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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훈 칼럼] '재미있고도 발칙한 상상' 새로운 규칙을 적용하는 주짓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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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훈 칼럼] '재미있고도 발칙한 상상' 새로운 규칙을 적용하는 주짓수
  • 정성훈 칼럼니스트
  • 승인 2020.01.14 03: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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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브미션 언더그라운드 포스터
서브미션 언더그라운드 포스터

[랭크5=정성훈 칼럼니스트] 주짓수는 1:1이라는 기본적인 전제를 두고 시합을 한다. 스페셜 매치이든, 토너먼트든 어쨌든 1:1로 승부를 보고 특별한 룰이 정해져있지 않은 이상 한 명만이 승자가 되어 매트를 내려온다. 다른 대부분의 격기 스포츠가 그러하듯이, 1:1이라는 승부는 선수대 선수의 진검승부를 볼수 있는 기회이다. 가장 정형적이라고 할수있는 ADCC, IBJJF 룰의 경기들을 보면 정해진 시간 안에, 정해진 룰로, 정해진 서브미션, 혹은 포인트로 승부를 보아야 한다. 그런데 현대로 모던 주짓수에서 사람들의 흥미를 끌기 위해서 이런것에서 벗어난 이벤트성 시합들을 개최하고 있다. 이번 칼럼에서는 틀에 박힌 주짓수 시합에서 조금 벗어나 흥미를 끌만한 형태의 주짓수 시합들을 소개하고자 한다. 

1. 태그팀 매치
오락실에서 '철권 태그 토너먼트'라는 게임을 해 본 사람들이 많을것이다. 특히 현재 20~30대의 학생들은 오락실에서 이 게임을 해보지는 않았더라고 하더라도 분명히 구경해본 사람은 있을거라고 생각한다. 말 그대로 태그를 하면서 캐릭터를 전환하는 규칙. 한 캐릭터가 상대방을 하늘로 띄우면, 뒤에서 태그를 받은 캐릭터가 뛰어나와 콤보 기술로 데미지를 넣는 모습은 기존의 1:1의 철권에서 벗어난 아이디어였기에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다. 이러한 규칙은 레슬링에서는 매우 활발히 사용되는 규칙이지만, 최근 주짓수에서도 이런 룰이 적용되기 시작했다. 

<서브미션 언더그라운드 태그매치>

예상밖으로 이 룰은 엄청나게 재미있다. 불리한 포지션에 있거나 서브미션의 위기이더라도 태그만 이루어진다면 바로 탈출하고, 그 상태에서 유리한 포지션을 가지고있던 선수가 불리한 상황에 처한다. 무슨 말도 안되는 룰이냐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나는 종합격투기에서나 주짓수 프로 대회에서 이런 경기가 종종 이벤트성으로 열렸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2. EBI(Eddie Bravo Invitational)
에디 브라보의 칼럼에서도 다룬 적이 있는 EBI는 '승부차기'라는, 그야말로 전례없는 제도를 도입했다. 정규시간에서는 포지션과 아무상관없이 오로지 서브미션을 받아내야하는 승부, 그러나 서브미션을 받아내지 못한다면 바로 승부차기로 간다. 승부차기에서는 동전을 던져서 공/수를 순서를 정하고, 스파이더 웹(암바 포지션) 혹은 백 포지션을 주고 게임을 진행하게 된다. 만일 2번 연속 승부차기에서도 탭이 나오지 않는다면, 빨리 탈출한 사람에게 승리가 돌아간다. 그러다보니 암바를 주고도 어떻게든 생존해서 무리해서 탈출하는 경우도 있고, 아예 서브미션 방어력이 좋은 일부 선수들은 정해진 시간에 포지션을 버리고 싸우면서 일부러 체력을 아껴 승부차기에 모든걸 걸기도 한다.

<고든 라이언 EBI 하이라이트>

3. 컴뱃 주짓수 
EBI와 마찬가지로 에디 브라보가 만들어낸 이 시합은 "싸대기 가능룰"이다. 기본적인 룰은 EBI와 같지만, 한 명이 등을 대고 누운 순간부터 싸대기(팜 스트라이크-손바닥으로 타격을 가하는 기술) 파운딩이 가능하다. 참고로 킥은 금지한다. 선수 둘이서 그라운드에서 손바닥을 휘두르는 모습이 마치 예전 일본의 판크라스를 연상하게 한다. 이 그라운드에서 뺨을 때린다고 하는 규칙은 이 칼럼의 제목에서 주지 한 바와같이 매우 발칙하다. 종합격투기와 주짓수는 타격에서 가장 큰 경계선이 나뉘는데, 컴뱃 주짓수는 데미지가 큰 타격을 배제하여 부상을 최대한 멀리하면서도, 말 그대로 컴뱃, 즉 싸움을 연상하게 가장 원초적인 형태의 주짓수 대회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뺨 때리기만 한다고 해서 KO가 나오지 않는 것도 아니다. 여러모로 흥미있는 룰이다. 

<컴뱃 주짓수 챔피언에 오른 바 있는 바그너 로차의 하이라이트. 뺨 때리기로 KO가 안나온다고 하는건 오산이다>

4. BJJ 쿠미테 - 무제한 시간 리그전
성폭행 사건으로 인해서 문제가 된 적이 있었던 로이드 어빈이 고안한 이벤트 형태의 대회다. 현재 라펠을 활용한 웜 가드로 이름을 날리고 있는 키난 코르넬리우스는 BJJ 쿠미테를 통해서 유명세를 얻었다. 키난은 이 시합에서 단 한 번도 지지 않았으며 엄청난 기량을 보여준다. EBI와 마찬가지로 '서브미션 온리'이지만, 무제한이다. 정말 서브미션 방어가 좋은 선수들은 거의 한 시간 반동안 경기를 이어가기도 한다. 나중에 땀에 흠뻑 젖어서 녹초가 된 두 선수들을 보면 정말 잔인한 룰이지만, 마라톤과 같은 시간의 경기를 보는게 이상하게(?) 중독성이 있어서 계속 보게된다. 한국 부산에서 보라 띠를 대상으로 이러한 형태의 이벤트 경기가 열린 적이 있다. 

<현재는 대 스타인 두명의 선수, 게리 토논과 키난의 시합. 엄청나게 강한 게리 토논이지만 이상하게 키난에겐 약하다.> 

5. 팀 데스매치
얼마전 칼럼에서 다룬바 있는 사쿠라바 가즈시의 퀸텟(Quintet)이 팀 데스매치다. 5:5로 싸우지만 한 명이 이기면 계속해서 매트에 남아서 새로운 선수들을 상대한다. 퀸텟의 영향인지 최근에 이런 대회들이 여러번 개최된 바가 있다. 한국에서도 이러한 형태로 3:3의 경기가 최근에 열린적이 있다. 오더를 짜야한다는 점과 누가 누구와 싸울지 예측이 불가하다는 점에서 흥미있는 시합이다. 

<라클란 자일스 키네틱 하이라이트. 라클란은 이 시합에서 혼자 5명을 전부 잡아냈다.>

새로운 룰과 함께 새롭게 발전해 나가는 주짓수 대회. 또 어떤 모습의 새로운 룰이 우리의 흥미를 자아낼지 지켜보자. 보는 사람은 그저 즐거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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