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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우창 칼럼] 생활체육 레슬링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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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우창 칼럼] 생활체육 레슬링이 온다
  • 성우창 칼럼니스트
  • 승인 2019.11.28 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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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동네 태권도 옆집 레슬링을 꿈꾸며.
시합에 앞서 도열한 팀 인천과 클럽 GD 소속 선수들

[랭크5=성우창 칼럼니스트] 2019년 11월 23일 저녁 7시

천광역시 부평구에 위치한 레슬링 전문 클럽 GYM of Daniel (이하 GD)에서 작은 행사가 열렸다. 마찬가지로 인천에 위치한 생활체육 레슬링 동호회 ‘팀 인천’과의 5대5 대항전이 열린 것.

참가 선수들은 레슬링 전문 선수 출신들이 아니다. 주짓수 수련자, 현 고교야구 선수 출신에서부터 운동 무경력자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있었으나, 레슬링이라는 분야에 있어서는 ‘엘리트’와 정 반대에 위치한, ‘생활체육’으로서 즐기는 이들이었다.

각각 레슬링 수련경력을 살펴보면 최저 2개월부터 최대 1년 정도, 물론 개중에는 종합격투기(MMA) 전업 선수를 지양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평범한 직장인 출신과 마찬가지로 신출내기 레슬러들이다.

주최 측에서 조촐하게 마련한 관중석이 각 팀 선수를 응원하기 위해 모인 팀원들과 레슬러 출신 인사들로 찬 가운데, 대항전 승리의 깃발은 결국 GD 측이 거두어 갔다. 그러나 여기에 모인 모든 사람이 승패에 연연하지 않고 대항전의 열기 그 자체를 즐기는 분위기였으며, 뒤이은 뒤풀이 시간까지 화기애애함을 유지한 채 다음에 다시 만날 약속을 하고 막을 내렸다.

이 시합은 대한민국에서 처음으로 열린 생활체육 팀 간 공식 대항전이었다.

우리들의 곁에 생활체육 레슬링이 오고 있다.

올해 인천 부평구에서 최초의 전문 레슬링 클럽 GD가 레전드 심권호, 최완호 전 선수들의 의기투합으로 만들어졌으며, 12월 6일에는 동호회로 존재하던 팀 송파가 골드 레슬링 클럽이라는 이름으로 레슬링 전문 클럽을 개관할 예정이다. 이미 그 이전에 팀 인천, 팀 영서, 팀 광주 등 다양한 레슬링 동호회가 존재했으며 사회로 나온 레슬링 선수들이 열성적인 지도를 계속하고 있다.

뜬금없게 갑작스러운 레슬링의 공급이 발생한 이유는 무엇일까. 공급이 있으려면 수요가 있어야하는 법, 물론 대한민국 레슬링인들의 레슬링 보급을 위한 열정과 노력이 주 원인이겠으나, 그 중에서도 MMA의 인기가 가지는 지분이 상당비율 있으리라 생각된다.

UFC를 위시한 MMA의 인기가 전 세계에서 높아지며 국내도 예외는 아니었다. MMA의 인기가 높아진다면 자연히 보는 것이 아닌 직접 하고자 하는 팬 층도 많아지기 마련. 흔히들 MMA의 필수 4대 종목을 복싱, 킥복싱/무에타이, 주짓수, 레슬링으로 꼽는데, 한국은 이미 복싱 붐을 거쳐 간 바 있고, 킥복싱은 00년대 K-1 붐이 일던 여파로 충분한 생활체육 여건이 확보된 상태이다. 주짓수는 아시다시피 최근 몇 년간 수많은 도장이 개관하며 웬만한 도시에서는 얼마 안 되는 동네 인구를 주짓수 도장 몇 곳이 치열하게 갈라먹는 현상까지 나타난다.

그러나 남은 4대 종목 중 하나인 레슬링은 이렇다 할 생활체육 저변이 존재하지 않은 상황, 애초에 레슬링이라는 종목 자체가 ‘올림픽에나 나갈 선수들이 전문적으로 하는’ 것으로 뿌리 깊게 인식이 박혀있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 레슬링조차 한국 내에서는 엄연한 비인기 종목에 해당하므로 굳이 도장까지 열어 레슬링을 전파하는 이가 존재하지 않았으며, 애써 개관해봐야 수익성이 발생할 리 없었다.

그러나 MMA에서 하빕 누르마고메도프, 다니엘 코미어, 스티페 미오치치, 헨리 세후도 등 레슬링 베이스 선수들의 전성시대가 도래하며 팬 사이에서도 ‘레슬링 최강론’이 대두되기 시작했다. 지금 이 순간에도 각 MMA 커뮤니티에는 ‘레슬링 태클 한 방이면 실전에서 끝장이다’, ‘주짓수는 허상이다, 레슬링 앞에서는 아무런 소용이 없다’ 등 다양한 레슬링 예찬론이 떠오른다.

