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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지 낙무아이' 장익환 밴텀급 활동 정조준 "타이틀? 어짜피 내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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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지 낙무아이' 장익환 밴텀급 활동 정조준 "타이틀? 어짜피 내 것"
  • 정성욱 기자
  • 승인 2022.02.18 17:05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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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익환 ⓒ 정성욱 기자
장익환 ⓒ 정성욱 기자

[랭크파이브=정성욱 기자] '케이지 낙무아이' 장익환(35, 팀파시)은 선수 생활을 마무리하려 했다. 작년에는 '외도'를 많이 했다. 여러 유튜브와 방송 등에 출연했고 DJ까지 배우며 장비를 들고 다니며 여러 곳에서 실력을 발휘하기도 했다. 올해 경기가 예정되어 있었으며 그것은 은퇴전을 의미했다.

최근 장익환이 달라졌다. '순한 맛'으로 변해가던 그가 다시금 '마라 맛' 장익환으로 돌아왔다. 투지 넘치는 '케이지 낙무아이'가 됐다. 올해 치르는 경기는 페더급으로 가볍게 치르려 했던 은퇴전이 아니다. 원래 체급인 밴텀급으로 돌아가는 경기가 될 예정이다. 

본격적인 활동을 예고한 장익환을 17일 랭크파이브가 만났다. 앞으로의 계획과 더불어 어떤 그림으로 마지막 격투 커리어를 그려나갈지 이야기를 들어봤다.

이하 인터뷰 전문 

Q: 최근 심경 변화가 있다고 해서 이렇게 찾아왔다. 작년에는 매우 바쁘지 않았나? 격투 이외의 장소에서 많이 봤던 것 같은데.
- 유튜브 콘텐츠 회사에서 요청이 들어와 출연을 많이 했다. 그러다 보니까 시합도 2년 반 동안 뛰지 못했더라. 케이지에 오르지 못하니 다른 쪽으로 시선이 가고 활동하게 되더라. 그러면서 뭐랄까, '야생의 본능'이 조금씩 사라졌다. 그런 와중에 중요한 계기가 있었다.

Q: 어떤 계기였는지?
- 2021년 8월에 코로나19 델타 변이에 감염되어서 정말 많이 고생했다. 평소 체중이 73kg이었는데 66kg까지 빠졌다. 근육이 다 빠져 있었던 거다. 이러다 죽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병원에서 12일 동안 있으며 치료를 받았다. 하루하루 죽을 정도의 아픔과 고통을 느끼면서 보내던 와중에 문득 유리창을 봤는데

'진짜 사는 건 별거 없구나 그동안 내가 너무 걱정하면서 너무 신경 쓰며 살았구나. 나가면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라는 생각이 들더라.

퇴원을 하고 다시 몸을 끌어올려고 열심히 운동을 했다. 사실 나는 올해 페더급으로 은퇴 경기를 치른 후에 선수 생활을 마감하려 했다. 투쟁심도 없었고 누구를 이기고 싶은 마음도 없었다. 그러다 보니 챔피언에 대한 갈망은 더더욱 사라졌다.  그래서 마지막 경기를 준비하기 위해 몸을 만들어가는 와중에 조금씩 독기가 오르기 시작했다.

Q: 갑자기 독기가 오른 이유는?
- 멘탈이 떨어지는 나를 도저히 볼 수 없었다. 어느샌가 내가 '다치지 말아야지. 안전하게 운동해야지' 이런 생각을 하고 있더라. 그런 생각을 갖고 그저 의무적으로 운동하는 나를 되돌아보니 화가 났다. '내가 왜 이 운동을 하고 있는 거지?'라는 생각이 들었고 나를 돌아보게 됐다. 격투기 선수로서 '야생의 본능'이 없으면 안 되겠다고, 멘탈을 다시 관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Q: 자신을 돌아보고 어떻게 멘탈을 관리했나?
- 파이터는 두 가지 부류가 있다. 첫 번째는 사랑을 받으면서 성장하는 파이터, 둘째는 나와 같은 뭔가 악조건에 악에 받혀야만 올라갈 수 있는 파이터.  어린 시절부터 나는 힘든 상황 속에서 운동을 했고 멘탈을 잡았다. 물론 모든 선수들이 힘들었겠지만 나는 거기에 더해 '세상에 대한 불만'과 더불어 악과 깡으로 자신을 다잡고 높은 무대까지 올라왔더라. 그래서 다시금 초심으로 돌아가서 스스로를 힘든 상황으로 밀어 넣고 있다.

