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랭크5=정성욱 기자] 국내에서 연승 행진을 이어가며 일본 단체에도 끊임없이 도전하는 진시준(26, 사이코핏불스)이 일본 경기 연승을 노린다. 15일 일본 오카야마현 구라시키 산요 하이츠에서 열리는 '제4회오카야마짐주최흥행' 대회에 출전해 200전의 태국 낙무아이 타프론(태국)과 대결한다.
진시준은 랭크5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일본에서 내 이름이 여러모로 거론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이번 대회를 통해 한국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무대에서도 통하는 선수라는 것을 각인시키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올해 5월 진시준은 일본 신일본킥복싱 ‘위너스(Winners)’에 출전해 일본의 오오츠키 쇼타를 맞아 1라운드 2분 7초 TKO 승(레퍼리 스톱)을 거뒀다. 이번 경기에서 승리하면 일본 대회에서 2연승을 기록하게 된다.
"이번 대회에서 승리해 이름을 알리고 소속 선수들의 길을 터주고 싶다. 뿐만 아니라 일본에서 챔피언을 지낸 박병규 관장님이 이뤄놓은 업적을 내가 이어가고 싶다."
이하 인터뷰 전문
- 9월 말에 열린 KTK 국제전에서 태국 선수에게 호쾌한 KO 승을 거뒀다.
"상대가 룸피니 챔피언에 200전이 넘는 전적을 지닌 선수였다. 하지만 나는 패배하면 안 되는 상황이었다. 한국 대회에서 무패행진을 하고 있고, 일본의 입식격투기 관계자들이 와서 경기를 보고 있었다. 특히 그들에게 "사람들이 왜 진시준을 찾는가"를 알려주고도 싶었다. 또한 이번 KTK 대회에 메인 무대에 설 수 있도록 도움을 주신 박태규 관장님에게도 보답하고 싶었고."
- 예전 진시준은 거친 야수였는데 KTK에선 날카로워진 느낌이 있었다.
"예전에는 싸움하는 느낌으로 경기를 했다. 모든 사람들이 나를 입식격투기 선수로 인정하지 않았다. 그에 대한 콤플렉스도 있었다. 테크닉이 넘치는 플레이어라는 이야기를 듣고 싶었다. 엄청 노력했다. 바뀌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에 너무 몰입되다 보니 예전의 내 장점-본능적인 플레이와 거칠고 화끈한 면이 사라졌다. 사람들이 오히려 시준이 시합은 루즈하다라는 말을 하기 시작했다. TV를 통해 나를 알게된 사람들이 그렇게 이야기하더라. 한편으로 섭섭했지만 기분은 좋았다. 내가 원하던 것을 하게 됐으니까. 인터넷 어떤 댓글을 보니 나보고 테크닉이 좋은 선수라고 하더라. 이젠 뭔가 살을 붙일때가 됐다. 다듬기만 했는데. 마지막 단계에 온 것 같다. 내가 원하는 경기를 펼치는 선수. 이런 부분은 태국 사범님께서도 인정해주셨다."
- 경기 후 이야기 나눌 때 작전대로 했다고 이야기했는데.
"킥 공격을 주로 하는 무에타이 스타일로 경기를 진행하다가 원래 내 스타일인 펀치로 경기를 끝냈다. 앞으로도 이런 흐름으로 갈 것 같다. 많은 선수들이 내 펀치와 킥을 알고 있다. 뭐가 먼저 나올지는 모를 것이다. 상대가 두 가지 다 준비하더라도 무엇이 먼저 나올지는 모를 것이다."
- 일본 원정을 떠나게 됐다. 어떤 대회인가?
"'제4회오카야마짐주최흥행'이란 대회다. 일본 오카야마에서 1년에 2번정도 하는 대회다."
- 출전하게 된 계기가 있었나?
"어느날 일본에서 손님이 오셨다. 전 WBC 슈퍼플라이급 챔피언 재일교포 홍창수씨였다. 홍창수씨의 권유로 출전하게 됐다."
- 어떻게 알고 왔나? 원래 인연이 있었나?
"일본에 아는 킥복싱 선수가 있는데 그 선수와 홍창수씨와 이야기하다가 내 이야기를 했던 것 같다. 그 계기로 소개받으면서 SNS로 줄 곳 교류해왔다. 그러던 와중 우리 체육관 선수 대회 출전과 관련해 한국에 오게 됐다. 근데 예정되어 있었던 선수가 급작스레 출전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그래서 내게 대회 출전할 수 있냐고 물었고 바로 할 수 있다고 이야기했다. 뒷이야기지만 너무 쉽게 풀렸다며 내게 볼멘소리를 했다. 사실 몇 시간 넘게 설득하려고 준비했는데 이렇게 쉽게 풀릴 줄 몰랐다고 하더라.(웃음)"
- 상대는 누구인가? 태국 선수로 보이던데.
"전 세계무에타이평의회(WMC) 페더급 챔피언이다. 200전 이상 전적이 있고 현재 일본에서 활동하는 태국인 가운데 케우 페어텍스를 제외한 강한 선수로 알려져 있다. 슛복싱의 65kg 챔피언 히로아키에게도 판정승을 거둔 바 있고 라이즈에서 슈퍼 라이트급 랭킹 1위다."
- 강한 선수로 보이는데 부담감은 없나?
"오히려 강한 선수와 겨룰 수 있어 기분 좋다. 내가 리치가 더 긴 편이라 유리하다고 생각한다. 사람들이 나를 보고 강하다는 느낌이 들 수 있는 경기를 펼칠 것이다."
- 최근 일본 무대에서 자주 활동하는 듯하다. 현재 일본 대회 전적은 어떻게 되나?
"총 전적 2승 4패다. 사실 내가 졌던 선수들과 복수하고 싶지만 여건상 쉽지 않다. 패가 많은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나를 불러준 것은 내 가능성을 높게 봤다는 것으로 생각한다. 내가 체급을 70kg에서 66kg으로 낮춘 이후 일본 입식격투기 관계자들이 웰터급(67.5kg)에서 통할 것이라 이야기한다고 하더라. 기분좋았다."
- 이번 경기는 판정에서 덜 부담스러울듯하다. 상대가 일본 선수도 아니고.
"맞다. 그래도 이번에는 상대를 실신 KO시킬 것이다. 조금씩 주먹에 대한 감이 오고 있다. 지난 대회에선 상대를 흔들리게만 만들었는데 이번에는 아예 실신 시키고 싶다. 내 주먹이 킥복싱에서 가장 좋다는 평가를 받고 싶다. 내 스승님인 안동수 관장님(해운대 엘리트 복싱)께서도 그렇게 이야기해주셨고. 안동수 관장님의 복싱, 재키 사범님의 무에타이를 경기를 통해 알리고 싶다. 항상 고맙고 죄송하다."
- 마지막으로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이야기해달라.
"일본에 계속 도전해서 단체 챔피언이 되는 것이 꿈이다. 일본 단체에서 한국인 최초로 챔피언이 된 박병규 관장님이 이뤄놓은 길을 이어가고 싶다. 이번 경기가 끝나면 소속 선수들의 길을 터주고 싶다. 부산에 강자가 많다. 그들이 경기를 치를 수 있도록 돕고 싶다. 마지막으로 부산의 박평화 점장님, 파이트 하우스 공동 대표 이재호, 석상준 대표님께 감사드린다는 말 전하고 싶다."
정성욱 기자 mr.sungchong@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