레슬링의 인상이 좋아지고 실제로 강한 종목이라는 것은 사실이나 이 왜곡된 인식 또한 결국은 우리 곁에 레슬링이 없기 때문에 발생한 오해이다. 실제로 레슬링을 본 적이 없으니 실제 레슬링이 얼마나 강한지, 단일 종목 레슬링의 단점은 어떤 것인지 확인하고 비판할 길이 없는 것이다.

기존에 레슬링을 접하기 위해 대중들이 다가갈 수단은 MMA 체육관에 입회하는 것뿐이었지만, 전문 선수 출신이 적었던 탓에 MMA체육관에서도 제대로 된 레슬링을 배울 수 있으리라는 기대는 하기 힘들었다. MMA체육관에서는 어디까지나 MMA용의 레슬링만을 배울 수 있으며, 그마저도 레슬링의 기본이 부족한 ‘가라 레슬링’이 태반 이상인 것이 사실이다. 아 물론, 국가대표 레슬러 출신 전찬열 감독의 코리아 탑 팀 계열은 예외로 두는 것이 좋겠다.

그러다 보니 점차 ‘레슬링을 제대로 배우고 싶다!’라는 욕구를 표출하는 사람들의 숫자가 늘어나기 시작했다. 레슬링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이다. 기존 생활체육 주짓수가 대다수 수련자의 기피 때문에 거친 테이크 다운이나 노기 스파링을 제외하여 레슬링의 영역까지 커버할 정도로 그래플링의 완벽한 답을 내놓지 못하는 것도 한 가지 이유가 되었다.

이렇게 MMA 붐으로 시작된 ‘미지의 종목’ 레슬링에 대한 관심은 다행히 많은 레슬러 출신 인사들이 레슬링 동호회, 클럽 개관을 용이하게 하는 결과를 낳게 되었다. 비슷한 그래플링 종목 주짓수를 적극적으로 푸쉬하던 스포츠 브랜드 스파이더(SPYDER)에서도 레슬링 세미나를 지속하고 있으며, 상기한 대로 2010년대 중반부터 각 지역 동호회가 슬슬 생겨나기 시작한다.

열심히 훈련하는 팀 송파 생활체육 레슬러들
팀 송파 소속 생활체육 레슬러들

동호회에서 전문 체육관으로

차차 개관하게 될 레슬링 전문 클럽은 기존 지역 동호회와 다른 성격을 지닌다. 기존의 동호회는 지자체는 교육기관의 시설을 빌리고, 또 일정 회비를 걷긴 하지만 어디까지나 동호회 유지에 필요한 최소한의 비용일 뿐 지도자가 생업으로 삼을만한 수입은 결코 되지 않았다.

그러나 나타나기 시작한 전문 체육관의 개관은 '생활체육 레슬링을 가르치는 것으로 먹고사는' 일을 노리는 사람들이 생겼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즉, 기존 개인의 열정에 의존하는 아마추어적 레슬링 보급화가 아닌 직업정신에 의하여 레슬링의 생활체육 토양을 가꾸어나갈 기반이 마련된 것이다.

팀 송파 운영진이자 골드 레슬링 클럽 운영진을 맡게 될 이현우 전 선수 역시 MMA의 보편화로 스탠딩 그래플링에 대한 늘어난 니즈가 클럽 개관을 용이하게 했다는데 동의한다. 특히 이전에는 각 지역 레슬링 동호회가 해결해주었지만, 날로 그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레슬러의 자발적 보급을 넘어 영리적으로 레슬링 지도를 직업화 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고 귀띔했다.

다만 분명한 것은 이 레슬링에 대한 관심들이 고스란히 ‘수요’로 치환되었다고 단정짓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것이다. 이제 단 두 곳의 레슬링 클럽이 개관했을 뿐이며, 이 클럽들도 향후 오랫동안 계속 운영될지 장담이 힘든 상황이다. 우리가 할 일은 적극적으로 나서 수련을 하거나, 비록 수련을 하지 않더라도 이 클럽들이 존속될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심을 보내는 것일 터이다.

레슬링 클럽 GD 창단의 주인공 심권호, 최완호 대표는 개관 당시부터 줄곧 다음과 같이 개관의 포부를 밝히고 있다. ‘미국과 일본 등 선진국들처럼 생활체육 레슬링의 보편화시키고 싶다’고, 격투기 팬 여러분들도 더 이상 보는 것만이 아닌 직접 투기종목을 경험하고자 할 경우 복싱, 킥복싱, 주짓수 등 다른 투기종목과 함께 레슬링이라는 선택지도 우리 곁에 있을 수 있음을 기억하자.

현 로드FC 파이터이자 전직 레슬러 출신인 김형수의 ‘털TV’, 전 여성 레슬러 출신이 운영하는 ‘운동하는 메츄리’, 팀 송파의 ‘레쉬가드tv’ 등 유튜브 채널에서 간접적으로나마 그 현장을 목격할 수 있다. 수련을 원하는 사람들은 네이버 ‘레슬링 코리아’ 카페에서 자기 거주지 인근 지역 동호회를 찾아볼 수 있으며, 상기한대로 전국 최초 레슬링 전문 짐 Gym of Daniel이 부평에, 서울 최초 레슬링 전문 짐 ‘골드 레슬링 클럽’이 곧 개관을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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