Q: 이를테면 어떤 것인지?
- 좋은 조건과 환경에서 돈을 벌 수 있었는데 그런 걸 다 거절했다. 남들이 들으면 뭐라고 할 정도의 조건. 그리고 자신을 다잡기 위해 하루에 한 번 냉샤워를 하고 있다. 사람이 또 풍족해지면 마음의 여유가 생기면서 야생의 본능이 사라지는 것 같다. 그래서 나는 스스로를 조이고 있다.

Q: 독기가 많이 올라왔는지?
- 좋은 조건 다 버리고 운동에만 전념했고, 남이 뭐라고 하던 신경 쓰지 말고 강해지자는 마음으로 살았다. 그러다 보니 뭔가 외롭고 고독하게 되더라. 내가 원래 누구에게 기대는 스타일도 아니고 술도 잘 안 먹는다. 조금씩 독기가 올라오더라. 그런 상황에서 최근 3주 동안 여러 체육관을 다니며 무사수행을 했다. (정)찬성이가 한국을 떠나기 전에 코리안 좀비 MMA에서도 함께 훈련을 했다.

Q: 결이 다른 이야기일 수 있지만 파이터 장익환이 바라본 '코리안 좀비' 정찬성은 어떠한 인물이던가?
- 찬성이는 풍족한 상황이다. 세계적인 톱클래스이고.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어찌 보면 나와는 정반대인 것 같다. 나는 가족의 사랑도 없다. '사랑'이란 것 자체를 모르는 환경에서 사는 사람이다. 그래서 찬성이에게 '투지'가 있는가?라는 의문이 들기도 했는데 여전히 누구보다 강하더라. 나와는 정반대 상황이지만 '투지'만큼은 정말 확실하더라. 그런 찬성이를 보고 나의 의지는 더욱 단단해졌고 독해졌다. 

Q: 이번에 정찬성 선수가 UFC 타이틀전 잡혔을 때 동기부여를 좀 받았을 듯.
- 타이틀전이 잡혔을 때 이런 생각이 들었다. '올해는 87년생의 해다' 나도 멘탈을 잘 잡아가고 있고 찬성이도 타이틀에 다시 재도전하는 거다. 나도 멘탈이 가장 지금 가장 강하니까 뭔가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Q: 멘탈을 잡고 다시금 선수 생활에 집중한다는 이야기는 격투기 무대에서 뭔가를 이루겠다는 생각일 텐데. 
- 앞서 이야기했지만 올해 경기는 로드FC 은퇴식이었다. 근데 생각이 바뀌었다. 다시금 밴텀급으로 돌아가 본격적인  활동할 생각이다.

장익환 Ⓒ 정성욱 기자
장익환 Ⓒ 정성욱 기자

Q: 은퇴를 번복한 이유가 있을 텐데?
- 내 스스로가 나약해지는 게 싫어서다. 나를 더욱 조이기 위해서다. 원래 나는 밴텀급 파이터였다. 살 빼기 힘들겠지만 도전할 생각이다. 또 로드FC 밴텀급의 챔피언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 타이틀 내가 갖고 싶은 마음도 있고.  

Q: 장익환 선수가 바라보는 로드FC 밴텀급은?
- 밴텀급에 그렇게 색깔 있는 파이터가 없더라. 서울을 비롯해 전국을 돌아다니며 웬만한 밴텀급, 페더급과 다 스파링을 해봤는데 특별히 잘 하는 선수들을 보지 못했다. 다들 뭐 종이 한 장 차이고. 일단 로드FC 밴텀급 상위 랭커를 가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나를 밟고 가야 하지 않을까? 정말 기대된다. 빨리 피 냄새를 맡고 싶다.

