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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FC는 중국으로, 원 챔피언십은 미국으로…크로스 공략의 승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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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FC는 중국으로, 원 챔피언십은 미국으로…크로스 공략의 승자는?
  • 정성욱 기자
  • 승인 2021.02.25 06: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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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FC는 중국으로 원 챔피언십은 미국으로

[랭크5=정성욱 기자] 근대 서양은 자신들의 물건을 팔고 만들어낼 식민지를 찾아 동쪽으로 배를 타고 나섰고 끝내 동양에까지 이르렀다. '근대화'된 서양에 동양은 속수무책으로 당했고 크나큰 중국은 서양의 여러 나라에 이권을 빼앗기는 굴욕을 겪어야 했다. 시간이 흘러 현대에 이르자 동양도 힘을 키웠다. 과거 식민지였던 국가들이 성장해 서양을 위협하기 시작했다. 일본, 중국, 한국 등의 나라가 경제적 문화적으로 성장했고 서양을 뛰어넘을 정도로 발전하고 있다.

최근 격투계에선 재미있는 일이 일어나고 있다. UFC가 다시금 아시아 투자를 시작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시기 미국은 중국을 크게 견제했다. 급성장 중인 화웨이를 비롯한 몇몇 업체를 지목하여 미국 진출은 물론 그들의 성장을 방해-제품 조달 등에 어려움을 주는 정책을 벌이기도 했다. 코로나19에 미국의 중국 견제로 인해 UFC는 아시아 투자를 잠정적으로 멈춘 상태였다.  

바이든 정부로 들어서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UFC의 본격 아시아 진출이 시작됐다. 중국과의 컬래버레이션이 급물살을 타는 듯하다. UFC는 이번 달에만 중국과 협력하는 보도자료를 두 편이나 보냈다. 먼저 UFC는 2월 19일 영상기반 소셜미디어 틱톡(Tiktok)과 스포츠 콘텐츠 사업을 발표했다.  UFC는 매주 틱톡에 계체량, 공식 기자회견, 선수 인터뷰, 경기장 투어, 선수 훈련 모음 등의 콘텐츠를 라이브로 전하게 된다.

이어서 UFC는 차이나 모바일의 자회사인 미구(migu 咪咕)와도 협약을 맺었다. 미구는 중국 내 UFC 콘텐츠 독점 계약자로 UFC PPV, 파이트 나이트 등의 경기 방영뿐만 아니라 독점 콘텐츠인 '데이나 화이트 콘텐더 시리즈' 아시아 버전을 독점 공급하는 회사가 됐다. 

사실 UFC의 아시아 투자는 이전부터 기획되고 진행되었다. 2019년 6월 중국 상하이에 UFC 경기력 향상 연구소(UFC Performance Institute)가 완공됐다. 2020년 초에 데이나 화이트 콘텐더 시리즈가 열릴 계획이었으나 코로나19로 잠정 연기된 상태였다. 최근 백신이 공급되기 시작했고 바이든 정부로 바뀌면서 UFC의 움직임이 바빠진 것이다.

이와는 반대로 미국의 문을 두드리는 아시아의 격투기 단체가 있다. 원 챔피언십(이하 원)은 매우 아시아스러운 단체였다. 싱가포르에 본부가 있는 원은 가장 먼저 자국 싱가포르를 비롯해 가까운 동남아시아 각 국가의 선수들을 키웠고 챔피언으로 길러냈다. 효과는 좋았다. 종합격투기가 다소 생소한 나라였던 인도네시아, 미얀마 등의 영웅을 길러내고 챔피언을 만들어냈다. 대표인 차트리 싯욧통이 무술을 배웠던 태국에선 무에타이 레전드와 새롭게 치고 올라오는 선수들을 영입하여 인기를 얻었다. 필리핀에서도 잘 알려지진 않았지만 실력 있는 선수들을 영입했고 그들을 국가 스타로도 만들었다.

동남아시아 공략이 끝난 후 원은 한국과 일본을 공략했다. 한국에선 실력 있는 선수들을 직접 혹은 원 워리어 시리즈라는 경기를 통해 선발했다. 일본에선 그 나라를 대표할 사업자를 선정했고 토종 단체-슈토, 판크라스와 협약을 맺고 챔피언, 혹은 그에 준하는 선수들을 선발해 영입하기 시작했다. 종합격투기 기반이 한국보다 탄탄하고 동업자를 찾은 일본에선 100회 대회를 열기도 했다.

이렇게 아시아에서 자리를 잡고 1위 단체로 올라서면서 원은 미국 진출을 선언했다. 아시아를 떠나 세계적인 단체가 되기 위한 움직임으로 보인다. 출전 선수들이나 챔피언 대부분 아시아인이었으나 최근 유럽권 챔피언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무엇보다 UFC 챔피언이었던 드미트리우스 존슨, 에디 알바레즈를 영입하면서 세계적인 단체로서 입지를 다지는 모습이다.  

원은 미국 TV 채널 TNT와 협약을 맺고 4월 7일 미국에 첫 방송을 시작한다. 평일인 수요일에 방송된다는 다소 부담을 안고 미국 진출에 나서지만 대진만큼은 매우 신경 쓴 모습이다. 첫 대회 대진은 드미트리우스 존슨과 에디 알바레즈가 출전해 미국 격투기 팬들의 주목을 이끌어낼 예정이다. 같은 달 28일에 열리는 '원 온 TNT 4'에는 UFC에서 인기를 끌었던 세이지 노스컷이 아오키 신야와 대결한다는 소식이다.

북미 격투기 단체인 UFC는 중국을, 아시아 격투기 단체 원 챔피언십은 미국을 공략한다. 현재로 봐선 UFC가 좀 더 유리한 면이 많아 보인다.

이미 상해에 지어 놓은 UFC 경기력 연구소, 그리고 거기에서 시작할 데이나 화이트 콘텐더 시리즈. 또한 이 콘텐츠를 방영할 중국 플랫폼과도 계약을 마친 상태라 이제 시작하기만 하면 되는 상황이다. 원 챔피언십 또한 미국 진출을 위한 선수 영입은 끝났지만 경기 방영 시간이 평일이다. 대회는 싱가포르에서 열리고 경기 내용만 방영되는 형태다. 지금 상황으로 봐선 아쉬운 점이 많다.

UFC라는 세계적인 단체가 아시아에 진출에 어떤 모습을 보일지 궁금하다. 작년 초 데이나 화이트 콘텐더 시리즈 아시아 대회를 기다리는 한국 선수들이 적지 않았다. UFC가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한다면 아마도 많은 선수들이 출전하는 것은 불 보듯 뻔하다. 

그렇다고 모든 선수들이 UFC만을 바라보는 것도 아닌듯하다. 파이트머니, 대회 출전을 위한 거리 등 여러 면을 고려해 원 챔피언십을 선택하는 한국 선수들도 적지 않다. 게다가 원 챔피언십이 미국에서 방영되는 것만으로도 굳이 미국까지 가서 경기를 치르지 않아도 된다는 이점도 생겼다. 

서로의 '본진'을 두고 아시아와 미국에 진출하는 두 단체. 어떤 좋은 결과를 낼지는 올해 말까지 지켜봐야 할 듯하다. 코로나19 백신이 접종되고 국가 간 이동이 자유로워지고 해외 입국 후 자가 격리까지 사라지면 본격적인 경쟁이 시작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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