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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블지] '에이스' 임현규 "이제는 '이기는 싸움' 할 것…난 당장 승리가 고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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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블지] '에이스' 임현규 "이제는 '이기는 싸움' 할 것…난 당장 승리가 고프다"
  • 유 하람
  • 승인 2019.03.22 13: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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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현규 © 더블지

[랭크5=삼성동, 유하람 기자] "무조건 이겨야 한다" '에이스' 임현규(34, 팀 마초)는 거듭 말했다. 21일 랭크5와의 인터뷰에서 그는 "뒷 일은 뒷 일이고 이번 경기를 잘 해야된다는 생각 밖에 없다"며 승리 외엔 선택지가 없다고 말했다. "내 커리어가 얼마 남았을지도 모르는 일"이라는 임현규는 "이젠 '이기는 싸움'을 하려고 한다. 설령 보기엔 재미가 없더라도 이기려고 한다"고 단단히 마음을 먹었다.

13개월 가량 공백이 있었던 임현규는 지난해 11월 더블지 01을 통해 복귀전을 치렀다. 웰터급이 아닌 미들급으로 경기를 치렀고, 조금은 불안한 경기력으로 승리했다. 임현규는 "컨디션 문제는 없었는데 체급을 올리는 데 부담감이 있었다. 데뷔하고 네 경기 정도를 미들급으로 뛰긴 했는데 워낙 초창기라 몸이 기억하질 못하더라"라고 이야기했다.

그럼에도 체급을 올린 이유는 "체중 빼기가 너무 힘들어서"라고 헛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애초에 웰터급으로 뛴 이유가 미들급에서 버겁다는 느낌을 받아서였다. 그런데 이젠 나이도 있다보니 몸이 많이 힘들다"고 토로했다.

임현규는 "내가 워낙 어릴 때 데뷔해서 그런지 다들 내가 나이 많은 걸 잘 모르시더라. 한국나이로 조금 과장해서 곧 40이다"라고 멋쩍게 말했다. "감량이 너무 힘들어서 이러다 잘못되는 거 아닌가 싶기도 했다"며 "80kg 초반만 가도 너무 힘들다. 이젠 84kg도 몸을 생각하면 나쁘지 않겠다 싶었다. 이젠 건강관리도 신경을 써야겠다 싶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아직 미들급에 확신을 가지고 있지는 않다고 덧붙였다. 미들급 복귀전이었던 지난 경기에 대해 임현규는 "몸싸움도 별로 없었는데 경기 후에 겪어본 적 없는 근육통을 느꼈다"고 말했다.

"전에 (양)동이가 그런 말을 했다. 헤비급 선수랑 몇 번 부딪히면 몸이 너무 아프다고. 동이도 그렇게 경기를 길게 하는 편이 아닌데. 무리가 온다고 하더라. 체급에 적응이 안 돼서 그런지는 모르겠다. 경기 중에는 잘 몰랐는데 끝나고 나니 이런 거구나 싶었다"

체중관리를 하고 있는 지금 같은 땐 웰터급 욕심이 난다고 솔직히 말했다. 그러나 이내 "평소 체중 상태가 이러면 다시 체급을 내려갈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근데 원래 웰터급에서 싸우려면 20kg은 감량을 하고 싸워서 장담은 못하겠다. 아마 힘들 것 같다"며 손사래쳤다.

앞으로 불투명한 부분이 있지만 임현규는 일단 이번 경기에는 확실히 미들급에서 1승을 추가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내가 준비만 잘 하면 이긴다는 마인드다. 준비하는 내내 상대가 안 잡혔는데 그것도 언젠가는 해결되려니 하고 별 신경을 안 썼다"는 임현규는 "이겨야겠다는 생각 밖에 없다"고 말했다.

다만 상대가 김재영(35, 노바 MMA)인 건 탐탁치 않다는 입장이다. 임현규는 "발표 전까지 김재영이 상대가 될 줄은 아예 몰랐고 상상도 못했다. 또 외국 선수일 거라고 예상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처음 오퍼를 받을 때 솔직히 불편했다. 모르는 사람도 아니고 운동도 여러번 해보고 친분이 있는 선수라…"라며 말문을 흐렸다. 임현규는 "대진이 잡히고 통화를 한 번 했는데 처음엔 서로 헛웃음만 했다. 그냥 준비 잘 하고 좋은 경기 하자고 얘기가 됐다"고 뒷 이야기를 밝혔다. 본인 역시 "시합은 시합이다. 잘 싸우기만 하면 된다"며 자신을 다잡았다고 전했다.

정작 '임현규 대 김재영'이라는 큰 타이틀에는 관심이 없다고 밝혔다. "커뮤니티를 잘 안 보다보니 반응이 뜨거운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의미가 있는지도 잘 모르겠다"며 "여느 상대와 다르지 않다. 아는 선수다보니 그냥 시합하기 좀 불편한 정도"라고 소감을 전했다. 단 한 가지, "외국인 상대가 잡히면 ‘저 놈은 내가 죽인다’ 이렇게 얘기하면서 전의를 불태우곤 하는데 재영이 형이랑 한다고 할 땐 그런 게 없었다"며 씩 웃어보였다. "김장용도 모르는 사람 얘기하듯 ‘재밌겠는데’하고 말더라"고 덧붙였다.

