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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우창의 UFC 포커스] 왕좌의 게임, 피와 혼돈이 예정된 체급은 과연 어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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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우창의 UFC 포커스] 왕좌의 게임, 피와 혼돈이 예정된 체급은 과연 어디?
  • 성우창 칼럼니스트
  • 승인 2020.07.06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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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그 조용하던 UFC 맞냐? 가슴이 웅장해진다…

[랭크5=성우창 칼럼니스트] 天下大勢 分久必合 合久必分, ‘천하는 오랫동안 나뉘어져 있으면 반드시 합쳐지게 되고, 오랫동안 합쳐져 있으면 반드시 나뉘어지게 된다’라는 뜻이다. 그 유명한 삼국지연의의 첫 머리를 장식하는 문장으로, 저자 나관중은 이 간단하고도 명료한 한 문장으로 기나긴 한 왕조의 시대 마지막에 다시금 난세의 때가 도래했음을 알리며 기나긴 영웅들의 서사시의 시작을 알렸다.

2020년의 반이 지나간 지금, 범 세계적 감염 사태로 정작 진행된 UFC의 기간은 매우 짧았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간 진행된 이벤트와 몇 가지 이슈들 때문에 대부분 체급의 타이틀 전선을 혼돈에 빠지기 충분하다. 특히 앞서 예로 든 삼국지의 예시처럼 체급을 지배했던 챔피언들의 상황에 이변이 생긴 것이 가장 큰 원인이다.

마침 UFC 이벤트가 없었던 이번 주, 한 숨 돌리고 지금의 UFC라는 천하를 관망해보자는 의미에서 타이틀의 향방이 혼란한 몇몇 체급의 상황을 되짚어보도록 하자

펀치를 뻗는 아만다 누네스 Ⓒ Jeff Bottari/Zuffa LLC
펀치를 뻗는 아만다 누네스 Ⓒ Jeff Bottari/Zuffa LLC

여성 밴텀급, 페더급

여성부 체급은 주목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이유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혼돈’이라 불릴 만큼 질서의 파괴도 일어나지 않아 굳이 검토할 필요는 없다. 장 웨일리, 발렌티나 셰브첸코, 아만다 누네즈 각 챔피언들이 스스로 벨트를 감을 자격이 있다는데 누구도 이의를 제기할 자는 없다.

그 중에서도 가장 강력한 챔피언, 역대 P4P 1위로도 꼽히는 아만다 누네즈가 군림하는 여성 밴텀급을 굳이 지목한 이유는, 최근 누네즈가 펠리시아 스펜서 전에서 승리한 직후 은퇴를 암시하는 의사를 밝혔기 때문이다.

아직 그녀의 은퇴가 확정은 아니지만, 일단 인터뷰상에 따르면 올해는 더 이상 경기를 뛸 생각이 없음을 밝혔고 체급 내 모든 도전자들을 정리한 상황이기 때문에 실제 은퇴 혹은 잠정 타이틀 매치가 예정된다면 웅크리고 있던 컨텐더들의 군웅할거가 예상된다. 현재 밴텀급 내 유력한 컨텐더로는 저메인 드 란다미, 아스펜 래드, 라켈 페닝턴 등이 거론되며, 영 성적이 신통치 않고 연령도 높지만 기본적인 클래스가 있는 홀리 홈 역시 다크호스로 부상할 수 있다. 필자의 욕심으로는 크리스 사이보그나 론다 로우지가 복귀를 선언한다면 그만한 이야깃거리가 더 없으리라 생각한다.

헨리 세후도
헨리 세후도

남성 플라이급

현재 공석인 챔피언 타이틀을 두고 7월 19일 파이트 아일랜드에서 랭킹 1 2위를 다투는 데이브손 피게이레두와 조셉 베나비데스가 격돌할 예정이다. 드미트리우스 존슨, 헨리 세후도라는 역대 최고의 파이터가 거쳐간 플라이급의 다음 왕좌를 거머쥘 자가 누구인지 팬의 관심을 사로잡고 있다.

이 시합에 의해 왕좌의 주인이 정해진다 하더라도 기세가 넘치는 신성 브랜든 모레노와 알렉산드레 판토자가 도전을 이어갈 예정이다. 플라이급은 상대적으로 낮은 주목도를 가졌으나 유독 챔피언에 오른 선수들만큼은 화제가 끊임없이 이어져갔다. 늘 폐지 루머가 끊이질 않는 플라이급을 책임지고 흥행을 이끌어갈 차세대 챔피언이 누구일지 관심이 필요하다.

헨리 세후도와 조세 알도
헨리 세후도와 조세 알도

남성 밴텀급

플라이급과 마찬가지로 밴텀급 역시 동시 타이틀 보유자 헨리 세후도가 벨트를 반납함에 따라 챔피언 자리가 공석이 되었다. 당장 다음주 UFC 251에 페트르 얀과 조제 알도의 타이틀 전이 예정되어 있지만, 이 경기로 챔피언이 정해진다 하더라도 플라이급 이상으로 혼란에 빠질 전망이다.

