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랭크5=정성욱 기자] 7월 30일 의정부의 한 체육관에서 작은 입식격투기 대회 '아재배틀'이 열렸다. 이날 잡힌 경기는 총 다섯 경기. 출전자들은 젊은 현역이 아니다. 동네에서 봤음직한 아저씨들이 링에 올랐다.
현역의 움직임을 기대하긴 어렵다. 이들은 전업 선수가 아닌 본업이 있는 '아재' 수련인들로 입식격투기가 좋아서 체육관에 갔다가 출전까지 하게 된 아마추어들이다. 소속도 두 개다. 자신이 현재 일하고 있는 직업과 소속 체육관이 대진표에 함께 기재된다.
'아재배틀'을 기획하고 실행에 옮긴 남일(의정부 원투) 관장. 체육관을 열고 관원을 모으다보니 퇴근 후에 운동을 즐기는 남성들의 비율이 월등히 높았다. 그들은 운동도 열심히 했고 '팀 올드 보이'라는 그룹도 만들어 아마추어 대회에 출전했다. 그들 가운데 추선홍은 프로 입식격투기 무대인 '맥스 FC(MAX FC)' 메인 무대에도 올랐다.
"체육관에 중년의 남성 수련인들이 많았다. 열심히 하는 모습이 젊은 선수들 못지않았다. 경기에 대한 열정도 누구보다 강했다. '팀 올드보이'의 한 분은 이미 프로무대에 진출했고 다른 한 분도 출전 준비 중이다."
열정을 보이는 중년의 모습은 남일 관장으로 하여금 젊은 현역 선수들뿐만 아니라 중년들의 열정을 발산할 수 있는 작은 대회를 만들게 했다. 한국에는 최초라고 할 수 있는 '아재배틀'의 탄생이 된 것이다.
"일본에는 '오야지(일본어로 아저씨) 배틀'이라는 이름으로 중년들이 출전하는 대회가 있다. 전에 일본에 있을 때부터 한국에서 해보면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침 입식격투기 수련인들도 증가했고 특히 중년 수련인들이 늘면서 그들이 원하는 대회를 열어야겠다는 생각에 '아재배틀'을 만들게 됐다."
'아재배틀' 첫 대회는 다섯 경기로 구성됐다. 대회 일정이 휴가철과 겹쳐 많은 사람들이 출전하지 못했다. 하지만 출전과 관련된 연락은 끊이지 않는다. 중년의 열정을 발산하고자 하는 이들의 경기는 계속될 것 같다.
"휴가철이라 많은 경기가 잡히진 않았다. 그래도 여전히 문의는 많다. 그만큼 중년 입식격투기 수련인들이 대회에 목말라있었음을 확인했다."
'아재배틀'은 30일 대회를 시작으로 1년에 4차례 대회를 치를 예정이다. 지금은 남일 관장의 체육관에서 작게 대회를 치르지만 출전자들이 많아져 경기 숫자가 증가하면 의정부 실내체육관으로 확대하여 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1년에 4번 대회를 열 계획이다. 출전자가 많아지면 장소를 옮겨 의정부 실내체육관에서 대회를 개최할 것이다. 경기에 목말랐던 중년 파이터들이 즐길 수 있는 대회로 만들고 싶다."
정성욱 기자 mr.sungchong@gmail.com
아재배틀 1회 경기 결과
- 7월 30일, 오후 1시 의정부 원투 체육관
[85kg] 함장렬(일용직, 팀파시) vs 최덕현(운전기사, 의정부원투)
함장렬, 3라운드 종료 판정승
[67kg] 이승만(회사원, 태백문무관) vs 박명천(택시기사, 에프타이거짐)
이승만, 3라운드 종료 판정승
[73kg] 노민철(영어강사, 극진종합무도관) vs 김경훈(영업사원, 의정부원투)
노민철, 3라운드 종료 판정승
[73kg] 유정진(자영업자, 프리) vs 권현철(광고사 대표, 한미구리)
유정진, 2라운드 종료(버팅에 의한 경기 중단) 판정승
[80kg] 김상혁(공방장인, 의정부원투) vs 박석일(공무원, 한얼타이거)
김상혁, 3라운드 종료 판정승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