Q: 정리해 보자면 선수 생활을 더 이어가고 싶고 체급은 밴텀급으로 돌아간다. 거기에 타이틀까지 노려보겠다는 이야기다.
- 맞다. 사실 작년까지 정말 운동이 하기 싫을 정도로 역겨울 정도로 그냥 세상 모든 것이 다 싫었다. 재미가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 운동하고 시합 나가면 분명히 다칠 것 같다는 느낌이 딱 들더라. 상대를 죽일 마음으로 올라가야 하는데 그냥 방어적으로 하다가 다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멘탈을 잡아보자는 생각으로 시작한 게 다시금 선수 활동을 이어가자는 것까지 오게 됐다. 

Q: 어떤 방법으로 멘탈을 잡았나?
- 명상부터 시작해서, 콜로세움 경기 등 거친 것들도 많이 보며 투쟁심을 다시 이끌어냈다. 그리고 강한 사람들 많이 만나 이야기도 많이 했다. 찬성이랑 운동을 같이 한 것도 그런 맥락이다. 같이 운동하고 좋더라. 재미도 있었고. 동갑이니까 의지가 많이 되더라. 앞으로 상대가 누가 되던 자신 있다. 밴텀급에서 모든 것을 쏟아붓고 이제 나이 차면 내려올 것이다. 후배들을 위해서. 그전까지 내가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

Q: 멘탈을 강화시킨 지금을 장익환 선수 생활의 몇 기라고 해야 할까? 자신의 커리어를 구분해 본다면?
- 마지막? 무에타이 시절을 1기라고 한다면, 지금은 3기 정도?

Q: '3기' 선수 생활을 시작하는 건데 어떻게 활동하고 싶고 맨 마지막 모습은 어떻게 그리고 싶은지?
- 기자님도 보면 알겠지만 나이가 들면 들수록 노련해지기만 하고 야생의 본능은 거의 사라지잖나. 나이 든 선수들이 그 노련함으로 싸운다고 하더라. 근데 나는 그런 모습이 아니라 마지막까지 투지 넘치고 야생의 본능이 끝까지 살아남아 있는 선수로 남고 싶다. 노련함은 노련함이지만 어쨌든 싸우러 가는 건데 어떻게 투지 없이 싸우나? (상대와 맞닥뜨리면) 죽여야 한다. 나는 도전 정신이 넘치는 그런 선수로 남고 싶은 거다.

Q: 마지막 기간을 펼쳐가는 선수로서 남기고 싶은 업적이 있지 않을까?
- 로드FC 소속 선수로서 한 획을 그리고 싶다. 타이틀전 기회가 온다면 꼭 붙잡고 싶다. 전에는 타이틀전 받는 것만 원했다면 이젠 큰 경기를 어떻게 준비를 하는지 훈련하고 멘탈을 잡는지 알게 됐다. 한 번 미끄러지니까 알겠더라. 한 번만 더 로드FC가 나에게 기회를 준다면 어떻게든 벨트 감을 것이다. 그리고 지금 핵심인 권아솔 선수를 내가 감히 대신하고자 한다. 

어쨌든 로드FC가 아니었으면 난 이 바닥이 이렇게 있지 않았을 것이다. 나는 항상 로드FC와 끝까지 갈 것이다. 제발 나한테 언제 계약 끝나냐 이런 말 안 했으면 좋겠다. 나는 한 번 로드FC는 끝까지 로드FC라서 배신할 생각은 없다. 그래서 다른 단체가 돈을 많이 준다고 해도 갈 수가 없다. 내가 뱉은 말이 있기 때문에. 나는 그냥 로드FC에서 뼈를 묻을 거다. 뭐 (다른 단체에서) 불러주지도 않겠지?(웃음)

Q: 로드FC 밴텀급 챔피언 등극이 하나의 업적이 될 수 있겠다.
- 그렇다. 천안 정리하고, 직장에서 나와서 로드FC 벨트 하나만 보고 달려왔던 장익환이, 마지막 최종 목표까지 도달해서 벨트를 잡는 순간은. 내 인생의 가장 아름다운 영화 한 편이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한다. 그만큼 간절하고, 준비가 돼 있고 어떤 상대가 올라와도 정말 정성을 다해서 죽일 거다. 옛날에 비해 마음가짐이 더 단단해졌다고 생각한다.