이미 수 차례 밴텀급 왕좌를 탐내며 꾸준히 올라온 순위권 컨텐더인 말론 모라에스, 얼저메인 스털링, 코디 가브란트, 코리 샌해건을 제낀 채 얀과 알도로 타이틀전이 결정된 것 자체가 구설수에 올랐다. 비록 얀이 랭킹 3위이며 알도 역시 전설적인 페더급 장기집권자이긴 하나 이를 제외한 기회를 받은 것은 당연히 왕위의 ‘상위 계승권자’들의 분노를 사고도 남을 이유가 된다.

결국 누가 챔피언 타이틀을 감든 그간 이를 갈았던 나머지 컨텐더들의 구애가 빗발칠 인기절정남이 될 예정이다. 이 도전자들의 밀린 대면을 해치워야 한다는 점에서, 향후 1~2년간 밴텀급은 엄청난 피바람이 몰아칠 것으로 예상된다. 페드로 무뇨즈, 하파엘 아순사오, 도미닉 크루즈 등 언제든 상위권으로 치고나갈 수 있는 잠룡들이 쟁쟁한데다 내년, 바로 그 ‘TJ 딜라쇼’의 컴백까지 예정되어 있다는 사실도 잊으면 안된다.

저스틴 게이치가 도날드 세로니를 상대로 승리를 거두고 표효하고 있다
저스틴 게이치가 도날드 세로니를 상대로 승리를 거두고 표효하고 있다

라이트급

하빕 누르마고메도프의 장기 집권, 그리고 빛을 바래지 않은 압도적인 이미지로 본래라면 여기에 언급될 체급이 아니지만, 변수가 하나 생겼다. 하빕의 부친 압둘마납 누르마고메도프가 안타깝게도 최근 작고하게 된 것이다.

누구나 알다시피 압둘마납은 단순히 챔피언의 부친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하빕을 비롯한 여러 다게스탄 파이터들을 직접 길러낸 지도자로서, UFC의 세컨으로도 많은 얼굴을 내비친만큼 MMA에서 가지는 위상은 결코 적지 않다. 특히 동구권에서 그의 영향력은 우리의 생각 이상으로, 세계 각지 격투기 인사들이 지금도 압둘마납에 추모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하빕 스스로도 그의 아버지가 자신에게 얼마나 큰 존재인지 여러 번 밝힌 바 있는만큼 저스틴 게이치와의 타이틀 전을 앞두고 얼마나 동요할지 미지수인 상황이다. 단순히 멘탈만의 문제가 아니라 자신의 훈련캠프를 주도하던 전담 코치를 잃어버렸으니 다시금 지도 체계를 다잡고 훈련에 몰두하는 과정이 순조롭지만은 않을 것이다. 필자가 보건데 하빕의 격투인생 최대의 위기가 지금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하여 혹시나 게이치에 의해 챔피언이 뒤바뀌게 된다면, 다시금 라이트급 역시 난세의 시대에 돌입하지 않을까. 하빕에게 쓴맛을 봤던 포이리에가 다시 고개를 쳐들고 구석에서 날카롭게 발톱을 갈던 토니 퍼거슨이 재도약 할 것이다. 댄 후커, 찰스 올리베이라 등 랭커들은 물론이요 코너 맥그리거의 라이트급 복귀 가능성도 기하급수적으로 올라갈 것이다.

존 존스
존 존스

라이트 헤비급

한 때 헤비급으로의 도전의사도 내비쳤던 라이트 헤비급 챔피언 존 존스. 누가 말하지 않아도 역대 파이터 p4p 순위 1위로 꼽히는만큼 극강의 위상을 가졌으나, 지난 도미닉 레예스 전 이후로 ‘약해진 것 아니냐’는 대중들의 반응이 많아졌다. 판정 논란도 있었던 레예스는 다시 한번 존 존스와의 대결을 바라며 이를 갈고 있는 상황이다.

그 뿐만이 아니다. 존스는 최근 UFC 측의 파이트머니 책정 문제에 다시금 이의를 제기하며 데이나 화이트와 각을 세운 상황이다. 커티스 블레이즈와 호르헤 마스비달 등 다른 파이터도 이 선수 처우 문제에 큰 목소리를 냈고, 장기전을 각오하기 때문에 앞으로 방어전 문제에 어떤 영향이 갈지 미지수이다.

가장 최악의 상황은 존스가 은퇴 내지 타 단체로 이적을 선언하며 UFC에서 이탈하는 것이다. 이렇게 될 경우 절대 왕자가 사라진 라이트 헤비급에 전례가 없는 폭풍이 몰아칠 예정이다. 존스가 평정했던 도전자들이 한번에 쏟아져 나와 다시금 자신의 힘을 과시할 예정. 레예스 외에도 티아고 산토스, 얀 블라코비치, 코리 앤더슨, 글로버 테세이라, 앤서니 스미스 등 쟁쟁한 맹자들이 때를 기다리고 있다.

 

마치며

UFC의 챔피언은 신이 내린 자리이니만큼 그 영광을 차지하기 위해 어느 체급이나 모든 선수들이 분투하고 있지만, 이렇게 여러 체급에서 혼돈의 양상이 나타난 것은 요 몇 년 들어 처음보는 모습이 아닌가 한다.

비록 감염사태가 마무리되지 않아 일정에 적잖은 차질이 생기고 있지만 UFC 나름대로 현실에 순응할 모종의 적응법, 대비책을 마련한만큼 2020년 남은 하반기에서 시대의 질서가 누구 손에 의해 정립될지, 어떤 명승부와 명장면이 펼쳐질지 기대해봐도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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