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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FC On FOX 31] 리뷰 : 굿잡! 파이트나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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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FC On FOX 31] 리뷰 : 굿잡! 파이트나이트
  • 유 하람
  • 승인 2018.12.17 05: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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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FC On FOX 31 포스터

[랭크5=유하람 기자] 파이트나이트를 시작한 이래 UFC에서 무료 중개 대회는 단체 흥행의 중요한 축으로 자리잡았다. 헤비급 타이틀전을 내세워 런칭한 UFC On FOX 역시 마찬가지였다. 흥행성은 떨어지지만 실력 있는 선수들은 무료대회 메인카드에 자리하곤 했고, 덕분에 경기력 면에서는 오히려 정규대회보다 좋은 이벤트가 나오곤 했다. 16일 위스콘신 밀워키 피저브 포럼에서 열린 UFC On FOX 31 역시 적어도 평균 이상의 퀄리티를 보여줬다.

메인이벤트 : #4 케빈 리 vs #8 알 아이아퀸타

"기대 이상"
- 하지만 리의 아쉬움은 글쎄?
평점 : ★★☆

케빈 리(26, 미국)와 알 아이아퀸타(31, 미국)는 '실력은 정상급이지만 단독흥행은 안 되는 선수'의 전형이다. 랭킹에서 보이듯 체급에서 열 손가락 안에 드는 선수들이지만 그에 맞는 관심을 받지는 못했다. 시끄럽게 트래시토킹을 하는 파이터들도 아니고, 그렇다고 스타일이 굉장히 임팩트 있지도 않기 때문이리라. 이 둘이 파이트나이트 메인을 차지한 이유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경기는 준수했다. 58개월 만에 다시 만난 둘은 치열한 접전을 펼쳤다. 초반엔 리가 레슬링 싸움을 거는 족족 점수를 올렸지만, 후반 갈수록 아이아퀸타가 예리한 앞손과 우월한 체력으로 승기를 잡았다. 특히 5라운드엔 리가 경기 종료까지 이렇다 할 반격을 보여주지 못했고, 막판엔 코너에 몰려 도망가기 급급했다.

서로 라운드를 주고 받은 상황. 판정단은 전원일치로 아이아퀸타 손을 들어줬다. 리는 납득할 수 없다는 듯 망연자실한 표정을 지었으며, 이후에도 케이지를 한참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아쉬울만 했다. 경기도 생각보다 흥미진진했고, 중요한 고비에서 접전 끝에 패했으니. 하지만 냉정히 말해 리가 그렇게 판정에 억울해할 경기는 아니었다. 우세한 라운드에서조차 스탠딩으로만 오면 일방적으로 밀렸고, 결정적으로 판정에 중요한 마지막 1분을 일방적으로 두들겨 맞았다. 리가 승리했다면 훨씬 문제됐을 싸움이었다.

준 메인이벤트 : #5 에드손 바르보자 vs #14 댄 후커

"바르보자는 바르보자"
- 패배에도 빛났던 '명품조연' 후커의 투혼
평점 : ★★★★

에드손 바르보자(32, 브라질)는 흔히 포텐셜'만' 높은 선수로 꼽히곤 한다. 180cm라는 라이트급에서 큰 키에 더 긴 팔다리, 그에 맞지 않는 사기적인 스피드와 파워, '옹박' 같은 자유자재의 킥 구사까지. 장점이 너무 뚜렷하고 강해서 단점을 차치하고라도 벨트 한 번은 감아볼만 해보인다. 지금도 나이가 그리 많지 않고 톱5권이니 기회가 올 가능성이 없진 않다. 하지만 적어도 지금까지 바르보자는 화려하게 이겨서 기대를 받다가 허무하게 무너지기를 반복해왔다.

그래도. 그래도 바르보자가 10위권 밖으로 나가떨어지는 선수는 아니다. 랭킹 14위 댄 후커(28, 뉴질랜드) 몇 번을 그로기에 몰리고 두들겨 맞으면서도 정신력으로 버텼으나, 결국 ‘매 앞에 장사 없다’는 속설만 증명하고 말았다. 집요한 복부 공략에 후커는 제자리에서 주저 앉고 말았다. 경기 후 퇴장할 때 패자였음에도 박수를 받을 만큼 멋진 투혼을 발휘했지만, 역시 컨텐더 라인의 벽은 너무나 높았다.

