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7 21:15 (토)
실시간
핫뉴스
'아재'들의 반격, 젊은 선수 상대로 KO 뺏은 '팀 올드보이' …맥스 FC 퍼스트리그
상태바
'아재'들의 반격, 젊은 선수 상대로 KO 뺏은 '팀 올드보이' …맥스 FC 퍼스트리그
  • RANK5
  • 승인 2017.05.22 00:00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팀 올드보이와 코칭 스텝, 김대호 코치, 남일 관장, 황호명, 추선홍, 신용 선수(좌측부터) ⓒ정성욱 기자
팀 올드보이와 코칭 스텝, 김대호 코치, 남일 관장, 황호명, 추선홍, 신용 선수(좌측부터) ⓒ정성욱 기자

[랭크5=정성욱 기자] 과거 일본 격투기 취재 중 '오야지 배틀'이라는 이름의 격투기 대회를 본 적이 있다. '오야지'는 친근한 뉘앙스의 아버지를 뜻하는 말로 남의 아버지를 부르거나 혹은 노인을 뜻하는 말로도 사용한다. 아버지뻘이 나와 격투를 벌이는 대회라고 생각하면 된다.

일명 '선출'(선수 출신)은 없다. 건강을 위해 격투기를 시작했다가 재미가 붙어 내친김에 대회에까지 출전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경기 내용도 화려하지 않다. 격투기의 정교한 기술보다는 '싸움'에 가깝다.

2007년 일본 토야마에서 열린 DEEP 2001 오야지 베틀에서 ⓒ정성욱 기자
2007년 일본 토야마에서 열린 DEEP 2001 오야지 베틀에서 ⓒ정성욱 기자

21일 서울 강남구민회관에서도 '오야지 베틀'이 열렸다. 입식격투기 대회 맥스 FC 퍼스트 리그에 의정부 원투 체육관의 신용(41), 추선홍(42), 황호명(39) '팀 올드보이' 삼총사가 출전했다. '팀 올드보이' 입식격투기를 좋아하는 중년 아재 3명이 만든 팀으로 열심히 운동하기 위해, 되도록 많이 링에 오르기 위해 의기투합해 만든 팀이다.

판정패했지만 투지를 보여준 신용 ⓒ정성욱 기자
판정패했지만 투지를 보여준 신용 ⓒ정성욱 기자

가장 먼저 링에 오른 신용 씨, 과거 무에타이 수련 경력도 있고 최근에도 입식격투기에 출전한 경력도 있다. 20살 이상 어린 19세의 심완석(안양 IB짐)을 맞아 물러섬 없는 혈전을 펼쳤다. 결과는 5-0 판정패. 끝까지 지치지 않고 상대에게 펀치를 뻗어 큰 인상을 남겼다.

아들로 인해 다시 글러브를 낀 맏형 추선홍 ⓒ정성욱 기자
아들로 인해 다시 글러브를 낀 맏형 추선홍 ⓒ정성욱 기자

다음으로 링에 오른 건 '팀 올드보이'의 맏형 추선홍 씨. 젊은 시절 입식격투기 선수로 활동한 경험 있던 추 씨는 아들의 다이어트를 위해 무에타이 체육관을 찾았다가 다시 손에 글러브를 끼웠다. 공이 울리자 '올드보이의 맏형'은 강력한 힘을 바탕으로 백 스핀 블로, 킥, 펀치 쏟아내며 거침없는 공세를 펼쳤다. 1라운드 2분 20초 오른발 뒤차기를 상대 양학준(연수 삼산)의 복부에 적중시켜 승리를 거뒀다.

마지막으로 출전한 올드보이 막내 황호명 ⓒ정성욱 기자
마지막으로 출전한 올드보이 막내 황호명 ⓒ정성욱 기자

올드보이의 막내 황호명 씨는 마지막으로 링에 올랐다. 181cm, 90kg이라는 큰 신장의 황 씨는 2012년 전국 무에타이 신인왕전 크루저급에 출전해 우승을 거둔 바 있다. 올드보이의 막내답게 황 씨는 거침없는 공격을 퍼부었다. 18세의 변우진(안산 쌍용)의 공세에 몇 차례 밀리기도 했지만 전진을 멈추지 않았다. 2라운드 1분 15초 황 씨는 펀치 연타를 앞세워 KO 승을 얻어냈다. 이날 '팀 올드보이'는 2승 1패, 그것도 2KO라는 기록으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팀 올드보이'의 소속 의정부 원투체육관의 남일 관장은 이들의 열정을 높게 산다. 남 관장은 "바쁜 시간을 쪼개 열심히 운동을 한다. 경기에 대한 열정도 젊은 수련인들보다 높아 나도 지도자로서 더 많은 것을 가르쳐주고 신경 쓰게 된다"라고 이야기했다.

