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랭크5=정성욱 기자] TV 생중계를 진행하는 거대 규모 격투기 대회가 3개 이상이 있는 대한민국. 하지만 중간 허리 역할을 할 중소 규모 단체는 거의 없다시피 하는 상황이다.
이웃나라 일본은 프라이드 FC, 센코쿠 등을 받혀주는 단체로 딥2001, 판크라스, 슈토 등이 있었고 K-1을 받혀주는 단체로 라이즈, J-네트워크, 전일본, 신일본 킥복싱 등이 있었다. 든든한 중소규모 단체들을 통해 발굴된 실력있는 선수들은 거대 규모의 링에서 실력을 겨뤘고 크나큰 인기로 이어졌다.
한국 종합격투기는 일본과는 반대로 시작됐다. 프라이드 FC, UFC, K-1 등에 자극 받아 2003년 스피릿MC라는 거대 규모 이벤트가 먼저 열렸다. 소소하게 열린 체육관 대회나 단체, 협회에서 열리는 대회는 이전에도 존재했으나 선수를 발굴하고 꾸준히 공급하는 형태의 단체로 성장하지 못했다.
이에 스피릿MC가 무너지고 프라이드와 K-1의 인기가 식으며 급기야 문을 닫는 상황이 되자 격투기의 인기가 식었다. 이 상황에서 큰 규모의 대회를 치를수 없게 되자 국내 선수들은 망연자실했다. 그나마 해외에서 뛸 수 있는 선수들은 운이 좋았다.
일본도 프라이드와 K-1이 무너진 이후 격투기 인기가 예전과 같지 않다. 하지만 선수들의 설 무대는 존재했다. 중소규모 단체들은 꾸준히 대회를 열었고 선수들은 무대에 오를수 있었다. 2015년 라이진이 첫 대회를 개최할 때 과거의 향수를 이끌어 내기 위해 나이 많은 선수들이 출전했지만 한편으론 나스가와 덴신, 레나 등 젊은 격투기 선수들이 링에 올라 세대교체를 알렸다. 이들은 각각 라이즈, 슛복싱, 즉 중소규모에서 꾸준히 경기를 치르며 실력을 쌓고 때를 기다렸던 선수들이다.
천창욱 해설의 카이저(KAISER)는 이런 부분에서 의미가 크다. 천창욱 해설은 랭크5와의 인터뷰에서 처음부터 중소규모 단체를 생각했다고 이야기했다. 대회 장소도 서울이 아닌 구미에서 연다. 그는 지방 선수들을 육성하고 오랫동안 살아남는 단체를 만들기 위해 이러한 방법을 선택했다고 이야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