모르겠다. 성숙해졌다고 해야 하나? 성숙해지면서 더 단단해지고 독해졌다고 해야 되나? 그냥 앞만 보고 달려서 어떻게든 목표 이루어서 저를 도와주던 분들에게 한 분 한 분
보답하며 살고 싶다. 나중에는 사랑도 좀 하고.

Q: 그때는 야생이 아닌 길들여진 상태겠다.
- 파이터 생활하면서 연애할 때가 있었다. 그때를 뒤돌아 보면 내가 유일하게 많이 온순했던 시절이었다. 그래서 지금은 아직 연애를 하고 싶은 마음이 없다. 나중에 모든 게 다 정리가 된다면 그때 하겠다. 지금은 투쟁심으로 가득한 나 자신이 좋다. 더 독해지고 싶다.

청소년 시절에는 정말 '거친 학교' 다니면서 사고 치기를 반복했다. 당시엔 꿈도 없었다. 그때 배달하고 다니면서 '졸업? 뭔 졸업이야 학교 때려치우고 여자 만나서 결혼이나 하고 방 하나 잡아서 살아야겠다'라는 생각뿐이었다. 당시엔 미래가 안 보였다. 다행히 무에타이를 하게 되고 좋은 스승님 만나서 운동을 했고 지금 이 자리까지 올라왔기 때문에 나는 '운동'을 평생 가져가야 한다. 

운동을 통해서 한 가지 배운 게 있다면 '사람은 죽을 때까지 절제, 자제해야 한다'라는 것이다. 절제, 자재를 할 수 있는 능력은 운동을 통해 배울 수 있다. 선수들 경기를 위해 승리를 위해 먹고 싶은 거 참고, 노는 것 참고 심지어 사랑을 참아야 할 수도 있다. 이렇게 운동을 하다 보면 절제, 자제력이 생기는 거다. 이런 것을 배우니 남들에게 실수하지 않고 실패하지 않으며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Q: 운동이 장익환 선수에게 많은 선물을 준 것 같다.
- 맞다. 운동을 하면서 나 자신이 이렇게 바뀔 줄 몰랐다. 나는 정말 밑바닥 끝까지 갔던 놈이라서 내 인생 자체를 포기했다. 고등학교 2학년 때를 돌아보면 정말 아무것도 없고 기술도 모르고 멍청한 나 자신이 그냥 한심스러웠다. 그냥 남들도 이렇게 사는구나 생각했다.

그러던 와중에 단순히 강해지려고 시작했던 운동이었다. 진짜 스승님 잘 만나서 인간 된 거다. 운동 시작한 이후 열심히 살다 보니 대기업도 들어가서 일도 할 수 있는 기회를 얻기도 했다. 여전히 운동의 끈을 놓지 않고 새로운 도전도 하고 있고.

Q: 격투 커리어 '3기'를 시작하는 장익환 선수를 보면서 기대하는 분들도 있고 지켜보는 분들이 있을 것이다. 그분들에게 한 마디 하면서 인터뷰 마무리하겠다.
- 제가 뭐라고, 응원해 주는 분들이 많더라. 기다리는 사람들도 있었고. 그래서 멘탈 관리 잘하고 있고 정말 독한 마음으로 운동하면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덜먹고, 덜 쓰고, 사랑받지 않고 그냥 고독하게 그냥 하루하루 나사 쪼이면서 자신을 다잡고 있다. 어떻게 하면 상대를 잡을 수 있을까는 생각만 하고 있다. 

말로만 하지 않겠다. 그냥 데뷔 전 이길 거야 하는 말 한마디 보다 행동으로 열심히 하고 있다. 기다려주신 만큼 정말 화끈한 경기 만들어서 보답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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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철 2022-02-18 23:35:44
스승님 화이팅

조조바 2022-02-18 22:02:42
원래 밴텀급 아닌가요? 페더급이 밴텀급으로 오타난거 같네요

Jun 2022-02-18 21:54:32
장익환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