임현규는 "지려고 경기하는 사람은 없지만 이번엔 정말 무조건 이겨야 한다. ‘으아’하고 달려드는 게 아니라 상대 움직임도 많이 보고 잘 맞춰가려고 한다. 처음부터 판정을 바라보고 싸울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데뷔한 지 얼마 안 됐을 땐 올라가서 시원하게 때려박고 KO시키면 그만이라 생각했는데 큰 굴곡을 여러 번 겪다보니 한 방에 끝내겠다는 요행을 바라면 안 되겠더라. 그럼 게임이 안 된다. 그거부터가 내 자신이 준비가 안 된 거다. 내가 내 컨디션으로 3라운드를 싸울 수 있게 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그러다 중간에 타이밍이 잘 잡히면 KO를 낼 수도 있는거고 판정으로 갈 수도 있는 거겠지"

스타일 분명한 선수를 대비해 고생해주는 팀메이트들에 대해서도 말을 꺼냈다. "워낙 움직임 좋고 탄력 있는 선수라 그 움직임에 대한 눈 연습을 많이 하고 있다"며 "그래서 동료들이 맞지도 않는 스타일을 소화하느라 고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가상의 김재영’이 세 명있고, 가끔 (양)동이도 스파링할 때 마지막 라운드는 김재영 스타일로 해준다. 근데 동이가 그렇게 하니까 정말 힘들더라. 저 큰 몸에 워낙 빠르고 '화물차 태클'까지 있어서"라며 고개 저었다.

오랜 동기인 양동이와는 더블지 01에 이어 연달아 같은 대회에 출전한다. 임현규는 "경기가 겹치니 서로 연습을 직접 많이 도와주진 못한다"면서도 "어차피 둘 다 운동해야 하는 상황이니 서로 으쌰으쌰하게 되더라. 서로 지쳤을 때 한 번 더하자고 잡아주곤 하는데 그건 좋다"고 말했다.

스파링 파트너로는 더할 나위 없이 잘 맞는다고 밝혔다. "선수 생활 시작할 때부터 워낙 오래 맞춰서 서로 뭘 할지 너무 잘 안다. 그래서 선도 잘 지키니 다칠 일이 없다"고 말했다. "그리고 솔직히 동이가 100%를 안 한다. 난 양동이가 누르면 아예 못 일어난다. 힘 차이를 많이 느낀다"며 혀를 내둘렀다. "헤비급 선수들과 많이 훈련해보진 못했지만 지금까지 겪어본 선수 중엔 제일 압박이 좋고 힘이 세다. 난 그냥 위로 긴 거다. 동이는 근력이 그냥 타고났다"며 추켜세웠다.

앞으로의 커리어에 대해서는 뚜렷한 계획은 없다고 전했다. "UFC에서 제안이 온다면 불태워보고 싶긴 한데, 나이가 있다보니 안 불러줄 것 같다"며 내려놓은 모습을 보였다. "이미 한 번 가봤지만 생각대로 안 되다보니 큰 욕심은 안 난다. 이왕이면 '챔피언이랑 한 번 싸워보고 싶다'는 마음은 있지만 진짜 누구나 꾸는 꿈일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현역 생활을 중단할 생각도 있다고 밝혔다. "내가 이 정도면 많이 싸웠구나 하고 만족할 때 그만하고 싶다"는 임현규는 "‘은퇴’가 아니라 그냥 그만 두는 거다. 내가 ‘은퇴’라는 의미 있는 말을 쓸만큼 대단한 사람이 아니다"라고 겸손하게 말했다 "한 분야에 수십년을 쏟아부어 뭔가 이뤄낸 사람이나 ‘은퇴’다. 나 같은 사람이 얼마나 많나. 내가 1.5세대 소리를 듣는데 1세대 중에도 지금 활동하는 선수가 많다. 내가 그런 분들을 두고 은퇴라는 말을 쓰고 싶진 않다"며 "난 조용히 사라지고 싶다"고 밝혔다.

선수 생활을 정리하면 체육관을 열고 싶다고 전했다. "운동 시작할 때부터 체육관 하는 게 꿈이었다. 좋아하는 운동하면서 애들과 뒹굴대고 싶다. 동네 생활체육 느낌으로 관원은 소박하게 200명 정도?"라며 너털웃음을 지었다. "선수를 키우는 건 적성이 맞아서 안 한다. 운동만 가르치는 게 아니라 모든 걸 일일히 신경 써줘야 하는데 난 그렇게까진 못한다"고 선을 그었다. "난 내게 선수가 되고 싶다고 오면 다른 데로 보낼 거다. 처음부터 그러면 거절하고 다른 곳을 추천할 거고 가르치다 재능이 보이면 다른 체육관에 보낼 거다"라고 못 박았다. 다만 "아마추어 시합까지는 내보낼 생각이 있다. 회원들끼리 가서 끝나면 맥주 마시는 것처럼"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아이를 위해서 좀 더 잘 싸우고 싶다는 말도 했다. "첫째 예진이가 아빠가 뭘 하는 사람인지 이제 인지하더라. 격투기인 줄은 몰라도 운동한다는 걸 안다"며 "운동을 갔다오면 어딘가 스크래치가 나 있는데 그걸 찍으면서 ‘아빠 운동 쎄게 했어? 왜 쎄게 했어 약하게 해야지. 다쳤잖아”라고 한다"고 밝혔다. "자기가 붙이는 어린이 밴드를 붙여주겠다고 온다. 애를 생각해서라도 많이 안 다치고 이겨야겠다 싶더라. 걱정을 해주는게 감동이다. 멍하게 보다보면 언제 이렇게 컸나 싶다"고 뭉클한 심정을 밝혔다.

끝으로 임현규는 "재영이 형도 그렇겠지만 관심 가져주신 만큼 잘 준비해 좋은 경기, 재밌는 경기로 기대에 부응하겠다"고 전했다.

rank5yhr@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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