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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스FC 타이틀전 권장원 "좀비? 팔, 다리를 모두 끊어 버리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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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스FC 타이틀전 권장원 "좀비? 팔, 다리를 모두 끊어 버리겠다"
  • 정성욱
  • 승인 2017.02.17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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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스FC 초대 무제한급 타이틀전에 나서는 권장원
맥스FC 초대 무제한급 타이틀전에 나서는 권장원

[랭크5=정성욱 기자] 헤비급 선수가 흔치 않는 국내 입식격투기 무대에서 권장원(20, 원주 청학)은 킥을 자유 자제로 쓸 수 있는 선수다. 맥스FC 02 컨텐더리그를 통해 프로에 데뷔한 권장원은 3연승을 기록중이다. 관록의 파이터 임준수에게 TKO승을 거두기도 했다.

권장원은 19일 맥스FC 초대 무제한급 타이틀을 놓고 이용섭과 대결한다. 좀비처럼 경기를 펼치겠다는 이용섭을 향해 권장원은 "팔, 다리 모두 자르면 좀비도 움직일 수 없다"며 "팔과 다리를 모두 망가뜨려 KO승을 거두겠다"며 강한 도발성 멘트를 날리기도 했다.

무제한급 챔피언이 되면 권장원은 체급을 내릴 생각이다. 무제한급에선 자신의 실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없고 경기 횟수도 제한되어 있기 때문이다. 권장원은 인터뷰에서 "체급을 내려 91kg까지 만들 것이다. 가능하면 많은 경기를 뛰고 싶다. 체급을 내리면 무제한급 타이틀에 이어 헤비급 타이틀까지 노려볼 생각"이라는 계획을 밝혔다.

이하 인터뷰 전문

어떻게 지냈나?
- 태국 다녀오고 관장님께 운동 배울 것 배우고 있다.

태국은 어떻게 가게 됐나?
- 개인 트레이닝이 아니라 경기를 하러 갔다. 체급이 맞는 선수들이 없더라. 그래서 열심히 훈련만 하다가 왔다.

태국 가보니 어떤 것들이 좋던가?
- 무엇보다도 큰 선수들이 많아서 좋았다. 관장님께 배운 내용을 큰 선수들 상대로 풀어낼 기회가 많았다. 예전부터 배워왔던 것 다 해보고 왔다.

태국 훈련을 통해 특별한 기술 같은 것 발견한 것 있나?
- 오히려 잃어버리고 왔다.

잃고 왔다니. 그건 무슨 말인가?
- 파워 있게 잘 차니 트레이너들이 칭찬을 많이 해주더라. '잘하고 있나?'라는 생각에 자아도취에 빠졌다. 한국에 돌아와 관장님께 많이 혼났다. (웃음)

좋은 소리만 들으니 자만한 듯.
- 맞다. 태국에서 칭찬만 받으니 나도 모르게 인정받는 선수다라고 생각했다. 귀국해서 관장님께 혼나고 마음을 다잡았다.

권장원 선수의 옛날이야기를 듣고 싶다. 입식격투기는 어떻게 시작했나?
- 유치원 때 태권도를 시작했다. 초등학교 6학년 때 선수 제의를 받아 태권도 선수 생활을 시작했다. 태권도에선 큰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 고등학교에 진학하면서 시내에 나와 혼자 생활을 했다. 그때부터 살이 엄청 찌기 시작했다. 시켜 먹을 음식들이 너무 많았다. 맛있기도 했고. (웃음) 부모님께서 걱정이 되셨는지 운동하라고 권유하셨다. 원래 복싱을 하려 했다. 근데 가려 했던 복싱 체육관이 그날 휴일이었다. 친구에게 다른 체육관 없냐고 물으니 지금 내가 다니는 청학 체육관을 추천해줬다.

뭔가 청학체육관과는 인연이 있어 보인다.
- 맞다. 만약 그때 복싱 체육관이 닫혀있지 않았다면 나는 지금 복싱을 하고 있었을 것이다.

태권도를 해보다가 무에타이를 접해보니 어떤가?
- 처음에 모든 것이 어색했다. 스텝을 밟다가 걸으려 하니 이상하고. 3개월 정도 하니 재미가 붙기 시작했다. 시간이 남으면 무조건 체육관에 와서 운동했다. 어느날 관장님께서 경기 뛰어볼 생각 없느냐고 하셨다. 많이 도망 다녔다.

왜 도망 다녔나?
- 그냥 살 빼려고 했던 운동이라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다니는 학교 잘 마쳐서 취직하려 했다. 고민 끝에 아버지에게 이야기했더니 한 번 해보라 하시더라. 그래서 대회에 출전했고 데뷔전에서 KO로 이겼다.

