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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13연패 파이터 한복수가 포기 않고 챔피언에 도전하는 이유(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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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13연패 파이터 한복수가 포기 않고 챔피언에 도전하는 이유(下)
  • 정성욱
  • 승인 2017.03.06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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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복수

이 글은 아마추어 종합격투기 13연패에도 불구하고 챔피언을 향해 도전하는 파이터 한복수(27, 팀에이스)의 자전적 이야기입니다. 상, 하편 2개로 나뉘어 나갈 예정입니다.

이 글은 랭크5의 편집방향과 다를수 있습니다.

매일 눈물로 밤을 지새웠다. 그러다 문득 내가 육체적으로 강하지 않으면 앞으로 내 형과 가족을 지킬 수가 없겠구나, 남에게 약하게 보이면 다시 이런 일들이 찾아 올 수도 있겠다는 생각과 함께 '복수네 집 아들이 격투기 챔피언이래?', '복수네 형 동생이 무슨 격투기 챔피언 출신이래?'라는 말들이 사람들에게 입으로 퍼지고 알게 된다면 우리가족은 내가 없어도 끝까지 지킬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주위를 둘러보고 친구들에게 물어보니 친구의 친구가 경기도 파주 동패동에 위치한 팀에이스에서 코치로 근무하고 있다고 들었다. 그 친구를 통해 팀에이스 박상현 감독님과 상담을 했다.

감독님께서는 나의 사정을 다 들으신 뒤 아무 말씀 없이 내 두 손을 꼭 잡고 이런 말을 했다. "복수야, 내가 너의 꿈을 이룰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같이 뛰어주마. 앞으로 너도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도전을 해라. 아울러 내가 너에게 숙식제공을 무료로 해줄 테니 네가 원하는 꿈을 이룰 때까지 운동과 일을 열심히 해 형의 병원비와 생활비를 마련해라."

난 정말 감독님의 따뜻한 말을 들었을 때 이게 꿈인가, 생시인가라는 생각으로 화장실로 달려가 물을 틀어놓고 거울을 보며 스스로 따귀를 몇 번이나 때렸는지 모른다. 정말 그때 순간이 잊히지가 않는다. 이유 없이 눈물이 흘렸으며 내가 이토록 경멸했던 세상이 다가 아니었구나란 생각을 하며 예전에 아버지와 학교 선생님의 말씀이 다시 내 가슴 속에 후벼지며 파고 들어와 또 한 번 따뜻한 눈을 뜨게 해줬다. 역시 부모님과 선생님의 말씀이 틀리지 않았구나, 세상에는 훌륭하고 좋은 사람들이 많구나….

박상현 감독님의 배려로 숙식제공이 해결되고 평일 낮에는 노동을 하며 돈을 모으고, 저녁에는 가족을 위해 종합격투기 챔피언이 되려고 노력했다. 주말 역시 하루 종일 배달 알바를 하면서 적지만 열심히 돈을 벌어 형 치료비와 가정에 도움을 주고 있다.

비록 실력이 안 된다 하더라도 성실히 땀을 흘리고 노력하면 어떤 일이든 꼭 해낼 수 있다는 말을 믿고, 죽어도 포기를 안 한다는 마음을 먹고 챔피언의 꿈을 향해 달릴 수 있었다.

하지만 내가 생각했던 것만큼 종합격투기는 녹록지 않았다. 열심히 운동을 하고 준비를 했음에도 4연패를 했을 때 박상현 감독님께서 조용히 부르더니 '복수야, 연습을 더하고 경기에 나가는 게 좋지 않겠니'라고 말씀을 하셨지만 사실 그때 감독님의 마음은 경기 중 다칠까봐 걱정을 하고 나의 능력 없는 재능에 대한 안쓰러움이셨을 것이다.

이후 감독님께서 얼마나 날 안쓰럽게 생각했는지 10연패 이후부터는 조용히 불러 하얀 봉투에 주셨다. 그리고 지긋이 미소를 지으며 "복수야, 끝까지 응원하마. 하지만 아마추어 대회도 대회다. 너는 아마추어 선수들 중에서도 9연패를 하였기에 아주 베테랑 선수다"라며 아마추어에겐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파이트머니를 슬그머니 주셨다.

그러면서 겸연쩍 웃으며 "복수야, 아마 파이트머니를 받는 아마추어 선수는 전국에 너밖에 없을 거다. 더 힘내고 절대로 포기하지 마라. 그리고 더 강해지고 강해져 반드시 TFC 챔피언이 돼 꼭 형과 가족을 지켜줄 수 있도록 해라"라고 말씀하셨다. 이 말을 듣는 순간 나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아마추어 파이터가 아닌가란 생각을 했다.

그 뒤 TFC 대표님들이 나의 13연패를 이상하게 여겨 박상현 감독님에게 문의하셨다. 이후 나의 사연을 듣고 종합격투기 단체이자 TFC 대회 사상 처음으로 넘버시리즈 스페셜매치로 나를 케이지에 오를 수 있도록 만들어주셨다.

종합격투기 단체이자 TFC대회 역사상 처음으로 넘버 시리즈 대회에서 스페셜 매치로 한복수 선수에게 경기를 뛸 수 있도록 해줬다.

바로 나, 한복수의 꿈을 이뤄주기 위해서다. 절대 실망시켜드리지 않겠다. 두 번 다시 오지 않을 이 기회를 절대로 놓치지 않겠다.

■ TFC 14- 최승우 vs. 김재웅
2017년 3월 18일 서울 강서구 KBS스포츠월드(오후 6시 SPOTV+, 네이버 스포츠 생중계)

-메인카드-
[페더급 타이틀매치] 최승우 vs. 김재웅
[페더급매치] 이민구 vs. 정한국
[여성부 -51kg 계약체중매치] 서예담 vs. 서지연
[페더급매치] 임병희 vs. 나카무라 요시후미
[라이트헤비급매치] 김두환 vs. 라마잔 무카일로프
[페더급매치] 윤태승 vs. 타카하시 켄지로
[밴텀급매치] 황영진 vs. 김동규

-언더카드-
[웰터급매치] 안재영 vs. 박건환
[웰터급매치] 김형주 vs. 네마툴라 자리포브
[웰터급매치] 한복수 vs. 최민혁
[페더급매치] 홍준영 vs. 정상호
[밴텀급매치] 김승구 vs. 박태웅
[밴텀급매치] 차범준 vs. 윤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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