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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우창 칼럼] MMA의 올바른 의미, 용법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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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우창 칼럼] MMA의 올바른 의미, 용법에 대하여
  • 성우창 칼럼니스트
  • 승인 2020.02.07 14: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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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무술은 MMA에 포함될 수 있다
[랭크5=성우창 칼럼니스트] 우리가 MMA(Mixed Martial Arts, 종합격투기) 관련 커뮤니티를 보다 보면, 아니, 꼭 MMA가 아니라 격투기 및 무술에 관한 그 어떤 커뮤니티를 보더라도 다음과 같은 질문을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다.

‘복싱을 할까요? MMA 체육관에 갈까요?’
‘MMA를 하고 싶은데, 주짓수를 먼저 시작하는 게 나을까요?’

이 질문의 의미는 우선 자신에게 주특기가 될 수 있는 종목을 수련하고 그다음 MMA에 있어 부족한 부분을 채우는, 이를테면 전자의 경우 발차기와 그라운드를, 후자의 경우 타격을 배우는 식의 나름대로 종합격투기를 완성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그런 점에서 볼 때 틀린 부분은 없어 보이지만, 그러나 MMA의 엄밀한 정의를 생각해볼 때 다소 찜찜함을 낳는 것이 사실이다.
 
 

 

MMA란 무엇일까
계적으로 권위 있는 영어사전 중 하나인 '옥스퍼드 영영사전'에서는 MMA의 정의를 ‘an extreme sport in which two people fight each other using the techniques of boxing, wrestling and martial arts’라 말하고 있다. 이는 ‘복싱, 레슬링과 여러 무술을 사용하여 두 사람이 서로 싸우는 익스트림 스포츠’라 직역될 수 있다.
 
집단지성에 의한 위키백과이긴 하나 엄격한 절차를 거쳐 수정되고 전 세계 온라인상에서 꽤 널리 통용되는 '위키피디아'에서는 ‘스트라이킹과 그래플링을 넘나들며 다양한 격투 기술이 사용되는 격투 스포츠’라고 말한다.
 
대한민국 집단지성의 자존심 '나무위키'도 빼놓을 수 없다(농담이다). 그런데 현시각 나무위키의 'MMA'문서에 적힌 정의가 오늘 필자가 말하고자 하는 MMA의 정의에 가장 잘 부합하는 표현일지도 모른다. ‘이종격투기가 서로 다른 무술 간의 대결이라면 종합격투기는 어떤 무술과 싸워도 효과적으로 대응할 방법과 최대한 제약이 없는 룰에서 사용될 수 있는 기술들을 추구하면서 탄생한 말 그대로 전천후 격투기’
 
격투기의 역사가 흐르고 현대 어느 시점에서 각 무술의 경계가 정립된 시절, 사람들은 한 가지 의문이 든다. ‘과연 어느 무술이 더 강할까?’ 그리하여 무술과 무술이 대결하고 우열을 가르는 이종격투기가 탄생했으며, 또 개개의 선수들이 – 특히 패배를 경험한 선수들의 절치부심으로 각자의 약점을 메워 나가기 시작한 결과 종합격투기로의 진화, 현재 격투 스포츠의 주류가 되었다.
 
MMA란 결국 스포츠로서 정체성을 존속하기 위한 필요 최소한의 룰을 남겨둔 채 각 무술이 최대한 페널티 없이 공정한 경쟁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는 시합의 장, 격투 스포츠 종목명이라 정의할 수 있다. 여기서 ‘스포츠’라는 정체성만을 뺀다면 그것이 바로 ‘실전’이 될 것이다.
 
여기서 한 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사실이 있다. 가령 복싱만을 배운 사람이 자신의 복싱을 믿은 채 그라운드, 발차기를 배우지 않더라도 MMA 무대에 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주짓수를 배운 사람이 계속해서 누운 자세를 고집할지라도, MMA라는 종목의 참가와 시합이 성립하는 것 자체는 막힐 수 없다. 물론 심판의 계속된 제재와 패배 선언이 나오기 쉬울 테지만 말이다.
 
따라서 MMA라는 무술은 존재하지 않는다. 단지 MMA라는 룰, 그 룰에 따르는 격투 스포츠 종목이 존재할 뿐이다.
 
그런 관점에서 다음 명제들을 검토해보자, 마찬가지로 커뮤니티에서 심심치 않게 보이는 문장들이다
 
 
대도숙 공도 서울지부 박하늘 사범, 신세영 지도원©RANK5
대도숙 공도 서울지부 박하늘 사범, 신세영 지도원 © 랭크5

 

‘대도숙 공도는 착의종합격투기(MMA)입니다’
이하의 내용은 MMA라는 단어의 올바른 성격을 강변하기 위한 것일 뿐, 대도숙 공도가 가진 가치를 비하하기 위함이 아님을 밝혀둔다.
 