2경기 : FW #2 서지오 페티스 vs #10 롭 폰트

"애매한 페티스, 너무 애매한 페티스"
- 이겨도 평범, 져도 평범
평점 : ★★

형의 후광을 차치하고 봐도 서지오 페티스(25, 미국)는 참 애매하다. 분명 기본기가 좋기는 한데 결정력은 없고, 잘하긴 하는데 또 챔피언 급은 아니다. UFC에서 거둔 7승은 모두 판정에 2015년 이후론 질때도 그렇게 화려하게 지진 않는다. 본인도 갑갑했는지 밴텀급에 도전해봤지만 역시는 역시, 랭킹 10위의 문지기 롭 폰트(31, 미국)에게 전방위로 압도당하며 패했다. 3라운드 종료 판정에서 3-0으로 폰트 30-27이 선언될 만큼 페티스는 아무 것도 보여주지 못했다.

오프닝 매치 : 찰스 올리베이라 vs 짐 밀러

"형, 오랜만이야"
- 8년을 기다린 완벽한 복수극
평점 : ★★★★

리벤지 매치는 언제 봐도 보는 맛이 있다. 숙성되면 더욱, 그것도 첫 패를 안긴 선수를 대상으로 한다면 더더욱. 찰스 올리베이라(29, 브라질)는 종합격투기 커리어 첫 패전 상대였던 짐 밀러(35, 미국)에게 꼬박 8년 만의 복수에 성공했다. 올리베이라는 2010년 12월 밀러에게 119초 만에 니바로 탭아웃하며 커리어 첫 패배를 기록했다. 오랜 기다림 끝에 올리베이라는 리어네이키드 초크로 75초 만에 탭을 받아내며 완벽히 복수에 성공했다.

1라운드 밀러는 로킥으로 상대 바깥다리를 건드렸으나, 이내 킥캐치에 이은 슬램에 그라운드로 끌려내려갔다. 이내 올리베이라는 바디훅을 모두 걸고 초크 그립을 잡았다. 밀러는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며 리어네이키드 초크를 내줬고, 얼마 버티지 못한 채 탭을 쳤다.

그래플링 귀신이었던 짐 밀러가 결국 이런 식으로 부활에 실패했다는 건 아쉬웠지만, 초살 서브미션을 초살 서브미션으로 돌려주는 구도는 충분히 만족스러웠다.

총평

"굿잡! 파이트나이트"
- 반쪽짜리 화끈함도 괜찮아
평점 : ★★★☆

파이트나이트 대회란 보통 주목도가 낮은 만큼 기대치는 낮고, 출전하는 선수는 실력이 좋다. 시쳇말로 '가성비'가 좋다 하겠다. UFC On FOX 31은 그 가성비를 조금 더 넘어서 즐겨 볼만한 대회였다. 특히 바르보자와 올리베이라의 퍼포먼스는 '이 맛에 파이트나이트 보지' 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2경기와 메인이벤트가 그렇게까지 불타지는 않아 반쪽짜리 화끈함이었다고 해도 어떤가. 파이트나이트는 이렇게 보는 것인데.

유하람 기자 rank5yhr@gmail.com

UFC On FOX 31 경기 결과

메인이벤트 : 케빈 리 vs 알 아이퀸타타
– 아이아퀸타 5라운드 종료 만장일치 판정승

준 메인이벤트 : 에드손 바르보자 vs 댄 후커
– 에드손 바르보자 3라운드 2분 19초 KO승(바디샷)

2경기 : 롭 폰트 vs 서지오 페티스
– 롭 폰트 3라운드 종료 판정승(3-0)

오프닝 매치 : 찰스 올리베이라 vs 짐 밀러
– 찰스 올리베이라 1라운드 1분 15초 서브미션 승(리어네이키드 초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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