경기후 '팀 올드보이' 삼총사는 랭크5와 가진 인터뷰에서 입식격투기는 정말 재미있는 운동이라고 입을 모아 말했다. 팀의 막내 황호명씨는 "(입식격투기는) 정말 재미있는 운동이다. 나를 비롯해 형님들 모두 이 운동을 좋아한다"며 "다만 경기를 자주 하고 싶은데 상대가 없어 난감하다. 오늘도 나보다 많이 어린 친구와 경기를 했는데 마치 20대가 몰려 있는 클럽에 가는 느낌이었다(웃음)"라며 아쉬움도 함께 이야기했다.

팀 올드보이 ⓒ정성욱 기자
팀 올드보이 ⓒ정성욱 기자

맏형 추선홍씨는 아들의 경기 출전을 준비하고 있다. 아들이 90kg이 나가는 비만이었으나 지금은 15kg을 빼고 키도 많이 컸다고. 추 씨는 "아들이 조만간 경기에 출전한다. 경기를 앞둔 아들에게 아빠로서 귀감이 되도록 정말 열심히 했다. 좋은 결과가 나와서 기분 좋다"는 말을 전했다.

마지막으로 팀 올드보이의 허리 신용 씨는 전국의 아재들에게 입식격투기를 권했다. 신 씨는 "우리들의 경기를 보고 전국 아재들이 체육관을 많이 찾았으면 좋겠다. 밤에 시간 쪼개서 열심히 운동하다 보면 경기 욕심도 날 것이다. 혹시 아나? 우리와도 경기를 갖게 될지? 중년 직장인들만의 리그도 만들어질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정성욱 기자 mr.sungchong@gmail.com

맥스 FC 퍼스트 리그 6
장소 : 서울 강남구민회관 2층 대강당
일시: 5월 21일(일) 오전 11시 아마추어 리그, 오후 1시 세미프로 리그

아마추어 리그 결과
1경기 -45kg 김동건(대구팀무인상인지부) VS 오유석(강화한국체대승룡)
오유석 판정승(0:3)

2경기 -48kg 최진오(대구팀무인상인지부) VS 황순호(강화한국체대승룡)
황순호 판정승(0:3)

3경기 -53kg 김성민(대구팀무인상인지부) VS 박하랑(인천대한)
박하랑 판정승(1:2)

4경기 -60kg 권우성(대구팀무인바른마음체육관) VS 김철희(울산무에타이신의체육관)
김철희 판정승(0:3)

5경기 -65kg 김한별(인천대한) VS 한승엽(안양IB짐)
한승엽 실격승

6경기 -50kg(계약) 박한솔(대구팀무인바른마음체육관) VS 정시온(순천암낫짐)
정시온 판정승(1:2)

7경기 -57kg(계약) 배재진(인천백련제스트짐) VS 윤재민(안양IB짐)
윤재민 판정승(1:2)

세미 프로 리그 결과
1경기 -55kg 유진(익산엑스짐) VS 마동현(안양삼산총관)
마동현 판정승(5:0)

2경기 -50kg 김혜진(서울삼산이글) VS 윤수빈(대구더파이터클럽)
김혜진 판정승(3:2)

3경기 -52kg 박서린(인천대한체육관/18) VS 윤현빈(대구더파이터클럽)
윤현빈 판정승(0:5)

4경기 -60kg 신용(의정부원투체육관) VS 심완석(안양IB-GYM)
심완석 판정승(0:5)

5경기 -65kg 이정환(인천백련제스트) VS 진태근(대구범어피어리스)
진태근 판정승(1:4)

6경기 -65kg 추선홍(의정부원투체육관) VS 양학준(인천연수삼산체육관)
추선홍 1라운드 2분 20초 KO승(오른발 뒤차기)

7경기 -65kg 서영교 (울산무에타이신의) VS 김종완(안양IB-GYM)
1라운드 부상(버팅)에 의한 노 게임

8경기 -70kg 황다한 (강릉촉디엑스짐) VS 조은상(서울유짐)
황다한 판정승(5:0)

9경기 -85kg 황호명 (의정부원투체육관) VS 변우진(안산쌍용)
황호명 2라운드 2분 15초 KO승(펀치 연타)

10경기 -64kg(계약) 강범준(인천백련제스트짐) VS 이규동(인천연수삼산체육관)
강범준 판정승(5:0)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남 관장의 격투기 일본어 – 오야지 배틀(おやじ,おやじ 2017-05-24 11:45:03
[…] ‘아재’들의 반격, 젊은 선수 상대로 KO 뺏은 ‘팀 올드보이’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