대도숙 공도는 ‘착의종합격투기’를 표방하는 무술로서 타격과 그라운드를 총망라한다는 의미로 MMA라는 표현을 사용한다면 이해가 매우 쉽다. 아니, 그런 의도로 사용한 단어일 것이다.
 
만일 이 명제에서 사용한 종합격투기, MMA를 사전적 정의로 사용했다고 가정한다면 결국 대도숙 공도에서 사용하는 술기와 기법 외 다른 노하우, 방법들은 모두 MMA에서 사용할 수 없다는 뜻이 돼버린다. 대도숙 공도가 하나의 무술인 이상, 창시자가 정한 룰과 기술만을 따르는 것이 당연하기 때문이다.
 
예컨대 공도의 대련은 그라운드 제한 시간이 30초, 그것도 2회의 횟수 제한이 있지만, 이는 대도숙 공도의 사상에 따른 그들만의 규칙일 뿐 ‘MMA는 이러해야 한다’는 정의는 되지 못한다.
 
이 부분의 모호함이 바로 MMA와 무술의 개념을 혼동하게 되는 부분 중 하나라 할 수 있다. MMA는 기본적으로 스포츠 정신을 저해하지 않는 선에서 모든 무술을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암묵적인 동의가 이루어진 룰이다. 반면, 대도숙 공도의 그라운드 제한 룰은 그들 나름대로 상정한 실전 상황에서 허용할 수 있는 그라운드 한도치를 제시한 것일 뿐, 주짓수 마스터가 이들의 룰을 본다면 매우 불공평하고 주짓수가 가진 가치를 지나치게 저평가했다는 인상을 지우기 힘들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대도숙 공도 또한 MMA의 범주 안에서 사용될 수 있는 여느 무술들과 같은 위치에 놓일 뿐이며, 만일 공도 수련자가 어떤 MMA 대회에 참가한다면 그 대회가 정한 룰에 따른 수련을 따로 해야만 좀 더 높은 승률을 보장받을 것이다.
 
 
'중국무술 헌터' 쉬샤오둥 Ⓒ 랭크5
'중국무술 헌터' 쉬샤오둥 Ⓒ 랭크5

 

‘중국무술은 MMA에 패한다.’
예를 들어 한 중국무술가가 상호 간 합의한 MMA 시합 룰 안에서 킥복싱을 베이스로 레슬링까지 수련한 MMA 단체 소속 선수에게 졌다고 가정해보자, 세간은 이를 두고 ‘중국무술이 MMA에 패했다’고 말하기 마련이며, 이는 엄연한 현 세태이다. 그러나 이는 MMA에 패한 것이 아닌 ‘모 중국무술가가 레슬링까지 수련한 킥복서에게 패했다’고 풀이하는 것이 옳다고 본다.
 
앞서 말했듯, MMA는 하나의 무술 명칭이 되지 않는다. 단지 특정 룰 안에서 싸우는 자들의 장의 이름이 될 뿐이기 때문이다. 이 중국무술가와 킥복서는 상호 간 특별한 페널티 없이 최대한 공정하게 서로의 무술을 겨루기 위해 합의한 ‘종합격투’ 룰에 따라 싸웠을 것이며, 이렇게 하여 양자 간 MMA 시합이 성립된 이상 각자 중시하고 특화된 무술을 떠나 MMA 선수가 되었기 때문이다.
 
여기서 사용된 중국무술이 MMA에 패배한다는 말은, MMA라는 종목의 정신이 말하는 것처럼 다양한 무술의 장점만을 추리는 실용적 정신을 현 중국무술이 배척하고 자신들의 케케묵은 이론만을 고집하는 태도에서 나온 비판에 대한 문장이며, MMA라는 단어가 가진 엄밀한 사전적 정의, 그에 따른 용법에는 부합하지 않는다고 봐야 하지 않을까.
 
 
마치며
얼마 전 한국의 신흥 무술 ‘광무도’의 수장 마재광씨가 올린 영상에서 한 발언이 무술과 MMA의 차이를 알기 쉽게 표현했다고 생각한다.
 
‘MMA란 무술의 명칭이 아닌 경기 규칙에 따라 구별되는 격투 스포츠의 명칭이며, 광무도는 각 무술에서 사용되는 기술을 혼합하고 무기술과 정신수양의 측면까지 더한 특정 형태를 띠는 무술입니다’
 
오늘 칼럼에서 말하는 MMA의 정의가 매우 협의적 의미에 불과할지 모르지만, 우리가 한 용어를 활용할 때는 정확한 성격과 의미를 파악하고 그에 따른 용법을 따르는 것이 당연하며, 나아가 현시점 MMA 적 관점에서 저평가되는 특정 무술들, 지금 이 시각에도 새롭게 생겨나고 있는 신흥 무술들에 지나치게 높은 진입장벽을 세우는 일은 없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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