첫 경기 끝나고 나서 느낌은 어떠하던가?
- KO승을 거두고 링에서 내려왔는데 뭐라 설명할 수 없는 짜릿함이 있었다. 태권도를 할 때와는 달랐다. 할 만하다는 느낌 들어 선수 생활을 시작했다. 처음 선수생활 할 때는 부모님께서 인정해주시지 않았다. 그러다가 맥스FC에 출전해 기사가 나오고 하니 요즘은 공부도 하면서 운동도 놓치지 말라고 하신다.

지금은 학업과 운동을 병행하는 것인가?
- 내 마음 같아선 운동에만 집중하고 싶다. 근데 관장님도 군 생활하시면서 선수생활을 하셨다. 병행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맥스FC 헤비급 초대 타이틀전을 하게 됐다.
- 내가 실력이 있다기보다는 선수층도 얇고 조금은 남들과 다른 점이 있어서 기회를 얻었다고 생각한다. 나는 타이틀전을 할 수준은 아니다. (김)상재형, (윤)덕재형 정도 되어야 챔피언이라고 할 수 있다. 정말 감사하고 고마운 기회를 얻었다.

많은 분들이 권장원 선수를 초대 챔피언으로 낙점하고 있다.
- 이용섭 선수에겐 죄송하지만 정말 감사하다. 어찌 보면 부담스러운 것도 있는데, 그렇다고 내가 질 것 같진 않다.(웃음)

이번 경기 어떻게 펼칠 생각인가?
- 이용섭 선수가 좀비처럼 하신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좀비도 팔, 다리 잘리면 못 움직인다. 나는 항상 똑같다. 팔 망가뜨리고 다리 망가뜨려서 KO로 이길 것이다. 경기 시간을 오래 끌기 싫다. 헤비급이 서로 지쳐서 질척거리면 보는 사람들에게도 민망하다.

챔피언이 된다면 어떤 기분이 들 것 같나?
- 눈물까진 날 것 같지 않다. 국내 어떤 챔피언이든 내가 바라보는 목표의 과정일 뿐이다. 하지만 내 수준에 이런 자리를 얻는 것도 감사한 일이다.

국내에는 헤비급 선수가 많이 없다.
- 맥스FC나 아마추어 대회가 아니면 무에타이 경기를 많이 뛸 기회가 없다. 3개월에 한 번 정도. 사실 이번에는 팔꿈치가 들어가는 것을 기대했는데 아쉬웠다. 11번 시합을 하면서 팔꿈치를 쓴 경기가 두 번밖에 없다. 그래서 지금 체급을 내리려는 생각이다.

어느 정도까지 내리고 싶나?
- 91kg까지 내리고 싶다. 세계 무에타이 대회가 많은데 체급이 맞지 않아 나가볼 기회가 없었다. 체급을 내려야 한다. 경량급 선수들이 일본으로 원정 가는 것 보며 부러울 때가 많았다. 게다가 무에타이가 조만간 올림픽, 아시안 게임에 입성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발등에 불 떨어졌다. (웃음)

챔피언이 되면 맥스FC에 외국 선수를 불러달라고 할 수도 있다.
- 여러 가지 방법이 있을 것이다. 아무튼, 나는 체급을 내려야 한다. 지금 내 체급은 여러모로 불리하다. 내 키와 몸을 본다면 91kg이 알맞다. 세계 대회에 나가 좋은 성적을 거두려면 체급을 내려야 한다.

지금 이야기를 들어보면 슈퍼 헤비급에서 헤비급으로 내린다는 것인데.
- 챔피언이 되고 방어전이 일찍 잡히면 경기 한 번 뛰고 타이틀 반납 후 아래 체급으로 갈 생각이다.

굳이 반납할 필요 있나? 두 체급을 석권하면 될 것 같은데. UFC 코너 맥그리거도 두 체급 챔피언이고. 대회사와 이야기해보면 될듯하다.
- 무제한급 챔피언이 되고 체급을 내리게 되면 헤비급 타이틀도 노려봐야겠다.

마지막으로 이번 경기에 대한 각오와 앞으로의 계획에 관해 이야기해달라.
- 내가 바라보는 목표를 위해 질 수 없는 경기다. 그렇다고 이기는 것에 몰두해 재미없는 경기만을 펼치진 않을 것이다. 맥스FC도 프로 대회사이기 때문에 소속 선수로서 팬들이 좋아하는 경기를 할 것이다. '헤비급이 저런 것도 해?'라고 놀랄 정도로 멋진 경기 펼칠 것이다. 헤비급이 경량급 경기 같았다는 소리를 듣고 싶다.앞으로 계획은 올림픽과 아시안 게임이 눈앞에 있으므로 체급을 내릴 것이고 내린 체급에서 챔피언도 노려보고 해외에 나가서도 좋은 성적 거둘 것이다. 나중에 사람들이 '권장원 하이라이트 영상'을 찾아볼 정도로 성장하는 선수가 되는 것이 꿈이다.

정성욱 기자 mr.sungchong@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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