 생선을 허용을 했다. 최대한 비건에 가깝게 하면서 일주일에 2, 3번만 허용을 했다. 어쩔 수 없이 지난 한 달이 넘는 시간 동안 연어, 새우는 나의 최애 식품이 되었다. 

보충제는 허용을 했다. 보충제에는 우유로 된 성분이 많이 함유가 되어있다. 그렇지만 이전에 제이크 실즈가 보충제는 그냥 먹는다는 인터뷰 내용이 기억나서 신경 쓰지 않고 먹기로 했다. 다만 우유 대신 아몬드 브리즈 같은 견과류 두유를 썼다. 

<시합을 앞둔 네이트 디아즈의 인터뷰. 평소 달걀은 먹지만 시합 직전에는 철저한 비건을 지향한다고 이야기한다>

처음 며칠 동안은 적응이 되지를 않았다. 특히 친구들과 약속을 나가면 음식을 고르지 못해서 곤란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고, 아무 생각 없이 먹었던 음료에도 우유가 포함된 걸 발견해서 다른 음료로 대체하는 게 한두 번이 아니었다. 다행히도 해산물을 먹는 덕분에 약속에 나가더라도 시킬만한 음식을 찾을 수는 있었다. 심지어 같이 운동하는 사람들끼리 소고기로 회식을 했는데, 나 혼자서만 회를 먹은 적도 있었다. 

신기한 건 그렇게 조금씩 비건이 되어가는 동안 그렇게도 고기를 좋아하던 내가 고기 맛이 희미해져가는 느낌이 들었다는 것이다. 앞에서 고기를 굽고 있어도, 그렇게 크게 '먹고 싶다'라는 생각 때문에 힘든 적이 없었다. 오히려 내가 이렇게 야채를 좋아했던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수월하게 채식을 해 나갔다. 


<하편에서는 채식의 전, 후 달라진 점과 운동에 대한 영향 여부에 대해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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